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문화'가 완연하다

2024.03.21 15:19:44

박영미

충북남부보훈지청 보상과장

20세기 대한민국의 역사는 말 그대로 질곡(桎梏)의 역사였다. '질곡'이란 옛 형구(刑具)인 차꼬와 수갑을 뜻하는 것으로, 차꼬는 죄수의 발목을 채우는데 쓰이는 것이고 수갑은 죄수의 손목을 채우는데 쓰인다. 20세기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는 일본제국주의에 나라를 빼앗기고 그 상황에서 벗어나자마자 6·25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그리고 민주국가로 발전하기 위해 또 기나 긴 세월을 독재와 싸워야 했다.

질곡의 역사는 21세기까지 이어진다.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과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은 계속되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언급된 전투에서는 55용사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다.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은 그냥 누군가에 의해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 험난한 질곡의 역사를 외면하거나 굴복하지 않으며 당당히 맞서 싸운 분들, 우리나라의 자유와 평화, 정의를 위해 싸운 수많은 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국가에 대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것을 우리는 '보훈(報勳)'이라고 한다. 국가보훈부는 국가유공자들의 명예를 선양하고 예우하기 위해 보상금과 취업, 의료, 복지 등 다양한 '서비스와 혜택'을 드림으로서 보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보훈의 본질적인 목적이 '서비스와 혜택'을 드리는 것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가가 자유와 평화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질곡의 역사가 반복된다 하더라도 국가를 지키는 분들이 나타나 동일한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나라를 되찾고, 지키며, 바로 세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에는 반드시 '보훈'이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할 것이며, 나는 이것이 '보훈문화'라고 생각한다.

3월 22일은 9회 「서해수호의 날」이다. 북한의 도발에 맞서 나라를 지킨 우리 영웅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2016년에 정부기념일로 지정되었다.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55명의 서해수호 용사 모두가 안장되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 거행되며, 우리 지역에서도 3월 22일 오후 2시, 청주 중앙공원에서 기념식 거행과 함께 서해수호 영웅 55용사 추모관 운영 등의 계기 행사도 개최된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 선열들의 희생으로 이룩한 대한민국의 자유수호를 위해서는 아픈 역사를 잊지 말고 기억하며 감사해야 한다. 오는 3월 22일에는'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여 서해수호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는 '보훈'을 실천해 보자. '보훈문화'가 완연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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