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

2024.05.23 16:22:01

이정석

청주시 흥덕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최근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시절, 봄이면 친구들과 잠자리를 잡으러 온 산을 헤집고 다녔고, 휴일이면 부모님 손잡고 풀밭에 앉아 김밥을 먹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하지만, 이제는 황사가 극심해지면 봄이 다가왔다고 느끼게 되어버렸다.

아이들은 즐겁게 뛰어놀고 가족들은 봄기운을 느끼기 위해 소풍을 가는 봄은 예전만큼 활기찬 계절이 아니다. 가족들과 맑은 하늘을 보며 나들이 하는 것이 자유롭지 않아졌고, 아이들에게 새파란 하늘을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다.

오늘날 우리는 나들이를 계획하다 보면 비가 올까, 꽃샘추위에 춥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세먼지 수치를 먼저 살펴보고 있다.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에는 아이들, 부모님 걱정에 야외로 봄기운을 느끼러 가는 것보다는 안전한 실내 활동을 선호하게 된다.

초록이 돋아나고 따스한 바람이 불어와 삶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주는 봄은 어쩌다 우리 곁에서 멀어지고 있는 걸까.

1990년 이전만 해도 황사라고 하면 중국발 내몽고 지역에서 발생하는 먼지가 봄철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급격한 발전과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 등으로 서해와 인접해 있는 중국 해안지방의 발전이 가장 큰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최근 동북아 지역의 사막화가 가속화되면서 황사의 빈도 및 강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봄철 황사가 극심한 것은 매년 반복되지만, 최근 들어 미세먼지에 포함되어 대기질을 악화시키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에는 건강에 위해한 물질이 다량 포함되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있어 노약자나 어린이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마스크는 우리에게 멀어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여전히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에는 마스크를 손에 쥐고 집을 나서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보면 2020년 전 세계 10대 사망원인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이 3위를 기록했다. 2020년 국내 인구 10만 명당 11명이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사망할 만큼 위중한 질병이다.

황사에 포함된 먼지와 오염물질은 눈이나 피부에 닿거나 코나 기관지로 들어온다. 특히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들은 입자 크기가 아주 작아 코나 기관지에 있는 섬모에 의해 걸러지지 않고, 혈관 내로 들어가서 전신적인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처럼 봄철 황사에는 각종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시에는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흥덕구에서는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시 주민들에게 실내 활동을 위주로 할 것과 부득이한 외부 활동 시에는 마스크 착용, 15초 동안 손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 철저를 당부하고 있으며, 특히 비상저감조치에 따라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에는 공사 시간 단축·조정 및 억제 조치 강화를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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