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에 대한 기억과 반성이 답이다

2024.04.18 16:37:27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참사가 발생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나 어이없고 눈물이 난다. 채 피어보지도 못하고 스러져 간 단원고 학생이 250명이다. 너무도 안타까운 죽음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 어떠한가. 우리는 이제 안전한 사회에 살고 있는가. 아무도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 우리는 아무도 그렇다고 대답하지 못하는가. 우리 사회는 아직도 어이없는 참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10월 29일에 발생한 이태원 탐사와 지난해 청주에서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우리는 알고 있다. 이태원 참사는 할로윈 축제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해밀턴 호텔 앞 좁은 골목길로 인파가 몰리면서 195명이 부상을 당하고, 159명이 압사로 사망한 사건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사람들이 압사로 159명이 죽었다.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인가. 오송 지하차도 참사도 어이없긴 마찬가지이다. 갑자기 불어난 물로 400m 거리의 지하차도가 물에 잠기면서 출근길에 오른 가장, 여행을 떠나던 청년 등 모두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전쟁으로 포탄이 떨어진 것도 아닌데 어느 한순간에 수 많은 사람들이 이유도 없이 단지 배를 탔다는 이유와 이태원 거리에 있었다는 이유 그리고 오송 지하차도로 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아무런 잘못도 없이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던 것이다.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한 일인가.

그런데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참사에는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불법 증축과 화물 적재량의 2배에 달하는 과적 그리고 선원들의 과실이 더해져 발생한 것이었고, 이태원 참사는 할로윈 축제 인원 과밀과 경찰 및 행정당국의 안전 관리 소홀과 통제 부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어떠한가. 이 또한 자연재해와 함께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것은 바로 이러한 사실에 대한 기억이다. 안전 불감증과 불법, 관리 소홀 등이 참사의 원인이 되었고, 이러한 일들이 쌓이고 쌓이는 과정을 거쳐 관행과 습관이 되었으며, 이것이 참사라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원인과 과정을 기억하고 철저한 반성을 해야 한다. 우리가 결과만 기억하고 슬퍼만 한다면 우리는 참사의 반복이라는 사슬을 끊어낼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원인과 과정에 대한 분석이고 분석에 따른 제대로 된 반성이다. 참사에 대한 결과만 기억하는 것은 단지 기억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대부분 평가 결과에 주목하고 동기와 과정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다. 우리의 아이가 성적(결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면, 그렇게 밖에 못한 결과에 대해 다그칠 것이 아니다. 아이의 학업 동기와 공부(수업)과정을 살펴보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분석하고 반성을 거쳐 아이의 행위 과정, 즉 습관을 고쳐줘야 한다. 다시 말해 학업 동기와 공부 과정에 주목하지 않고 아이의 성적에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아이도 공부를 통해 행복을 찾을 수 없게 된다. 우리는 하루하루의 행위 과정을 반성하지 않는다면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도 없다"고 하였고, 공자의 제자인 증자는 매일 세 가지를 반성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과정에 대한 반성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아이들 중간고사의 시작이다. 아이들도 힘들고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님들도 힘든 시기이다. 우리 모두 기억하자. 지금 우리 아이가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공부하고 있는지 또 동기부여는 되어 있는지를 살피지 않는다면 아이의 성장과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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