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느티의 마음

2022.12.07 16:39:49

느티의 마음
                  김종례
                  충북시인협회 이사


오래된 느티나무 홍건하게 취했는지
심장부터 타오르는 불꽃으로
지금 수채화를 그립니다

내면의 지주가 흔들릴 때마다
일렁이는 바람 소리로 잠 못 들었지만
지난 인고의 세월을 다 잊어버린
속 좋은 노인마냥 허허허 거리며
연신 축제를 합니다

축복처럼 빛나던 연둣빛 계절에
스펀지처럼 흡수되던 내공의 백신
소망과 상생의 부메랑을 다시 띄워보는
언덕 위 그루터기 터줏대감

느티를 자꾸만 올려다보면
가슴에 들어앉는 삶의 나이테
느티는 향기가 되고, 노래가 되고
전설이 되어갑니다

가을은 점점 깊어만 가고
느티의 계절여행이 막을 내리면
우수수 후루룩 ~ 빈 손짓을 하며
폭설을 기다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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