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승승장구하고 있던 더불어민주당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엿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처음으로 60%가 붕괴됐다.
차기 당내 수뇌부에 대한 시선도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심의 눈치를 읽지 못한 탓이다.
당대표·최고위원에 출마한 민주당 주자들은 최근 앞 다퉈 충북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 현안에 대한 공부도 꽤 한 듯하다.
줄줄 욀 정도로 거침없이 충북 현안을 읊고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특히 KTX세종역 문제에 대해서는 단단히 준비를 한 양 기자회견장에서의 질문에 적당히 수위를 조절해 답한다.
그러나 실제 세종역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충북을 방문한 차기 민주당 수뇌부 후보들에게는 세종역 문제에 대한 질문이 항상 따른다.
그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겠다", "충청권의 민심이 반영돼야 한다"고 답변한다.
가히 정치권의 모범답안이다.
한 후보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와 인사를 나누며 "세종역 문제가 충북의 최대 현안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미 중앙에서는 다 끝난 사안으로 알고 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그는 "이해찬 의원의 지역구가 세종이다보니 자꾸 그런 주장을 하시는데, 사실 중앙에서는 추진이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귀띔한 뒤 자리를 떴다.
물론 회견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한 사견이다.
금기도 아닌 발언인데 왜 회견장에서는 소신 있게 내뱉지 못했을까.
차기 당대표가 유력한 인사의 눈치가 먼저인지, 민심의 눈치가 먼저인지 정치권에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보스(boss)의 눈치가 먼저였을 게다.
지난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보스의 눈치를 살피라고 표를 주진 않았을 터.
민심을 살피겠다는 약속이 또 다시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진 않을까.
정권은 바뀌었지만, 정치인들의 습성이 바뀌지 않은 게 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