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캡틴리더십

2022.12.05 16:38:00

[충북일보] 대한민국 축구가 부활했다. 12년 만에월드컵 16강의 벽을 허물었다. 벼랑 끝에서 희망을 쏘았다. 카타르 월드컵의 기적이었다. 손흥민은 진정한 캡틴으로 거듭났다.

*** 팀을 위한 헌신과 책임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는 폭풍이었다. 이 폭풍이 알라이얀의 기적을 만들었다. 정말 자랑스러운 대한의 건아들이다. 캡틴 손흥민의 활약이 발군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뛰었다. 결국 손흥민의 패스가 대표팀을 살렸다. 인저리 타임에 터진 극적인 역전 골 이었다.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손흥민은 이날 캡틴으로 거듭났다. 4년 전 카잔 때보다 더 한층 성숙했다. 도하의 폭풍 질주에 이은 킬패스는 환상적이었다. 후반 막판 황희찬이 역전골을 만들어 내는 결정적 어시스트였다. 포르투갈전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한 방에 정리되는 순간이었다. 생애 세 번째 월드컵에서 이룬 쾌거였다.

손흥민은 지난 두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주장으로서 마음고생이 컸다. 일부 팬들은 손흥민을 질타하기도 했다. 월드클래스와 거리가 있다는 비판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진가를 발휘했다. 월드클래스의 면모를 증명했다. 멋진 팀플레이와 절묘한 패스로 남다른 능력을 보였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대들보다. 말과 행동도 아름답다. 늘 개인보다는 동료를 중시한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한다. 동료들에게 최선의 메시지를 전해주려고 노력한다. 언제나 팀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한다. 팀을 위해 헌신과 책임을 다한다. 축구 황제 펠레도 과거 선수시절 그랬다. 얼핏 펠레와 비슷한 면이다.

손흥민은 별 중에 별이다. 그럼에도 조연 역할을 묵묵히 한다. 다른 선수의 플레이를 뒷받침할 줄 안다.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어도 최선을 다한다. 본인이 할 수 있는 걸 다 한다. 팀을 이끌고 격려한다. 몸이 성치 않아도 개의치 않는다. 주장의 품격을 잘 지키고 있다. 시합이 거듭될수록 캡틴의 자질이 뚜렷하다. 주장은 언제나 중요하다. 상당한 역할을 한다. 축구팀뿐만이 아니다. 모든 단체 스포츠에서 비슷하다. 한 마디로 캡틴이다. 때로는 최선임자가 주장을 맡는다. 주로 팀 내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연봉이 가장 높은 선수가 주장일 때도 있다. 투자 대비 효율성 때문이다. 어느 경우든 중압감이 따른다.

주장이라고 100%를 다 하는 건 아니다. 무게감에 실력조차 발휘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손흥민은 다르다. 50%안에서도 100%를 한다. 상당한 무게감으로 되레 상대 팀을 압도한다. 본인의 공격 포인트(어시스트)보다 득점을 중시한다. 동료들의 팀플레이를 칭찬할 줄도 안다. 내 팀이 아닌 우리 팀을 강조한다. 한국 대표팀은 점점 달라지고 있다. 손흥민 의존 플레이에서 벗어나려 한다. 개인 플레이도 자제하고 있다. 그 게 살 길이란 걸 안다. 팀플레이로 승부를 걸려고 한다. 그게 위기 때 팀을 구하는 길이란 걸 안다. 사즉생 생즉사(死卽生 生卽死)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손흥민이 경기 때마다 가르쳐준 교훈이다.

*** 정치권이 배워야 산다

시대가 바뀌고 역할은 달라졌다. 하지만 정치판만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정치권에 정치가 없다. 정치의 1차 역할은 이견 좁히기다. 그 다음이 타협과 합의다. 요즘 정치권에선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정치는 사라지고 배제와 독단만 남았다. 증오와 독설만 난무한다. 모두 각자의 길만 고집하고 있다.

지금은 난국이다. 국가적으로 과제가 산적해 있다. 경제 위기와 안보 위기가 동시에 몰려왔다. 하지만 뭐 하나 제대로 해결되는 게 없다. 제 갈 길만 가는 정치 때문이다.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는 파괴다. 정파적 지지자들 간 대립과 갈등만 고조시킨다. 정치 불신과 혐오를 가중시킨다. 여야는 꽉 막힌 정치부터 풀어야 한다. 그래야 경색된 정국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결국 여야 지도자 몫이다. 국정 운영의 동력은 국민의 공감 속에서 생겨난다. 정치 리더십은 언제나 국민에게 향해야 한다. 무조건 맞서는 방식으론 어렵다. 손흥민 캡틴리더십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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