민선5기 1주년…이시종 지사의 '득과 실'

서민공감 얻고 인사·예산 잃었다

2011.06.26 20:30:06

민선5기 이시종 충북호가 항해를 시작한 지 일 년이 됐다. 그 일 년 바른 항해를 위해 애쓴 덕에 좋은 결과를 얻어낸 것도 있고, 좋지 않은 결과로 나타난 것도 있다.

이시종 충북호는 출범 초기에 '소통하는 서민 지사'를 표방했다. 그래서 서민지사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 것들(권위주의 상징물)은 과감히 없애는 작업이 진행됐다.

전임 지사들이 사용해 왔던 관사를 도민들에게 돌려주겠다며 개방했고, 도청을 두르고 있던 철재 담장을 허물어 누구나가 드나들 수 있게 했다.

이런 과정에서 이 지사의 집무 스타일이 세상 밖에 알려졌다. '일벌레'라는 별명이 지어질 정도로 주야를 가리지 않음은 물론 토·일요일이나 공휴일도 없이 업무에 매달렸다.

일하는 지사 밑에 약졸 없다는 듯 충북도는 '충북의 미래 100년 먹을거리'를 계획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4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충북 태양광산업 특구를 지정했다. 충북 태양광산업특구는 청주, 충주, 청원, 증평, 진천, 괴산, 음성 등 7개 시·군이 광역사업자로 신청한 첫 사례로 423만3825㎡에 태양광 부품, 소재 기업에 특화 분양해 '태양광 산업 밸리'로 조성될 예정이다.

또 신재생에너지 체험 홍보관을 설립하고 농어촌 휴양사업 등을 추진하는 한편, 지난해부터 추진한 솔라밸리 마스터플랜 수립, 태양광 미니 클러스터 운영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경제자유구역 지정, 남부권 신발전지역 지정에 따른 사업 등을 계획대로 추진하면 충북 100년의 미래가 완성된다.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인 바이오산업과 태양광 산업을 토대로 충북을 '신(新) 수도권의 중심지'로, 오송 일대를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세계적 '바이오밸리'로, 청주·증평 등을 아시아 최고 수준의 '솔라밸리'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복지측면에서는 전국 최초로 '초·중학생 무상급식'을 실현한 것이 가장 큰 결실이다.

반면,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많은 일도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최근에 일단락된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과 이사진 구성을 놓고 벌어진 일이다. 충북도는 충북문화재단 출범과 관련, 이사진을 구성하면서 '문화재단 이사진 검토 의견 보고'라는 문건을 만들었다.

도 문화관련 부서 내부문건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외부로 유출돼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구었고, 지역 정치권에게는 좋은 '먹잇감'으로 변질돼 연일 이 지사를 압박했다.

이어 대표이사로 선임된 강태재 씨의 '허위학력'이 파문을 일으키며 낙마하는 사태까지 벌어져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충북문화재단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는 이 지사에게도 큰 상처를 안겨 주었다.

이에 앞서 이 지사는 충북프로축단 창설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막대한 예산을 충당하는 문제와 맞물려 여론수렴을 거쳐 사실상 무산시켰다.

이 지사는 "공약인 프로축구단 창단을 즉각 시행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축구관계자와 도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자신의 공약 가운데 사실상 파기를 선언한 것은 프로축구단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체육계에선 이지사가 선거 당시 표를 의식해 충북의 실정을 도외시하고 프로축구단 창단을 무리하게 공약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민선4기와 민선5기로 이관된 사업 가운데 현재 오송 바이오밸리 계획의 아쉬움 이다. 민선4기에 오송 메디컬그린시티 조성을 위해 미국의 에모리대, 마이애미대, 하버드대의 PIMS, 마그넷스쿨 등과 투자협약(MOU)를 체결했다. 당뇨신약연구센터, 심장병과 내분비연구센터, 천연약재 연구센터, PHS교육센터 등의 투자로 의료관광객 1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계획이 민선5기 들어 오송 바이오밸리 계획으로 변경돼 미국의 유명 병원·교육기관 등과 체결한 MOU가 휴지 조각으로 전락했다. 이어 그 여파는 충북자유경제구역 지정에도 영향을 끼쳤다.

민선5기 충북도가 충주를 포함한 충북 6개 지구를 충북자유경제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구토해양부에 제출했지만 여전히 지정이 미뤄지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15일께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충북 경제자유구역 지정 결정을 공식 발표없이 당초 이달 말 충북도에 최종 통보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보름가량 연장, 내달 중순쯤 통보할 예정이다.

최근 KBS청주방송총국이 개국 66주년 맞아 지역 현안 및 향후 발전과제에 대한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여론조사(동서리서치) 결과, 민선5기 이시종 지사가 가장 잘한 정책으로는 '무상급식 등 복지강화', 가장 잘 못한 정책은 '지지부진한 정부예산 확보'으로 각각 뽑혔다.

앞으로 3년 민선5기는 전체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서민지사'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에 좋은 결과의 답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 엄재천기자 jc0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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