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 중요하다

2014.11.19 19:02:56

1980년대부터 활동한 선배 기자들은 후배인 나에게 "한창 재밌을 때지"라며 "내가 너만 할 때는 말이야"하며 취재 경험담을 쏟아낸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으로 취재하는 시대에 원고지가 편집국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이던 과거는 이미 먼 옛날 이야기가 돼 버렸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기자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것, 그 법칙은 변하지 않는다.

"현장에는 가 봤어?", "현장 확인은 했고?"

수습기자 시절부터 선배기자들에게 듣던 말이다.

2~3페이지 기자회견문보다 현장을 가면 답이 나오는 법, 가끔 기사 방향이 풀리지 않을 때는 가봤던 현장을 다시 찾아가 보곤 한다.

현장을 살피지 않으면 기사에도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제보를 접수해 현장을 찾았다가 사실과 달라 기사를 엎은 적도 여러 번, 만약 현장을 가지 않았다면 제보받은 대로 기사를 썼을 것이며 누군가는 피해를 봤을 것이다.

기자들에게 현장이란 누구에도 치우침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날 것' 그 자체다.

행정에서의 현장도 마찬가지일 것란 생각이다.

그러나 최근 청주시의 행정을 보면 '탁상행정'이란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문시장 일대에 추진 중인 풍물야시장 조성사업은 부실한 여론 수렴으로 주민 반대에 부딪혀 지난 5월 말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공사는 재개됐지만 일부 가게는 매출 하락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무리 장밋빛 미래라도 주민이 공감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최근 불거진 성화초 인근 전원주택 공사의 스쿨존 침해 문제도 그렇다. 건축 허가 과정에서 현장을 방문해 주민이나 학부모 의견을 청취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성화초 학부모들은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을 시장의 현장행정으로 고쳐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비단 성화초 학부모들의 외침이 아닐 것이다.

통합 청주시 출범 후 대규모 인사 후 조직개편과 후속 인사로 행정력이 느슨해 지고 있다. 느슨한 행정력은 공무원들의 현장 행정으로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다. 현장 행정으로 통합의 첫 번째 목적인 행정의 효율성과 주민 편의를 실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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