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요양원 일기

2024.01.31 15:09:13

요양원 일기
- 새로운 시작
       박재용
       충북시인협회 회원



잠에서 깨어
창문을 바라보는 일
경이로움으로 바라볼 때
스스로 겸손해지는 일
하얀 눈이 길을 덮고
발이 묶인 차들이
침묵으로 쉬고 있을 때
평화롭다

모두가 앉은 자리에서 손 모아
감사의 기도를 하는 시간
평화롭다

아주 먼 먼 산
그곳에서 햇살 느린 걸음으로
올라올 때
맨 처음 여린 나뭇가지에서
툭 하고 기지개를 켜는 사이
새들이 먼저 눈을 뜨고
처음 내딛는 발걸음 가볍다
어떤 일이나
처음 맞이하는 것은 기쁜 일
설렘이 머무르는 그 순간은
행복한 일이다
처음을 끝나는 날까지 기억하자
언제나 새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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