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 호화연수 사실관계 밝혀라

2025.05.22 19:20:02

[충북일보] 충북도립대학교(총장 김용수)의 호화연수가 도마 위에 올랐다. 도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충북의 공립대학 이미지를 그늘지게 하고 있다. 1인당 1천만 원짜리 연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지난 2월 배우자를 대동해 1인당 1천만 원짜리 제주도 연수를 다녀왔다. 충북도와 충북도립대 등에 따르면 김 총장과 이 대학 교수 등 4명은 지난 2월 4박5일 동안 제주도 연수를 다녀왔다. 이때 소요된 대학 예산은 5천만 원이다. 김 총장의 배우자는 사적으로 동행했다. 5성급 호텔에 묵고 일정에도 일부 참여했다. 아무튼 1인당 1천만 원짜리 연수를 다녀온 셈이다. 호화 연수라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 총장 배우자를 빼면 제주도 연수 인원은 4명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대학 측은 10여 명이 간 것처럼 서류를 꾸몄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3월 국무조정실 조사과정에서 드러났다. 행정안전부는 국무조정실의 조사결과를 충북도에 전달했다. 충북도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대학은 애초 지역혁신사업(RIS)으로 예정된 네덜란드 해외연수를 추진했다. 하지만 사정이 생겨 취소되자 국내 연수로 대체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외연수는 취소되고 여행사 측에 위약금을 물어야 할 처지가 됐다. 국내 연수비용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는 까닭은 여기 있다. 이 대학은 같은 달 부산 연수에도 5천만 원을 사용했다. 물론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도민들은 도립대의 이번 연수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 마디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국내 연수비용 1인당 1천만 원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과해도 너무 과하다. 지나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참으로 간 큰 도립대다. 교수나 직원 연수라면 공무원 연수원 같은 곳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사설 리조트나 호텔에 장소를 정했다고 해도 이 정도 예산은 들지 않는다. 게다가 4명이 하는 연수니 큰 방 하나면 충분하다. 도립대는 도민의 혈세로 만들어 운영하는 대학이다. 도민을 안중에 두고서는 이런 호화연수를 할 수가 없다. 혹시 예산을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아스럽다. 김 총장이 예산 사용 기준조차 잊어버린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말로만 혈세, 혈세하면서 마치 공짜 돈 쓰듯 하는 태도여서 하는 말이다. 심지어 직원들조차 심했다고 비난할 정도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도민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김 총장의 이번 처사는 과소비의 전형이다. 헤퍼진 씀씀이를 짐작게 한다. 스스로가 낭비를 자제하고 과소비가 가져올 폐해를 의식해야 한다. 도립대는 도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대학이다. 과소비는 자랑이 아니라 수치여야 한다. 충북도가 소극적으로 대처해선 안 된다.

김 총장은 국무조정실 조사 뒤 유용 의혹을 받는 연수비를 반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 등의 과도한 연수비용 지출은 교비 유용이다. 충북도는 사실관계를 엄정히 조사해 처리해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공립대의 교비 사용과 관련된 투명성 문제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이번 일로 도립대의 위상은 추락했다. 신뢰성 회복을 위해 명확한 해명과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그것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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