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 '도시화로 인한 물순환 변화 및 대안'

충북일보 창간 20주년 기념 포럼 '지속가능한 안전 충북의 길' 주제발표
"도로·주자창 투수성 포장 등 물순환 개선"
도시화로 빗물 절반 이상 표면 유출
불투수면 감소 위한 '저영향개발 전환' 강조
"물순환촉진법 제정…물순환 촉진구역 지정 등 필요"

2023.10.11 17:32:58

편집자

본보는 지난달 19일 사단법인 한국물순환협회와 공동으로 '기후위기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1차 포럼을 진행했다. 1차 포럼을 통해 수십년간 이어져 온 우리나라의 물관리 체계와 문제점 등을 들여다보는 등 현상을 진단했다. 이제는 해결법 찾기다. 해결법을 찾기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이 어느 부분에 방점을 찍은 것인가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물' 그 자체에 집중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물을 관리하기 위해선 물을 제대로 알아야한다는 것이다. 이효상 충북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의 '충북 초강 유역의 물수지 분석 사례'와 최종수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의 '도시화로 인한 물순환 변화 및 대안' 발표가 그 답이 될 것이다.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는 전문가들의 물순환에 대한 각기 다른 시각이 돋보였다. 물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됐고 구체적인 행정적 대응들도 소개됐다. 본보는 이번 포럼의 주제발표와 토론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물순환 체계와 지속 가능한 통합 물관리'란 주제로 11일 청주시 도시재생허브센터에서 열린 지속 가능한 안전 충북의 길 포럼에서 최종수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이 '도시화로 인한 물순환 변화 및 대안'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최종수 대통령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은 기후 변화로 인한 집중호우와 도심 침수에 대응하는 대안으로 도시화로 변화된 물순환에 주목했다.

최 위원은 '도시화로 인한 물순환 변화 및 대안'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지난 1990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의 연평균 강수 횟수와 강수량을 분석한 내용을 설명했다.

최 위원에 따르면 서울의 연평균 강수량은 매년 조금씩 늘어 우상향 되는 경향을 보였다. 강수량은 증가하는 추세이나 비가 오는 횟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비가 내리는 날은 연 110회 전후로 3~4일에 한 번씩 내렸다. 강수량은 대부분(60~70%) 10㎜ 미만이었는데 2000년대 들어 80~100㎜ 이상 내리는 횟수가 증가했다.

최 위원은 "도시화 이전, 즉 개발 이전의 치수대책은 하천정비, 개발 이후에는 하수관거 확충, 하천 정비, 저류지 설치 등으로 치수 대책이 변화됐으나 기후 변화와 도시화로 기존의 치수 대책으로는 더이상 도심 침수를 막을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1년 우면산 산사태(시간당 117㎜)와 2022년 강남 침수(시간당 146㎜) 사례를 소개하며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기준은 90㎜까지만 처리가 가능해 기존 수방대책으로는 처리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도시화로 인한 물순환 변화에 대해 도시화 이전(1962년)과 도시화 이후(2010년)로 나눠 발표했는데 내린 비의 증발산은 43.3%에서 25.0%로, 중간유출은 31.8%에서 15.4%로, 기저유출은 14.3%에서 7.7%로 줄었다. 반면 도시화로 표면 유출은 10.6%에서 51.9%로 증가했다.

'물순환 체계와 지속 가능한 통합 물관리'란 주제로 11일 청주시 도시재생허브센터에서 열린 지속 가능한 안전 충북의 길 포럼에서 최종수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이 '도시화로 인한 물순환 변화 및 대안'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최 위원은 '겉을 바꾸면 속이 촉촉해진다'며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의 투수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저영향개발 전환'을 강조하기도 했다.

저영향개발(LID:Low-impact development)은 불투수면 감소를 통해 빗물의 표면 유출을 줄이고 토양 침투를 증가시킴으로써 개발에 따른 물순환과 수질오염에 대한 영향을 줄여보고자 하는 개발 기법을 말한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보도 등에 투수 포장 적용, 식생수로(오목 식생대) 조성을 통해 도로의 물순환을 개선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또한 주차장의 일부 구역에만 투수성 포장을 한다거나 주차면 외곽에 식생 또는 침투시설을 조성하는 방법, 건축물 옥상 녹화를 통한 빗물 저장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도 예로 들었다.

최 위원은 물순환 개선에 따른 효과로 경관개선, 유출량·온도 감소(노면 살수 시 온도 저감 효과), 미세먼지 저감 등을 꼽았다.

최 위원은 지난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물순환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지자체 차원의 대응도 주문했다.

물순환촉진법은 기후위기 일상화에 따른 전례 없는 홍수·가뭄, 도시침수 등 복합적인 물 문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제정됐다.

법이 시행되면 환경부 장관은 물순환이 취약한 지역을 물순환 촉진구역으로 지정하고 수도, 하수도, 지하수 등 분야별 법률에 따라 개별적으로 추진된 물순환 시설을 동시에 통합·연계해 설치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최 위원은 "법 제정으로 도시 침수에 취약하다고 느끼면 그 지역에 대해 물순환 촉진구역으로 신청할 수 있다. 환경부에 지정 제안을 한 뒤 지정되면 그다음 국고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제정 절차가 남아있지만 법에서 던진 방향성은 그렇다"며 "청주시 등 각 지자체는 우리가 물순환을 개선하기 위해 또는 도시 침수에 대응하기 위해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위원은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국회 물포럼 물순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물의 인문학자', '물 박사'로도 불린다. 저서로는 '물은 비밀을 알고 있다' 등이 있다.

/ 안혜주기자 asj13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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