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청주시내 야간조명의 조성방식과 형태가 제각각이다. 그러다 보니 모텔과 유흥주점들의 네온사인만 화려하다. 공공시설물에 설치된 조명도 대부분 과하다. 여기저기 빛 공해가 심각한 상태다. 결국 청주시가 야간조명을 포함한 통일된 도시경관 테마를 마련키로 했다. 일종의 빛 정비를 위한 야간경관계획이다. 청주시는 먼저 시내전역을 대상으로 도시경관 변화를 진단키로 했다. 그런 다음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한 뒤 청주에 적절한 빛 공간을 조성할 방침이다. 늦었지만 참 다행스럽다. 청주시내 야간경관의 변화가 기대된다.
우리는 청주의 밤이 단순히 불빛만 화려해선 안 된다고 판단한다. 스토리텔링까지 갖춰 야간경관을 잘 꾸며야 한다. 야간경관마스터플랜에 맞춰 균형과 조화를 생각해 조명을 설치해야 한다. 청주시는 도심 조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본격적인 고민에 들어가야 한다. 중국의 상하이 푸동항 와이탄과 홍콩의 빅토리아항은 야간경관으로 유명하다. 야간경관을 관광 상품화 하는 대표적 도시들이다. 와이탄은 강변을 따라 늘어선 건물 야간조명이 아름답다. 유람선을 타고 바라보는 야경은 관광 상품으로 인기가 높다. 홍콩의 야경도 빼놓을 수 없다. 빅토리아 파크와 스타의 거리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일품이다. 레이저 쇼가 시작되고 강 건너편으로 늘어선 건축물들이 조명을 밝히면 그야말로 신세계다. 낮 풍경과는 전혀 다른 밤 풍경의 절대미를 자랑한다. 관광수익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그렇다고 마냥 휘황찬란한 게 아니다. 대체로 전통적인 불빛 색깔로 조화롭게 구성된다. 아름다운 건축물을 은은하게 비추거나 특정부위를 집중조명하기도 한다. 때론 흘러내리는 빛 연출이 환상적인 기분을 느끼게 한다. 결코 시선을 혼란스럽게 하지도 않는다. 특정지역으로 한정되다 보니 혼란스럽지도 않다. 시간도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로 제한돼 있다.
국내에선 전북 임실군의 대표 관광지인 임실치즈테마파크 장미원도 좋은 사례다. 최근 신비로운 야간경관을 갖춘 정원으로 재탄생했다. 평범한 정원에서 이색적인 야간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임실군은 빛 공해 최소화와 방문객 안전 확보를 위해 설계 단계부터 전문가 자문을 반영했다. 향후 보완 사항을 지속 점검하고 개선할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은 모두 청주시가 유념해야 한다. 청주엔 아직 상징적인 야간조명조형물이 없다. 야간조명엔 테마와 구상도 분명치 않다. 단순히 '밤을 밝힌다'라는 1차원적 개념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중구난방의 조명들이다. 해가 지고 난 후 조명은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선물이다. 그러나 화려하기만 해선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어렵다. 조도를 적당히 하고 색상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시청 내에 야간경관조명사업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그래야 관광객들이 낮에도 머물고 밤에도 머무는 청주를 만들 수 있다. 야간조명 하나가 관광객을 머물게 하는 핫플레이스를 만들 수도 있다. 청주시는 야간경관 자원을 다른 관광자원과 연계해 콘텐츠를 고도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야간관광 관련 조례 제정 및 가이드라인도 마련해야 한다. 미적거릴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필요한 건 스토리텔링 기반의 경관 조성이다. 콘텐츠 창조로 청주만의 독창성을 살리는 게 기본이다.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