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소비자·업주 난감

中서 확산… 국제시세 급등 조짐
수입 의존 높은 국내 시장 요동

2019.04.21 20:00:00

[충북일보] 봄 행락철을 맞아 돼지고기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발병된 뒤 현재까지 중국 내 사육돼지 100만여마리가 살처분됐다.

앞으로 최대 돼지 2억 마리가 폐사하거나 살처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이다. 돼지과(Suidae) 동물만 감염되지만, 감염 시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 백신이 없어 감염되거나, 감염이 의심될 경우 살처분밖에 방법이 없다.

중국 내 돼지 사육두수가 줄자 중국 정부는 돼지 수입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돼지고기 최대 소비·생산국인 만큼 공급을 맞추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전 세계 돼지고기가 중국으로 쏠리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돼지고기 시장이 요동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산 돼지고기 유통량은 92만t으로 전년 88만5천t보다 3.9%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산 돼지고기 유통량은 26.0%(36만8천→46만4천t) 증가, 전체 돼지고기 유통량 가운데 33.5%를 차지했다.

수입육 비중이 높은 국내 시장 점유율을 볼 때 공급 부족으로 인한 국제시세가 상승할 경우 국내 돼지고기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청주육거리종합시장의 수입 삼겹살(냉동·100g) 판매가격은 1천60원으로, 평년(977원)보다 8.5%(83원) 올랐다.

청주의 한 정육점 업주는 "최근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이 점차 오르고 있다"며 "납품업체로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 탓에 수입육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수입 공급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국산 돼지고기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같은 날 하나로마트 청주점에 입점 중인 국산 돼지고기(100g) 브랜드 2곳의 판매가격을 보면 A브랜드의 경우 삼겹살 2천80원·목살 2천480원으로, 전년 동일 대비 각각 5%·14% 올랐다. B브랜드의 삼겹살과 목살 가격은 1년 새 각각 18%·5% 상승했다.

이처럼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봄 행락철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이 맞물리면서 가격 급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9일 하나로마트 청주점의 삼겹살 매출액과 목살 매출액은 각각 6천185만6천644원과 2천880만6천911원으로, 3개월 전(1월 1~19일)보다 17.3%·3.1%씩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과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식당 업주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수입 삼겹살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각종 식당 운영·관리비용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들어 고기값마저 오르고 있다"며 "그렇다고 판매가격을 올릴 수도 없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 신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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