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항구에 매어두려고 만든 게 아니다 : 코이의 법칙(Koi's Law)

2022.09.28 13:52:10

홍승표

동주초등학교 교감

평소 드라마를 즐겨보지는 않지만, 각종 포털 사이트에 상위 검색 순위를 보이고 화제성이 큰 드라마는 이따금 보게 된다. 그래서 지난 여름에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변호사의 대형 로펌 생존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를 즐겨보았다. 기억에 남는 또 하나의 드라마는 바로 몇 년 전에 보았던 '낭만닥터 김사부'다.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진정한 의사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였는데, 최종회의 부제(제목)가 '코이의 법칙'으로 기억된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여겼던 '코이의 법칙'에 대해 이 드라마를 통해 다소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비단잉어 코이(Koi)라는 물고기가 있다. 이 물고기는 작은 어항에 넣어두면 5~8㎝밖에 자라지 않지만, 커다란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두면 15~25㎝까지 자라고, 강물에 방류하면 90~120㎝까지 성장한다. 자라는 환경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이 물고기처럼 사람 또한 주변 환경과 의지에 따라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과 꿈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이론이 바로 '코이의 법칙(Koi's Law)'이다.

코이의 법칙은 우리의 성장과 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을까· 발달 심리학 서적을 보면서 유전과 환경에 대해 생각에 잠긴 적이 있다. 발달은 우리 몸의 변화, 성격, 사고상식, 감정, 행동, 대인관계 기타 등등, 출생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각 시기에 수행하는 역할에 관해 주로 다룬다. 인간의 성장과 발달, 쇠퇴의 과정에 초점을 맞춘 학문 영역이다. 발달 심리학 측면에서 코이의 법칙은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일까? 유전적인 영향은 아닐까? 다소 의문이 들기도 하였다.

세상을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굿 라이프'라는 책에서 최인철 교수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한다. "행복한 삶을 위해 모국을 떠난 그들은 행복해졌을까?" 유전이 행복을 결정하는 운명적인 것이라면 더 나은 국가에 정착하더라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고, 경제적 사회적 환경요인의 영향이라면 정착한 국가의 행복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가정하였다. 결과는 이렇다. 상관계수가 무려 .96으로 나타났다. 이는 행복한 삶을 위해 모국을 떠난 그들은 행복해졌다는 뜻이다. 이 결과로 저자가 내린 결론 중에 일부를 발췌하면, 중요한 점은 유전이 행복에 기여 하는 것은 맞지만 유전이 결코 행복을 운명 짓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환경요인에 많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예라 할 수 있다.

코이의 법칙을 나의 생활에 적용해 보면서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본다. '나 스스로가 이미 삶의 터전을 작게 그려 놓은 채, 작은 물고기로 살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내 기억으로는 어린 시절의 꿈은 원대하였다. 나이를 먹고 성인이 되어 가면서 꿈이 현실적으로 변하고 조금은 작아졌던 생활 모습이 머리를 스친다. 그래도 나는 현재의 순간까지 무엇인가를 꾸준히 행한 기억이 있다. 물론 위기도 있었고 도전 생활의 과정이었던 것 같다.

김종갑(2021)의 '코이의 꿈을 찾아라'에는 도도새 이야기가 나온다. '외부로부터 자극이 없고 평생 편하게 먹고 사는 동물은 결국 바보가 된다. 사람의 인생에는 적절한 위기도 있어야 하고, 이로부터 도전과 응전(토인비의 명제)기재가 생겨 그 개체(종) 자체가 더 생존에 최적화한 지혜로운 생명으로 거듭난다'라고…….

어쩌면 어항이나 수족관은 안전할지 모른다. 강물은 여러 가지 위험들을 감수해야 하기에 애초부터 모험보다는 그냥 편하게 살자는 생각도 틀린 것은 아니다. '항구에 매여 있는 배는 안전하다. 그러나 배는 항구에 매어두려고 만든 게 아니다'라는 말처럼 험한 파도와 싸우며 나아가는 배가 배다운 배가 아닐까 한다. 큰 파도를 이기며 오뚝이 같이 일어설 수 있는 역동적인 삶을 살아 나가야 한다. 주위 환경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자신의 의지(conation)이다. 아무리 주변 환경이 좋아도 내가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주변 환경이 좋지 않다고 해도 내가 하고자 하는 의지가 확실하면 얼마든지 이룰 수 있는 것이 지금의 시대이다.

김종갑('코이의 꿈을 찾아라'의 저자)은 "세상은 변화했다. 동그란 사람에게는 세상 곳곳을 굴러다닐 수 있는 자유롭게 능력을, 별 모양으로 생긴 사람에게는 세상 곳곳을 환하게 비출 수 있는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라고 말한다.

자신의 꿈, 의지, 진로 등을 숙고하여 '우리도 세상 밖으로 힘껏 진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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