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치약

2022.05.17 18:50:50

치약
           손경희
           충북시인협회 이사



도톰한 얼굴 다 어디로 가고
앙상한 볼 푹 꺼져 내려앉고
두둑한 배짱은 다 어디로 간 채
그나마 바뀌지 않은 건
거친 항해를 이겨낸 어깨와
흰 모자를 눌러 쓴 머리일 것이다

세상에 홀로
사랑하는 자를 위해
아낌없이 주더니
마지막 남은
호흡조차 멈춘 듯
점점이 멀어져 갔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자신의 것 다 내어주고
빈 껍질만 구겨진 채
덩그러니 남는가 보다
마음이 스쳐 간 그 자리엔
윤슬이 소리 없이 머문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