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파형 동검, 충북도내 첫 발견

고조선 남쪽강역과 관련해 새로운 해석 제기
고인돌 부장품이 아닌 생활유적 발견도 이채
집터, 장방형이면서 초석 없어 "또 다른 의미"

2016.08.01 10:38:30

청주시 내수읍 학평리에서 도내 처음으로 출토된 비파형동검 모습이다. 고조선의 남쪽 강역과 관련해 학술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충북일보=청주] 청주시 내수읍 개인주택 신축 예정지에서 청동기 이른 시기의 유구와 유물이 무더기로 출토,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출토된 유물 가운데는 이제까지 도내에서 출토된 사례가 없는 비파형 동검(일명 요녕식 동검)도 포함돼 있어, 다양한 해석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청주시 청원군 내수읍 학평리 219-5번지 일대에서 발굴조사 활동을 벌였다.

일대의 면적이 380㎡(115평)으로 작은 편이고, 또 개인주택 신축 예정지임에도 불구하고 법적 발굴조사 대상지가 된 것은 주변에 '학평리 고인돌' 등 중요 문화재가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학평리 고인돌은 성혈(性穴)이 10개나 존재하는 등 청동기 문화양식을 잘 간직, 시민들에 대한 전시 효과와 보관을 위해 지난 1997년 문의문화재단지로 이전한 바 있다.

내수읍 학평리의 청동기 이른 시기의 주거지 모습이다. 사각형 집터임에도 기둥을 떠받치는 초석이 발견되지 않았다.

발굴조사 결과, 일대에서는 115평의 좁은 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청동기 주거지 1동, 원삼국(초기철기) 목곽묘 1기, 토광묘 2기 등 다양한 유구가 발굴되었다.

이 가운데 청동기 주거지는 장방형 'ㅁ자' 형태이면서 기둥을 떠받치는 초석[주춧돌]이 발견되지 않아, 신석기 움집에서 막 변화된 문화흔적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건축사적으로 볼 때 신석기시대에는 벽이 없으면서 지하로 약간 들어간 원형의 움집이 많이 발견되나 청동기시대로 넘어오면 벽이 존재하면서 지상으로 올라온 장방형의 집터가 많이 관찰된다.

주거지와 묘제 등 이들 3개 유구에서는 방추차[가락바퀴], 무문토기, 비파형 동검, 마제석검, 마제석촉, 반월형돌칼, 철도끼, 이중구연토기[겹아가리토기] 등 한반도 청동기시대 유물이 마치 '종합선물세트' 식으로 쏟아졌다.

특히 이 가운데 비파형동검은 도내에서는 처음 발견된 것이어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같은 청동기이지만 한국식 동검으로도 불리는 세형동검은 청주 가경동 등 도내 여러 곳에서 발굴된 바 있다.

반면 비파형동검은 △고조선의 지배력이 미쳤던 강역인 요동~한반도 북부에서만 주로 발견된 왔고 △나아가 당시 권력자 무덤인 고인돌에서 껴묻거리[부장품]로 주로 수습됐다.

따라서 이번 비파형동검 발굴은 고조선의 남쪽 강역 한계선, 그리고 문의문화재단지로 이전한 학평리 고인돌 등과의 관계설정 등에 있어 새로운 연구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겹입술토기'로도 불리는 겹아가리토기는 청동기시대 문화층에서 빈도 높게 발굴되는 유물이나 이번 경우는 종류가 매우 다양한 점이 주요 특징이 되고 있다.

마제석검과 마제석촉은 재료는 돌[石]이나 청동기시대에도 사용됐던 유물로, 방추차와 함께 한반도 전역에서 고루 출토되고 있다.

충북대 출신의 하문식(역사학과) 세종대학교 교수는 "유구와 유물의 출토 양상으로 볼 때 기원전 10세기 전후인 청동기 전기의 문화층으로 사려 된다"며 "특히 비파형동검이 충북 내륙, 그것도 생활유적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학술적인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 조혁연 객원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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