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의 비애

2014.12.30 17:01:52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꾸준한 노력은 언젠가 그 결실을 본다는 말이다.

무척이나 당연한 듯한 이야기가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보다.

경찰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일선 경찰관들은 범죄 피해자와 가해자, 각종 민원인까지 경찰서를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로 온종일 쉴 틈이 없다.

강력·형사계 등 수사형사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절도 사건부터 강도·살인 등 강력사건 해결에 밤낮을 잊은 지 오래다.

교통경찰관들은 수많은 차량이 오가는 도로 한복판에서 사고예방과 교통정리에 여념이 없다.

각 지구대에선 밤이면 밤마다 주취인과 한바탕 전쟁이 벌어진다.

술주정뱅이의 갖은 욕설은 물론 멱살까지 잡혀가며 어르고 달래는 게 일상이다.

내근직 경찰관들도 각종 범죄예방은 물론 조직 발전을 위해 맡일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투철한 사명감 없이는 쉽지 않은 일들이다.

그런데 이런 경찰관들 사이에서 언제부턴가 조직에 대한 회의가 터져 나오고 있다.

맡은 일에 묵묵히 임하는 경찰관은 빛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치안정책에 맞춰 일부 지휘관들은 성과·실적위주의 지시와 평가를 쏟아낸다.

몇날 며칠을 고생하며 강력범죄를 해결해도 치안정책에 밀려 찬밥신세가 되기 일쑤다.

인사철만 되면 누가 어디에 줄을 댔다는 등 무성한 소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승진심사에서 업무능력은 제일 마지막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가뭄에 콩 나듯 한 특별승진은 꿈같은 이야기다.

노력의 대가는 합당하고 명확해야 한다.

업무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와 그에 따른 대우가 따라야 한다.

이제는 묵묵히 일하는 경찰관이 빛을 보는 조직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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