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신간 - 첫 눈 오는 날 찾아온 손님 외.

2022.02.23 11:11:55

첫눈 오는 날 찾아온 손님

김리리 지음 / 88쪽

△첫눈 오는 날 찾아온 손님

김리리 지음 / 88쪽

어린이들의 마음 가운데 홍시처럼 무르고, 고구마 말랭이처럼 자그맣고, 하얀 털옷처럼 예민하고, 둥글게 뭉쳐 놓은 양말처럼 쿰쿰한 마음들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깊숙한 구석에 숨겨져 발견되기를 기다릴 뿐이다. '첫눈 오는 날 찾아온 손님'은 누구나 가진 그 마음들을 정확하게 찾아내고 부드럽게 보듬어 주는 작가, 김리리의 새 동화다. 홍시와 할머니에게 찾아온 반가운 손님 이야기를 담은 동명의 단편과, 송이가 좋아하는 양말들만 감쪽같이 자꾸 사라지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 '내 친구 털뭉치' 두 편이 담겼다. 김소라 화가의 맑고 따스한 그림이 차가운 겨울날의 골목과,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풀밭에서의 하루들을 특별하게 그려낸다.

찰랑찰랑 비밀 하나

황선미 지음 / 172쪽

△찰랑찰랑 비밀 하나

황선미 지음 / 172쪽

어린이를 바라보는 따뜻하면서도 섬세한 시선과 군더더기 없는 수려한 문장으로 사랑받는 황선미 작가의 작품이다. 이 책은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 나만 알았으면 하는 비밀이 있는 어린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다정하고 따뜻한 작품이다. 열한 살 봄인이는 다섯 살 때 엄마 아빠가 아프리카로 의료 봉사를 떠나면서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할머니마저 갑자기 요양원으로 떠나면서 봄인이는 데면데면하게 지내 온 삼촌과 함께 살게 된다. 자신을 돌봐야 할 책임이 있는 어른들이 왜 그러는 건지 진짜 이유를 몰라 화가 나지만, 봄인이는 엄마 아빠도 할머니도 선뜻 말하기 어려운 비밀이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알고 있는데…. 이 책은 '찰랑이'라는 별명에 담긴 경쾌함처럼 당차고 똑 부러진 듯하면서도 여리고 눈물 많은 봄인이와 혼자 살다가 갑자기 아빠 역할을 해야 하는 삼촌이 진짜 가족이 돼 가는 과정을 밝고 경쾌하게 그린다. 또한 봄인이가 삼촌에 얽힌 자신의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이 끝까지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토마토 기준

김준현 지음 / 112쪽

△토마토 기준

김준현 지음 / 112쪽

앞으로 봐도 뒤로 봐도 똑같은 토마토, 가로로 읽어도 세로로 읽어도 똑같은 '토마토'. 아무리 봐도 그게 그거 같은데 무엇이 다른 걸까 자리를 바꿔 가며 꼼꼼히 들여다보는 마음. 김준현의 새 동시집 '토마토 기준'은 제목과 표지부터 다각도의 감상법을 제시하며,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싶은 동시들로 가득 차 있다. '늘로우 모션' 속 나무늘보의 속도로, '토마토 기준'에서 토마토를 고르는 눈길로 이 동시들을 찬찬히 읽다 보면 나에게도 있을 어떤 기준들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나에게도 "내 속으로 숨고 싶을 때"가, "눈을 감아도 보이는 얼굴"이, "터지기 직전일 때"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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