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편리성만을 찾으면 아이들이 피해 본다

2024.05.08 15:34:07

강대식

충북정론회 고문·법학박사

가정의 달 5월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까지 5월에 포진해 있다. 그러다 보니 대다수 가정에서도 5월은 여러 가지 집안 행사로 분주한 달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지출도 늘어나고 시간도 부족하다. 그럼에도 5월을 기다리는 것은 신록이 우거지기 시작하고 들에 곡식을 심으며 풍년을 기약하는 계절인 동시에 가족이 함께할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반기는 것인지 모른다.

어린이날도 막 지났다. 새 학기를 시작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며 학교생활에 적응해 가는 시기에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에게 선물도 받고 용돈을 받을 수 있는 날이기에 기다려졌던 날이기도 할 것이다. 핵가족화되면서 자주 만나지 못하고 떨어져 살던 조부모와의 만남은 아이들에게도 큰 기대감이 있었을 것이다. 손주들을 기다리던 조부모들 역시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다는 점에 신이 났을 것이고, 무슨 선물을 주어야 할까를 고민하며 즐거워했을 것이다. 나 역시 부산에 살고있는 손녀딸을 보러 다녀오지 않았던가.

세대를 넘어 가족의 울타리를 지켜나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아이들은 보물인 동시에 미래에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갈 주인공이며, 이 나라를 존속시켜가야 할 임무를 부여받은 가장 고귀하고 중요한 자원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그런 귀중한 보물들을 어떻게 키워나가야 하는가는 교육을 현장에서 담당하는 교사들과 그 교육을 뒷받침하는 행정력이라 할 수 있다. 학교 교육이 바로 서지 않으면 아무리 튼튼한 새싹을 데려다주어도 구부러지지 않고 튼튼하고 올바로 키워내기 어렵다. 그만큼 교육의 질과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과 행정력이 삼위일체가 되어 아이들을 교육하고 보호하며, 미래에 다가올 혼돈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가르쳐야 한다.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지만 수시로 정치적 이념적 입김에 의하여 교육의 기본방침이 바뀌면서 혼란을 가증시키거나, 교육의 질을 저하시켰으며, 더 나아가 아이들의 심성을 이용하여 올바른 교육이 아니라 불필요하고 잘못된 교육을 주입함으로써 인성을 흐리게 하기도 했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교육행정을 지원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먼저 내가 서 있는 자리가 누구를 위한 자리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내 밥벌이를 위한 자리라고 생각한다면 극히 위험하다. 그런 생각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지원하고 가르치는 자리에 앉아 있어서는 안 된다. 희생만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아이들을 위해 일을 하겠다는 뚜렷한 사명감만은 꼭 필요하다.

아이들을 위한 행사를 몇 년 동안 치르면서 늘 느껴왔던 교육지원청 담당자의 일 처리는 아이들을 위하는 행정이라기보다는 자신의 편안함을 위한 일 처리가 만연되어 있음을 본다.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정조직이 자신의 편리함만을 추구한다면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아이들을 위해 자신들의 희생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없다면 자신들은 일자리를 잃을 것인데도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고수하며 지속적으로 갑질행위를 행사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 나만의 생각이면 좋겠다. 해도 좋고 안 해도 되는 선택지에서 누군가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를 포기한다면 그 피해의 대상은 아이들이다. 하나라도 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던 행복한 사건이 하나 사라지는 것이다. 교육지원청의 공무원들도 이런 세상의 변화를 인식하였으면 좋겠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