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백자

2019.07.23 19:00:00

백자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하얀 그릇에
물 담긴
백자이고 싶다

물 일지라도
맑게 드러낸
백자이고 싶다

사랑 일지라도
하얀 목련으로 피어나는
백자이고 싶다

미움 일지라도
그리움만 남는
하얀 사랑이고 싶다

고독 일지라도
눈물 머금은
하얀 여백이고 싶다

아픔 일지라도
투명한 떨림이 있는
백자이고 싶다

욕심 일지라도
하늘도 별도 담을 수 있는
백자이고 싶다

백자가 아닐지라도
구름이 쉬었다 갈 수 있는
청아한 물빛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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