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화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수도권과 지방 간의 경제적, 사회적 격차로 인해 인구, 자본, 기업 등의 다양한 자원이 여전히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다. 문제는 경제 활동의 중심축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수도권 이외의 지역 발전이 뒤처지다 못해 소멸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021년 10월 지방시대위원회 심의를 거쳐 전국 89개 시군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고시했다. 인구감소지역은 5년 단위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소멸위험단계 지역은 83곳이지만, 2047년에는 소멸 고위험 단계 지역이 157개 지역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소멸 고위험 진입 지역을 대한민국 지도에 빨간색으로 칠하면 수도권과 일부 광역도시를 제외하면 온통 붉은색이다.
살기 좋은 동네를 조성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건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하지 않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소멸의 시대로 갈 것이다. 소멸로 가지 않기에는 너무 늦었을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살기 좋은 동네의 조건은 무엇일까. 답은 이미 알고 있다. 편리한 교통, 양질의 교육 환경, 의료·문화시설을 아우르는 편의시설, 지역 네트워크, 일자리 등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여러 조건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지만, 첫 가닥을 제대로 잡는 것이 실타래를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필자는 교통 인프라 개선을 통한 접근성 향상을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의 교통 인프라는 수도권과 비교해 현저히 부족하다. 수도권에서는 편리한 대중교통망을 기본 축으로 어느 지역이든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지방은 교통망의 불충분과 이용 편의성 부족으로 인해 이동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교통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 1월 교통 분야 3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의 교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방 대도시권에서도 GTX와 같은 수준의 우수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광역급행철도(x-TX)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전, 세종, 충북 광역 철도는 광역급행철도 선도사업으로 선정·추진한다고 한다.
충청북도 역시 올해를 도로와 철도 등 교통기반 확충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중부내륙시대 개막과 대한민국의 대혁신을 이루겠다는 각오로 교통기반 확충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교통 인프라를 확충함으로써 모든 국민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방 소멸 방지의 첫 단추다. 첫 단추가 잘 맞춰지고, 잘 고정돼야 옷을 잘 입을 수 있지 않을까.
첫 단추를 잘 끼우고, 교육, 의료, 문화, 경제 등 다방면에서의 정책적 지원의 단단한 단추가 더해져야 지역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정책이 뒷받침될 것이다.
충북도 등 지자체와 정부가 합심해서 교통 격차를 해소해 나감으로써 교통 인프라의 첫 단추를 잘 끼워 국가의 균형발전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살맛 나는 동네가 만들어져야 대한민국이 살맛 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