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의 수학자' 최석정 재조명 필요

스승 남구만의 진천 '소강정'도 복원 제기

2024.01.04 17:44:10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라는 시조의 저자인 남구만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남지의 신도비(진천군 문백면)와 사당.

ⓒ김병학기자
[충북일보] 진천 출신으로 조선시대 융합인재로 인정받고 있는 수학자 최석정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석정(崔錫鼎·1646~1715)의 '구수략(九數略)'은 동양 고전역학을 바탕으로 당시 수학이론을 정리한 조선시대 대표적 수학서로 잘 알려져 있다. 오늘날의 4칙 연산을 각각 태양, 태음, 소양, 소음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그의 저서 '구수략'이 유명한 이유는 세계 최초로 9차 직교라틴방진(Orthogonal Latin Square)이 게재됐기 때문이다.

마방진은 스위스의 수학자 오일러(1707~1783)가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고 알려졌으나 최근 송홍엽 연세대 교수가 최석정이 67년 앞섰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그의 역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수학을 좋아했던 최석정은 천문역법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조선은 청에서 들여온 시헌력(時憲曆)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를 조선 상황에 맞게 해석하는 등 수학을 활용할 일이 많았다.

최석정은 '천학초함(天學初函)'과 같은 외국의 자료를 바탕으로 시헌력과 관련된 천문학을 공부했으며, 1687년에는 '선기옥형(璇璣玉衡)'이라는 시계의 수리를 건의하기도 했다.

또한 기상관측 관서인 서운관의 최고 책임자인 서운관영사 역할을 수행하며 조선의 천문학연구를 전반적으로 관장했다.

최석정은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2013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 제정하는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선정됐다. 그러나 그의 고향인 진천에서는 최석정에 대한 연구 등이 소홀하다는 것이 지역 유지들의 지적이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라는 시조의 저자인 남구만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남지의 신도비(진천군 문백면)와 사당.

ⓒ김병학기자
최석정은 초평면 금곡리에서 태어났다. 약천(藥泉) 남구만(南九萬)의 문인으로 알려져 있다. 금곡리에는 최석정의 지산서원이 있어 선현배향과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해 왔으나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1871년(고종 8)에 훼철되어 복원하지 못했다.

이와함께 최석정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약천 남구만이 진천 '소강정'과의 인연도 학술대회 등을 통해 연기없는 굴뚝산업으로 문화 관광 명소화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시조 '동창(東窓)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지저귄다 / 소를 칠 아이는 여태 아니 일어났느냐 / 고개 넘어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냐' 의 장소가 남구만이 진천의 넓은 들판을 무대를 배경으로 지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구만은 1660년 진천현감으로 지내면서 아버님을 돕기 위해 백곡천(우천) 옆 소강정 마을에 정자를 짓고 최석정에 대한 찬사의 글을 쓰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문백면에는 남구만의 선조인 남지의 사당과 묘소, 신도비가 있다.

진천 지역의 원로 류기창씨는 "마방진으로 유명한 최석정과 그의 스승 남구만의 사상과 이론을 진천지역과 연결시켜 연기없는 굴뚝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진천은 이외에도 많은 문화와 역사적인 인물들이 있다는 것을 후세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진천 / 김병학기자

마방진

9차 직교라틴방진은 가로 세로 9칸씩 81개의 칸에 숫자가 1에서 81까지 하나씩 들어가는 방진으로 가로, 세로, 대각선 어느 방향으로 더해도 합이 같다는 특징이 있다. 마방진이 수록돼 있는 최석정의 '구수략'이 세계 최초로 9차 직교라틴방진(Orthogonal Latin Square)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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