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배양하는 땅, 충북

2025.04.27 15:16:21

정인훈

충북보건과학대학교 학생취업처장

국내 바이오 중심지 오송을 포함해 청주시 충북 청주시 전역(941㎢)이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 혁신특구'로 지정됐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전면적인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하고, 실증부터 사업화까지 하나의 체계로 연결되는 글로벌 기준을 적용하는 완결형 혁신 클러스터구조다. 단순한 산업단지나 연구특구가 아니라, 새로운 바이오 기술이 현실이 되는 무대로서의 의미가 깊다.

그 중심에는 줄기세포가 있다. 재생의료 기술의 핵심인 줄기세포는 난치성 질환, 면역치료, 조직재건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고 있다. 그러나 기술은 결국 '사람'을 통해 실현된다. 고도의 정밀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이기에, 현장에서는 숙련된 줄기세포 배양 및 생산 인력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기술력뿐 아니라 이를 구현할 인적 기반이 지역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되는 셈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충북보건과학대학교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지역 산업과 함께 호흡하는 실무중심 교육기관으로서, 바이오제약과를 중심으로 임상병리학과, 의료재활학과가 함께 줄기세포 기반 기술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세포 배양, 공정관리, 품질평가 등 단계별 실습 중심의 커리큘럼을 구축하고 있으며, 지역 바이오기업들과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교육을 산업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자처하며, 현장 맞춤형 인재 양성 협의체 구성, 수요 기반 교과 설계, 공동 워크숍과 연구 등 실질적 연계를 통해 미래의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지역 청년들에게는 기회의 확장, 기업에는 인재 확보라는 상생의 기반이 된다. 궁극적으로는 충북이 단순한 '연구의 땅'이 아닌 '기술 실현의 현장'으로 거듭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다. 지역산업의 발전은 물론,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바이오헬스 시장을 선도하는 중추로 자리 잡을 가능성 또한 충분하다. 글로벌 시장은 이미 줄기세포 기반 치료제의 상용화와 관련해 국가 간 협력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늦지 않게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교육과 산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충북이 바이오헬스의 진정한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전략적 투자와 행정적 뒷받침, 그리고 도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지역 구성원 모두가 이 특구를 자신들의 미래와 연결된 현장으로 인식할 때,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특히 청년 인재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핵심 과제다. 주거 지원, 대중교통 확충, 문화·복지 공간 조성, 일과 삶의 균형을 도울 수 있는 생활 인프라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

바이오특구는 단순히 규제 특례의 공간이 아니라, 교육·산업·생활이 함께 어우러지는 정주 생태계의 실험장이기도 하다. 이 세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충북은 단순한 거점을 넘어 '살아 있는 바이오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대학은 전문 인력을 기르고, 기업은 연구와 상용화를 이끌며, 지자체는 정주 인프라를 구축하는 유기적인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더불어 도민 스스로가 이 변화의 주체로 참여하고 응원할 때, 비로소 지역은 생명력을 얻게 된다.

줄기세포가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듯, 충북 또한 교육과 기술, 지역의 참여를 통해 스스로 회복하고 성장하는 '미래를 배양하는 땅'이 되길 기대한다. 특구 지정은 시작일 뿐, 진정한 성공은 그 안을 채우는 우리의 선택과 실천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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