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에 위치한 도자기 공방 '토요공방' 을 운영중인 김지혁 대표가 자신의 작업장 안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도예는 기다림의 예술인거 같아요. 제가 빨리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급한 마음에 도자기가 채 식기 전 화로를 열어 깨뜨린 적이 많아요. 하루만 더 기다리면 온전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지만요. 이젠 깨달았죠. 좀 더 기다리면서 기회를 볼 줄 아는 게 가장 만족스런 결과물을 얻는 지름길이라는 걸요.”
“금속에 사포질 작업을 하는 선배를 도왔던 적이 있어요. 처음엔 열심히 배워보겠단 마음으로 여기저기 문질렀죠. 그런데 2시간이 지나도 도무지 금속에 변화의 기미가 안 보이더라고요. 시간은 시간대로 투자했는데 결과물을 얻지 못해 화가 나더라고요. 이후에 우연히 도자기를 배울 기회가 생겼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색다른 거예요. 만지면 바로 변화하는 흙의 모습에 반하게 된 거죠. 결국 그렇게 도예의 길로 접어들었어요.”
“현재 공예가 너무 예술적인 면만 강조되고 있는 거 같아요. 미적요소만을 위해 쓰지 못할 작품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거든요. 제게 있어 공예란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을 만드는 활동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해요. 심미성이 중요하지만 못지않게 실용성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판매가 가능해야 가치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전 실패한 공예품이라도 절대 버리지 않아요. 물론 아름다움과 실용성 둘 다 만족시키란 더욱 힘이 들죠. 어떻게 보면 나만의 강박관념 일 수도 있어요.”
“대학교 시절이 가장 행복했던 거 같아요.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잖아요. 걱정이 없던 거죠. 무엇을 만들어 팔아야 된다는 부담감도 없었고요. 잘 하고 못하고는 나중 문제였고요. 그런데 대학졸업 순간에 그 행복이 일순간 누그러졌죠. 당장 자취방 월세 낼 돈도 없고, 취직은 안 되고. 졸지에 배고픈 예술가가 돼 버린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