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극단 설립: 충북 청년 연극인의 간절한 호소

2024.04.23 17:55:39

조재명

청년 연극인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을 시작해 15년간 활동하고 있는 충북의 청년 연극인입니다. 근래에 충북도립극단 설립 논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충북도립극단의 설립은 저와 같은 청년연극인들에게 단순한 희망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충북에는 청주대, 중원대, 극동대, 세명대 등의 연극 관련 학과가 있고 매년 졸업생들을 배출하지만 충북에서 청년연극인을 찾기가 힘듭니다. 많은 청년들이 연극인을 꿈꾸고, 연극인으로서 살아가길 원하지만 지역에서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연극을 전업으로 하고 있는 단원들은 알바를 하지 않고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고, 청운의 꿈을 안고 입단해도 녹록지않은 현실에 연극을 포기하거나 더 많은 기회가 있는 서울로 가기도 합니다.

이에 더해 물가는 높아져만 가는데 문화예술 예산은 점점 더 줄어가고 있습니다. 작품은 제작해야 하는데 줄일 수 있는 것은 인건비 밖에 없어서 5년,10년이 지나도 연극인들의 인건비는 제자리 걸음입니다. 청년에서 중년으로 가면서 더 나아지고 발전할거란 희망을 가지고 무대에 서야 하는데, 현실은 막막함 그 자체입니다. 점점 무대에 설 기회는 적어지고, 전문성을 키울 기회마저 제한되고 있습니다.

도립극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열쇠입니다. 안정적인 공연 기회와 함께 전문적인 예술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청년 연극인들이 지역 내에서도 질 높은 수준의 연극 경력을 쌓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면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펼칠 기회를 얻게 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도립극단은 충북 문화의 질을 향상시키고, 충북을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새로운 자극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청년 예술인으로서 우리가 경험하는 문화적 한계를 넘어서 지역 사회와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모색할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예술가들에게 안정적인 수입과 공연 기회의 제공은 지역 문화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충북의 문화예술이 국내외적으로 인정받는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최근 '충북아트센터' 건립 공청회가 있었습니다. 85만 인구의 청주에 공공 공연장이라고는 청주예술의전당 대극장·소극장, 청주아트홀(음악전용홀), 그 밖에 다목적실, 세미나실 수준의 이름만 공연장인 충북에 단비 같은 소식입니다. 부디 현장 예술인들의 소리를 함께 들어 껍데기만 멋진 곳이 아닌 김영환 지사님의 '100년이 지나도 거뜬한', 속이 꽉 찬 제대로 된 공연장이 지어졌으면 합니다. 이 충북아트센터는 도립극단과 연계된다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충북의 연극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도립극단 설립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이는 단순한 지원 요청이 아닌, 충북의 청년 연극인들이 자신의 능력을 꽃피울 수 있는 더 큰 무대를 만드는 일입니다. 우리의 열정과 재능이 충북에서 온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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