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 - 청주 용암동 '이것이고로케다'

2015.11.01 14:38:54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은 청주시 용암동에 위치한 고로케 전문점 '이것이 고로케다'를 운영 중인 서원석 대표의 얘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60. 청주 용암동 '이것이 고로케다' 서원석 대표

청주 용암동에 위치한 고로케 전문점 '이것이고로케다'를 운영 중인 서원석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보통 고로케 하면 빵이 떠오르잖아요. 전 감자가 떠올라요.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늘 그렇게 만들어주셨거든요. 어머니와 함께 TV를 보다 고로케 집이 나오더라고요. 감자로만 만드는 서울 쪽 가게였어요. 어머닌 다음 날 부랴부랴 서울에 올라가셨죠. 놀라웠어요. 어머니 홀로 서울에 올라간 게 처음이었거든요. 저녁 늦게 쯤 고로케를 제게 건네주셨고요. 더 놀라웠어요. 식었는데도 눅눅하지 않은 식감이었으니까요.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 맛에 다양한 재료를 더한 색다른 맛이었고요. 당시 어머니와 창업을 고민하고 있었을 때라 주저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됐죠.”

청주 용암동에 위치한 고로케 전문점 '이것이고로케다'를 운영 중인 서원석 대표가 자신의 주방에서 고로케를 준비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가게 오픈 일주일 전 친척들을 모아놓고 품평회를 했어요. 그런데 고로케의 질감이나 맛이 이상하더라구요. 알고 보니 감자 탓이었어요. 수미감자가 아닌 물감자를 구입했으니까요. 눈으로 둘의 구분은 거의 어렵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게 됐고요. 한편으론 다행이에요. 그 뒤론 수미감자인지 꼭 확인하고 구입하게 됐으니까요.”

“어렸을 때 드럼을 배운 적이 있어요. 기초 연습은 재미가 없어서 건너뛰었죠. 하루 빨리 스틱을 잡고 드럼을 폼나게 치고 싶었으니까요. 그러다 어느 순간 벽을 느꼈어요. 별 게 아닌 기술인데 기본이 없으니 내 것이 안 되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죠. 모든 일엔 기초가 가장 중요하단 걸요.”

“추석 연휴에 한 아주머니가 들어오시더라고요. 그러곤 입을 여셨어요. 고로케란 자고로 청주에서 유명한 ‘오OO’ 같은 맛이 나야한다며 빵보단 야채가 중요성을 강조하시더라고요. 10분이 지났을 무렵 결국 그 연설은 끝이 났고, 아주머닌 홀연히 자리를 떠나셨어요. 나가신 후에도 전 어떻게 해야 할지 영문을 몰라 나가신 문만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어요. 물론 지금은, 그 때 그 분을 향해 어떻게 했어야 하는 지 확실히 알고 있어요. ‘저희 가게 고로케를 한 번 드셔보시죠.’라는 말을 하며 고로케를 건넸어야 했던 거죠. 정말 그때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요.”

청주 용암동에 위치한 고로케 전문점 '이것이고로케다'를 운영 중인 서원석 대표가 자신의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부모님이 식당을 운영하셨어요. 그러다 아버지가 암에 걸리셨어요. 엄마는 아버지 수발을 드셨고요. 너무 힘들었어요. 돌아가시기 두 달 전엔 안 그래도 힘든 아버지께 모진 말을 뱉을 정도였거든요. 말은 그렇게 했어도 맘은 달랐어요. 병간호 만큼은 제가 전담하고 싶어 휴학까지 했었으니까요. 그런데 바로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그 순간 어머니도 쓰러지시고. 그 때 독한 맘을 먹었어요. 아버지를 잃었지만 엄마만큼은 지켜야겠다고. 아버지를 잃은 나보다 남편을 잃은 엄마가 훨씬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김지훈·김희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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