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봄바람

2024.03.26 14:40:23

봄바람
     안애정
     충북시인협회 사무국장



수요일 밤, 그녀는 외출 준비를 한다

이른 저녁을 먹고
낯선 도시의 남편에게 다정한 안부를 묻고
몸의 곡선을 드러낸 요가복 위에 랩스커트를 걸친다

그녀가 걸을 때마다
찰랑찰랑 강물 흐르는 소리가 난다

명지바람이 시스루에 가려진
그녀의 팔목을 어루만지고 지나간다

하나둘씩 불이 켜지는 이웃집 창문을 지나
꼬리 흔들며 큰 소리로 짖는 시베리안허스키를 지나
이웃집 대문 사이로 보이는 복숭아나무를 지나
마을 입구 행복센터로 향한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나비가 되기 위해
댄스 댄스 춤을 추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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