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 - 청주 가경동 '블럭(BLOCK)'

2016.09.30 10:00:00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에서는 청주 가경동에 위치한 키덜트카페 '블럭'을 운영 중인 장일우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145. 청주 가경동 '블럭(BLOCK)' 장일우 대표

청주 가경동에 위치한 키덜트카페 '블럭'을 운영 중인 장일우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그저 음악을 좋아하던 저에게 힙합을 권했던 건 당시 친했던 형이었어요. 혼자 드럼을 치거나 곡을 만들던 것에서 벗어나 크루를 만들고 공연을 시작했죠. 청주는 힙합에 대한 저변이 열악했어요. 공연 장소에 목말라 하루가 멀다하고 서울이나 대전을 오갔어요. 한창 음악 세상에 빠져있을 때 한 통의 전화를 받고 2주 뒤 입대했어요. 힙합바지 끌고 돌아다니는 꼴을 못보시겠다며 부모님이 군대로 보내신거죠. 힙합에 대한 부모님의 결사반대를 최전방에서 몸소 체험하고 나오니 다시 엄두가 안나더라고요. ”

“어려서부터 수많은 일에 도전했어요. 병행수입, 제조, 유통, 요식업, 자산관리까지 남들보다 다양한 직종을 경험했죠.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안될꺼란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어떻게 하면 되겠다’는 오랜 구상을 끝내고 뛰어들었죠. 물론 생각과 현실의 괴리는 늘 있어요. 실패할 때도 있죠. 하지만 좌절은 길지 않아요. 아직도 해보고 싶은 일이 수백가지는 더 있거든요. 꿈이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 놀라워요. 저는 80살이 돼도 아직 못해본 일이 남아있을 것 같은데.”

청주 가경동에 위치한 키덜트카페 '블럭'을 운영 중인 장일우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지훈기자
“일에 대한 집착은 없지만 물건에 대한 소유욕은 있었어요. 하나에 꽂히면 무섭게 수집하는 경향이 있었죠. 운동화, 악기, 기계, 게임기, 카메라, 낚시 등 수많은 타겟이 저를 스쳐갔어요. (웃음) 그래서 ‘레고’만은 의도적으로 멀리했어요. 제 성향상 주기적으로 출시되는 ‘작품’들에 집착할 게 뻔했거든요. 그런데 레고를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게 된거죠. (좌절) 저는 아내 하나만 선택했는데 어느새 함께 레고 카페를 하고 있어요. 여기 있는 70%는 저희가 수집한 레고들이에요. ”

“입버릇처럼 얘기하지만 제 꿈은 증평군수예요.(웃음)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보강천 공원이 아주 예뻐요. 증평이 고향인 제가 어렸을 땐 꿈도 못꿨던 비주얼이에요. 그 공간이 활용되지 않는게 아쉬워요. 제 인맥과 기획력을 동원해서 증평을 힙합의 도시로 만들거예요. 펜타포트나 지산처럼 정기적으로 페스티벌이 열리는 상징적인 장소가 되는거죠. 정말 멋지지 않겠어요?”

“낚시에 빠져 낚시용품점을 한 적이 있어요. 일본에서 직수입을 통해 싸게 판매하던 구조였는데 한참 잘 되던 때 환율이 두배 가까이 올라 장사를 접을 수 밖에 없었죠. 일의 마무리는 대부분 그런 식이었어요. 환율의 변동이나, 동업자의 배신, 중국 업자에게 사기를 당하는 것처럼 제가 어쩔 수 없는 주변의 상황에 뒷덜미를 잡혔죠. 그래서 늘 긍정적일 수 있어요. 제가 아니었어도 일어날 일이었으니까요. (웃음) ”

“키즈카페가 아니라 키덜트카페라는 인식을 심기까지 오래걸렸어요. 이 공간은 저와 아내가 전국을 돌며 찾아다녔던 공간을 청주에 만들어낸 거예요. 레고를 좋아하는 어른들이 함께 보고, 의견을 공유하는 아지트 같은 장소로. 오픈하고 얼마되지 않아 엄마와 함께 온 아이가 저희가 몇 달동안 수백만원을 들여 만든 전시물을 넘어뜨려 부수는 걸 보곤 더욱 확고해졌죠. 여기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공간이라는 사실이요. ”

/김희란기자

이 기획물은 청주지역 소상공인들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금요일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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