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행복

2024.02.28 14:50:51

행복
    이정문
    충북시인협회 편집주간



가끔 나에게
날궂이하자며 전화를 걸어 주는 벗
한 잔 술이 뽀얗게 기다리고 있어서 좋다

지난봄이 연둣빛으로 아름다웠다고
내가 말할 수 있고
팔랑팔랑 뒹구는 단풍잎이
내 발등을 간질였다고 말할 수 있어 좋다

파란 새끼 고양이가
차 밑으로 나를 피해 숨어드는 것을 보고
멈칫멈칫 나의 존재를 알아봐 줘서 좋다

소소한 일상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큼직하지 않아도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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