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이정표 없는 꿈길에서는

2019.08.19 19:00:00

이정표 없는 꿈길에서는
                               서부련
                              제천문인협회

그대 오신단 말 없어도
길 없는 꿈길을 만들기 위해
나는 오늘도
침향(沈香)을 사르옵니다.

이정표 없는 꿈길에서는
오솔길 같은
하늘하늘 타오르는 향연(香煙)을 따라
꿈길로 오십시요
행여나 발이라도 헛디딜까 저어되어
호롱불 등잔 심지도 다듬어
머리맡에 두었습니다.

길 없는 꿈길로
임이 오시는 날이면
숱한 밤의 고독을 몽땅 들어내
온 하룻밤을 하얗게 달빛에 우려
달달 볶으고 졸여 한옹큼 사리처럼
내 영혼의 탑 속에 간직하면
밤마다 또 하나의 별로 뜨겠지요.

저녁나절 빈들녁 같이 호젓한
내 방엔
짚단 같은 고독이 널브러져 있고
심지 돋은 호롱불 옆에서는
침향(沈香)이 하늘하늘 타오르고 있습니다.

이정표 없는 꿈길에서는
어느 곳도 마다하고
내게로만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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