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김희란기자] '고깃집' 하면 떠오르는 분위기가 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불판의 열기와 숯불의 연기가 고깃집이다. 누군가는 희생해야 다른 이들이 맛있는 고기를 즐길 수 있다. 다소 불편한 공기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깃집을 찾는다.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인생은 고기서 고기' 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고기를 사랑하는 이들이 많아서다. 갈비스토리는 고깃집의 불편한 편견과는 거리가 멀다. 천장에서 늘어지는 거대한 환풍기 없이도 청정한 공기가 유지된다. 테이블 아래로 각각의 내부 환풍구를 만든 덕이다. 조명과 테이블, 바닥에도 깔끔한 주인장의 성향이 드러난다. 깨끗한 목재 바(bar) 테이블의 숯불 그릴 위에서 양갈비가 익어간다. 숯불이 채워진 화구만 십여 개. 화구마다 2~3명의 손님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모든 불판 위에 고기가 있고 손님들은 고기를 먹고 있지만 분주하게 손을 움직이는 손님은 없다. 대신 김준호 대표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적당한 시간 동안 앞 뒤로 정성껏 구워진 고기는 먹기 좋게 잘려 손님 앞에 쌓인다. 손님들은 그저 그들의 시간을 보내다 잘 익은 고기를 즐기면 된다. 누군가…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청주 외곽 카페 프롬지의 주말은 여느 카페와 다르다. 빵 굽는 냄새와 영어 대화가 섞여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몇몇 아이들과 한서연 대표가 영어로 대화하며 베이킹 수업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서연씨의 다정한 어투에 귀를 기울인다. 만들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직접 빵이나 쿠키를 굽는 과정은 그 자체로 재미있는 경험이다. 이런 경험에 영어를 섞으니 영어에 대한 거부감은 사라지고 흥미는 더해진다. 만드는 내내 모르는 영어로 설명을 들어도 어찌된 영문인지 척척 알아듣고 금세 따라한다. 엄마들의 손에 이끌려 찾아온 아이들도 영어 베이킹 수업을 들으며 빵을 굽고 나면 한층 성장한다. 직접 만들어 먹는 디저트 이상의 새로운 추억이다. 다음 번에 엄마 손을 이끌고 프롬지를 찾는 것은 아이들이다. 보통 사람들에게 Z는 알파벳의 끝, A부터 시작한 일의 마무리를 상징한다. 서연씨에게 Z는 새로운 시작이다. 살아온 길에서 조금 벗어나 새롭게 시작한 공간을 만들며 '프롬지(FROMZ)'라 이름지은 이유다. 능숙한 영어를 구사하는 서연씨는 어려서부터 영어를 좋아하던 사람은 아니었다. 20대 중반까지는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현방'은 조선시대 왕실의 소고기 공급과 국가 재정 보탬을 위해 개설된 소고기 전문 판매점을 말한다. 지난해 청주 복대동에서 문을 연 '조선현방'은 '조선시대 쇄국정책이 아니었다면…'이라는 가정으로 시작했다. 발상부터 독특한 이곳에서는 푸드큐레이터가 제안하는 새로운 고기를 맛볼 수 있다. 조선현방이 현재 판매하는 고기는 블랙앵거스 소고기와 이베리코 돼지고기, 듀록 품종의 발효숙성 돼지고기 등이다. 처음에는 한우와 한돈을 취급했다. 비싼 가격에도 국내산을 선호하는 손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숯불에 한우를 고집하다 보니 처음 몇 점을 제외하고는 금세 과하게 익어버려 제 맛을 내지 못했다. 돼지고기는 날씨에 따라 상태가 달라졌다. 언론 미디어 업계에서 혁신으로 이름 난 엄호동 대표가 퇴직 후 자신있게 도전장을 내민 곳이다. 생각했던 것과 다른 현실에 주춤했던 호동씨는 과감히 음식에도 혁신을 더하기로 했다. 개업 몇 달만에 숯불을 뺐다. 숯불을 빼고나니 굳이 한우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불판에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찾았다. 마냥 기름진 고기를 선호하는 대중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좋은 사육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란…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지난여름 청주 비하동에 깜짝 휴양지가 등장했다. 도심에서 10분 거리임에도 물놀이를 즐기며 자연 속에서 먹고 마시는 휴가가 가능해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7월 중순 문을 열어 더위가 가시기까지 짧은 기간 동안 5천여 명의 방문객들이 이곳을 찾았다. 부모산 등산로로 향하는 굴다리를 지나자마자 모습을 드러내는 '부모산스토리'다.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것은 도심 속 시민들에게 잠재된 일종의 로망이다. 아무리 가까운 계곡도 한 시간 이상 소요되는 청주에서는 더욱 목마른 욕구였다. 김학선 대표는 이런 수요를 파고들었다. 굴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도심과 부모산의 자연이 어우러지는 자리를 그냥 두기에는 아깝던 차였다. 여름을 목표로 공사를 시작해 6개월 여 만에 모습을 갖췄다. 1천500평에 달하는 대지에 식당과 글램핑 공간, 바비큐장과 수영장이 조성됐다. 수영장과 이어지는 수로 위에는 발을 담그고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의자와 테이블을 뒀다. 안전한 수영장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가족들은 물에 발을 담근 채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위험 요소가 없는 곳에서 즐기는 휴양에 계곡에서 즐기는 것 이상의 즐거움이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한 떨기 꽃이 피었다. 장미, 작약, 모란 등 여러 꽃이 떡 위에 살포시 앉았다. 계절과 관계없이 용다영씨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꽃들은 향기는 없지만 달콤하다. 형태가 없던 백앙금이 천연색소와 식용색소를 만나 각각의 색을 입고 다영씨의 손길을 기다린다. 한잎 한잎 모양을 더하면 금세 꽃망울이 터진다. 처음에는 그저 취미생활의 일부였다. 워낙 손재주가 좋아 어깨너머 배운 뜨개질과 재봉틀로 아이들의 옷을 직접 만들어 입혔다. 작은 목도리에서 모자로, 조끼로 아이들의 겨울이 엄마의 손으로 따뜻해졌다. 쇼핑몰에서 일할 때는 제품 촬영을 도맡아 작품 사진을 찍어내기도 했다. 스스로 터득하는 촬영 기법은 재미있었다. 손으로 하는 일은 자신감이 있었다. 피부가 약한 아이들을 위해 먹는 것까지 직접 만들어주고 싶었다. 밀가루를 먹이고 싶지 않아 다가선 것이 쌀로 만든 디저트다. 바나나 쌀 빵이나 수박 떡 등 예쁜 모양에 맛까지 더해진 것들이 많았다. 바깥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나는 아이들도 다영씨가 만들어주는 엄마표 간식에 맘 놓고 맛을 들였다. 아이를 키우면서 만난 단짝 친구가 플라워케이크를 소개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소고기를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육회처럼 날 것 그대로 신선한 고기에 약간의 양념을 더해 음미하기도 하고 각 부위를 구워내거나 찜으로 먹기도 한다. 주재료가 되거나 다른 재료의 풍미를 살리는 역할을 내세워 국이나 탕으로도 먹는다. 같은 부위도 조리하는 방법에 따라 다른 맛을 내고 등급이나 숙성도에 따라서도 맛이 확연히 달라진다. 개인의 경험에 따라 소고기는 서로 다른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청주 강서동에 위치한 한우 레스토랑 '수이재1928'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새로움이다. 지금껏 맛본 것과는 다른 방식의 소고기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곽 도로변에 위치한 한옥 마당으로 들어서면 전통적인 처마와 대들보를 그대로 살린 고혹적인 고옥이다. 그저 오래된 한옥이 아니라 제대로 지어진 전통 한옥이다. 1928년 지어졌던 한옥을 분해해 목재를 손질하고 전통 방식 그대로 재조립한 것이다. 경상도 어딘가에서 수십년을 지키다 이혜정 대표의 눈에 띈 고옥은 청주 강서동에서 다시 고운 자태를 갖췄다. 높은 천장 밑으로 갖춰진 십 여개의 목재테이블은 숯이 들어갈 공간을 품었다. 두 번 구운 숯으로 각 테이블에서 소고기를 바로 악혀 제공하기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추억의 맛집' 찾기가 어려운 시대다. 업종을 불문하고 우후죽순 생겼다 몇 년 지나지 않아 사라지는 식당들이 넘쳐난다. 20여 년 전 충북대 인근을 누비던 맛객들에게는 몇몇 추억의 맛집이 남아있다. 정문 근처 '둥지족발(둥지마을왕족발)'도 그중 하나다. 김정순 대표는 우체국 옆 작은 가게였던 둥지족발을 이어받았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남편 대신 두 아들을 위해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을 때다. 1995년 청주에 발을 들이면서 정순씨는 네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김밥을 말아서 납품하는 일부터, 식당 일이나 신문 배달까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몸을 혹사시켰다. 잠조차 사치였다. 하루 2시간쯤 눈을 붙이는 것 외에는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일했다. 발이 퉁퉁 부어 서 있지도 못하기 일쑤였다. 십수 년 전 일했던 족발집의 경험 덕분인지 작은 족발 가게를 넘겨받을 기회가 왔다. 그간 모은 돈에 대출을 더해 둥지족발을 인수했다. 처음 몇 년은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족발을 삶는 낮 동안에는 다른 식당에서 일해 생활비를 충당했다.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었다. 손님보다 많은 사람들이 배고픔을 호소하며 가게에 들어왔다. 남는 밥이 있으면…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한적한 시골길 끝 울창한 숲 사이로 기와지붕이 얼핏 모습을 드러낸다. 예스러움이 가득한 한옥 건물은 가까이 다가설수록 웅장한 규모다. 정성이 엿보이는 조명과 나무로 구성된 조경부터 주인장이 하나하나 들어 나른 돌 더미가 곳곳에 보인다. 몇 개의 테이블까지 놓인 너른 마당은 별도의 야외 카페로도 손색없을 만큼 운치 있게 꾸며졌다. 그 자체로 느낌 있는 돌계단에 올라서면 한눈에 다 담기지 않는 커다란 한옥 건물이 손님들을 반긴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촌스러움과는 거리가 멀다. 되려 다른 세상의 것인 양 세련됐다. 도심에서는 쉬이 보기 어려운 과거와 현대의 적절한 조화다. 통유리로 된 자동문이 열리면 방문객의 입도 함께 벌어진다. 한옥의 특색을 그대로 살린 대들보와 높은 천장, 다양한 디자인의 식탁과 의자가 시원하게 배치된 유리 구조물과 어우러진다. 바닥의 돌조각도 그냥 있는 것이 없다. 입구를 기준으로 왼쪽, 오른쪽, 가운데, 계단 위로 펼쳐지는 2층까지 서로 다른 분위기로 꾸며져 시선을 돌릴 때마다 새롭다. 류재민 대표는 편안한 공간을 찾고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쉼 없이 달려온 10여 년은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다른 일상이었다.…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바야흐로 백세시대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건강에 관한 관심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미디어에서는 연일 새로운 슈퍼푸드를 소개하고 곧이어 다른 채널에서 해당 콘텐츠를 판매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난생처음 들어보는 식재료들이 유행처럼 번지고 곧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된다. 수십 가지의 건강 식재료들이 오고 가는 동안에도 꾸준히 건강식의 대표주자로 거론되는 것이 있다. 다양한 채소를 주재료로 한 샐러드다. 건강에 좋다는 것은 알지만 일반 가정에서 다양한 종류의 샐러드를 챙겨 먹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샐러드의 기본이라 여겨지는 양상추, 양배추 등 부피가 큰 채소는 끝까지 신선하게 먹기 어려운 재료 중 하나다. 골고루 먹고자 할수록 남는 것도 많아진다. 한두 끼는 맛있게 먹을 수 있어도 곧 신선도가 떨어진다. 조리해서 먹는 것과 달리 샐러드용 채소는 신선함이 가장 중요하다. 이하영 대표는 이런 고민을 사업으로 연결했다. 샐러드로 세끼를 내리먹어도 물리지 않을 만큼 좋아했기에 가능했다. 하영씨에게 샐러드는 이런저런 재료를 바꿔가며 혼자 먹던 음식이었다. 양이 많아 늘 똑같이 깔아야 하는 채소들 위에도 여러 가지 토핑을 더 하면 새로운…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지난해 겨울 청주 성안길 고객 주차장의 입구에 낯선 이름의 가게가 문을 열었다. 제법 오래돼보이는 하얀 건물에 쓰인 서림문화회관이라는 간판은 '이런 곳에 문화회관이?' 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문화회관의 사전적 정의는 '문화적 소양을 높이기 위해 일정 설비와 수단을 갖춰놓은 회관'이다. 보통 지역에서 규모있는 공연이나 전시 등이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곳을 말하기도 한다. 얼핏 살펴도 흔히 우리가 아는 문화회관 같지는 않다. 눈으로 입구를 더듬어 조심스레 다가서면 간결하게 '커피'라고 쓰인 작은 표식이 보인다. 내부는 상상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잔잔하게 흐르지만 어딘지 모르게 묵직한 음악을 배경으로 어두운 조명 아래 온통 짙은 색의 나무다. 왕좌를 연상시키는 고풍스러운 직각 의자들이 몇 개 놓인 바 형식의 테이블, 정성스레 커피를 내리는 직원들의 뒷모습이 보인다. 조심스레 한발 내딛으면 걸음을 따라 삐걱이는 바닥의 소리마저 음향 효과같다. 건물의 구조도 일반적인 사각형이 아니다. 멋대로 각이 진 벽면을 따라 시선을 돌리면 또 다른 무언가가 나타날 듯 기대감이 든다. 계단을 올라서면 새로운 분위기다. 조금 밝아졌지만 조금 더…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추석은 농사의 결실을 보는 절일로 그동안 농사를 잘 하게 해준 것을 감사하는 농공감사일이기도 하다. 보름달은 알이 꽉찬 곡물의 모습을 닮았다. 추석이 다가오며 들녘이 황금색으로 물들고 있다. 농부들의 일년치 수고를 머금은 벼들이 수확을 기다린다. 여느 해보다 조금 이른 추석을 맞아 '진천임가네쌀'을 운영 중인 청년 농부 임기훈 대표를 만나봤다. '진천임가네쌀'은 다소 독특한 유통구조를 거친다. 기훈씨가 진천에서 농사지은 벼를 도정해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다. 8년 전부터 시작한 생산 판매는 현재 청주와 진천 등 100여개의 식당과 700여 가구에 배달된다. 쌀에 생산지와 자신의 성을 붙인 '진천임가네쌀'이라는 이름은 투박하지만 간결해 기억에 남는다. 소비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것은 무게가 꽤 나가는 쌀의 특성을 고려한 서비스이자 직접 생산한 쌀에 대한 자신감이다. 임 대표가 어렸을 때부터 농사를 지어오신 아버지는 일손이 부족할 땐 늘 장남만 찾으셨다. 친구들은 뛰어놀기 바쁜 시간, 논으로 부르는 것이 싫었다. 투덜대면서 아버지를 도왔지만 농사일을 시작한 뒤에는 어깨너머로 봤던 작업들이 귀한 밑거름이 됐다. 농사를 직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동화 속 그림 같다. 교통량이 엄청난 도로 옆 번잡한 길의 끝에 있지만 단연 눈길을 끈다. 하얀 외벽과 넓은 창 위로 작은 해와 달의 가운데 '오후의 과자점'이라고 쓰였다. 작은 글씨지만 누구나 돌아볼 법하다. 디저트를 먹는 시간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 그것을 정한다면 오후일 확률이 높다. 점심 식사가 끝난 나른한 오후, 달달한 디저트 한 조각이 생각날 때다. 축 처진 몸과 마음이 맛있는 한 입으로 저녁까지 버틸 힘을 얻는다. 맛 뿐 아니라 예쁜 모양과 영양 균형까지 맞췄다면 더할 나위 없는 간식이다. 박영선 대표가 운영하는 타르트 전문점 오후의 과자점은 그런 디저트를 내놓는다. 영선씨는 어렸을 때 과자를 좋아했다. 7남매의 경쟁 속에 과자 하나를 차지하면 행복한 날이었다. 몰래 숨어 한 입씩 아껴 먹던 그 시절의 향수를 과자점이라는 이름에 슬쩍 담았다. 제과 제빵을 시작한 후로는 줄곧 직접 구운 과자만 입에 닿는다. 알고 먹으니 그 이상 맛있는 과자는 없어서다. 요리에 흥미를 느낀 건 계절마다 제철 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해주시던 어머니 덕이다. 끝까지 파고드는 영선씨의 성격은 단순히 요리를 좋아하고 식품영양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으레 삼겹살집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몇 가지 반찬과 고기 불판, 손바닥만 한 쌈 채소 한 접시다. 그런데 이곳은 다르다. 삼겹살보다는 쌈밥집에 가까운 그림이다. 아니, 어지간한 쌈밥집보다 훨씬 많은 쌈 채소가 등장한다. 주문과 동시에 식탁 위가 풍성해진다. 텃밭을 통째로 옮겨오기라도 한 듯 십여 가지의 쌈 채소가 묵직하게 등장한다. 상추, 치커리, 깻잎 등 흔히 볼 수 있는 쌈 채소부터 셀러리, 케일, 당귀, 적치, 비트잎 등 다소 귀한 대접을 받는 채소들은 물론 이름 모를 낯선 채소도 몇 개나 더 있다. 봄이나 가을처럼 풍성한 계절에는 30가지 종류에 달하는 쌈 채소가 나오기도 한다. 직접 키운 것이 아니면 내지 않는다. 고향축산물불고기는 20여 년 전부터 쌈 채소로 유명했던 삼겹살 가게다. 고향축산물 쌈 채소 농장이라는 이름으로 직접 농장을 운영했기에 사계절 신선한 쌈 채소 제공이 가능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아침을 열고 가게 운영 외의 시간은 농장 운영에 힘쏟는다. 김주일 대표는 육거리에 본점을 운영하는 부모님의 뒤를 이어 3년 전 용담동에 직영점을 열었다. 같은 일을 하지 않았으면 했던 부모님의 뜻을 따라 서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문을 열지 않아도 향기가 새어 나온다. 여러 가지 향이 섞였지만 그대로 좋다. 수제비누와 향초, 디퓨저, 석고 방향제 등이 각각의 향기를 내뿜는 곳은 청주 성화동에 있는 '비누베이커리'다. 내부로 들어서면 한편에 진열된 제품들이 빼곡하다. 비누는 물론 샴푸와 린스, 주방세제나 화장품, 모기퇴치제와 코 스프레이 등 실생활에 가까이 쓰이는 모든 제품은 천연 재료로 만들었다. 이 계절 가장 인기 있는 건 제라늄, 티트리, 유칼립투스 등을 이용한 모기퇴치제다. 간혹 모기를 죽일 수 있냐고 묻는 손님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체 무해한 벌레 퇴치 용도라는 것을 알기에 믿고 구매한다. 시중 제품을 사용하기 부담스러운 어린아이들을 위해 만든 모기퇴치밴드도 찾는 이들이 많다. 이창화 대표가 비누베이커리를 운영한 것은 벌써 10년 차다. 처음 본인의 극건성 피부와 첫째 아이의 아토피 때문에 건전한 취미로 골랐던 비누 만들기다. 가벼운 취미로 시작했지만 자격증을 하나둘 취득했고 기회가 닿아 공방 자체를 넘겨받게 된 뒤 이제는 부정할 수 없는 10년 경력의 전문가가 됐다. 천연 제품이 좋다는 말에 무작정 시작했지만 본인의 피부에 맞는 재료를 찾고 효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그야말로 초록, 그 자체다. 커다란 온실을 연상케 하는 통유리 2층 건물 안으로 초록이 비친다. 도심 속 아스팔트 위에 있지만 '자연'이다. 유리창 조차 연둣빛으로 보일만큼 식물들로 가득한 이곳의 문을 열면 숲 속에 온 듯 상쾌한 식물의 기운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계단 옆 높은 천장에 닿을 듯 시원하게 뻗은 한 무리의 대나무부터 야자수를 비롯한 각양각색의 대형 식물들이 가득하다. 작은 선인장이나 수경식물, 다육식물도 선반에 놓였다. 곳곳을 차지하고 있는 식물이 그 자체로 훌륭한 장식이 되는 '플랜테리어'의 정석이다. 커다란 화분에 숨겨지기라도 한 것처럼 이질감 없이 배치된 테이블은 피서를 즐기는 듯한 편안한 표정의 손님들이 채웠다. 비오는 습한 날씨에도 실내에는 산뜻함만 감돈다. 청주 2순환로 LF몰에 문을 연 가드닝카페 '센티에레'는 순식간에 입소문이 났다. 한여름 무더위나 쏟아지는 빗줄기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모여든다. 전에 본 적 없는 규모의 실내 정원에서 날씨와 무관한 청량함을 즐기고 싶은 이들이다. 센티에레를 책임지는 오하나씨는 가드닝카페의 표면적인 장점 외에도 맛있는 커피까지 자부한다. 몇 년 전 직장을 다니다 인
[충북일보] 가끔 먹는 간식 정도로 치부되던 빵의 위상이 달라진지 오래다. 밥만큼이나 빵을 많이 먹는 이들도, 오직 빵 맛을 보기 위해 '빵지순례(전국 유명한 빵집을 찾아다니는 일)'를 떠나는 이들도 늘었다. 30여 년째 빵을 만들고 있는 김주현 대표는 이 같은 변화가 반갑다. 고객들의 취향은 속속 변하지만 늘 연구하고 노력하는 그에게는 그또한 즐거운 일이다. 처음 빵을 시작한 건 8살 터울 형님의 제안이었다. 우유식빵 하나의 가격이 짜장면 가격과 맞먹을 때였다. 슈퍼에서 파는 빵은 대중화 돼있었지만 당시 제과점 빵은 부잣집에서나 먹을 수 있는 고급 음식이었다. 지금은 흔히 먹는 케이크도 가족 중 누군가의 생일에나 한번 구경할 수 있을만큼 생소했다. 매일 새벽 일어나 반죽을 하고 빵을 굽는 일은 늘 좋다. 적어도 하루 서너개씩, 30년 세월을 따지면 수 만개의 빵을 먹었지만 여전히 새롭게 맛있다. 경기도 지역에서 일을 배우고 빵집을 운영하다 결혼을 하면서 충청도에 발을 들였다. 시기에 맞춰 기회가 닿아 음성 금왕에 있는 마트 오픈과 함께 김주현베이커리의 문을 열었다. 15년 째 운영 중인 가게를 두고 혁신도시에 새로운 가게를 연 것은 지난해 가을이다
[충북일보] 무심천변을 따라 달려온 두 대의 자전거가 나란히 발길을 멈춘다. 자전거에서 내린 남녀가 들어서는 곳은 화덕피자와 파스타 전문점 '타볼라'다. 안순봉 신수옥 대표는 서로 다른 시작으로 이탈리안 요리에 빠져지냈다. 영양사가 되길 원하셨던 부모님 몰래 대학 진학 후 학과를 바꿔 요리를 시작한 수옥씨와 고등학교 때부터 조리사자격증을 하나하나 취득해 나가던 순봉씨는 한참 험하게 일을 배우던 현장에서 서로를 소개 받았다. 시간을 쪼개 겨우 만난 두 사람의 첫 만남도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다. 대화가 시작되자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식사를 위해 시켰던 메뉴 이외에 서너개의 음식을 더 시켜먹으며 깊은 대화가 이어졌다. 결혼을 결심하는데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몇 달간의 연애와 결혼, 출산과 육아까지 병행한 세월동안 주방 경력은 늘어갔고 욕심도 생겼다. 부부가 꾸리는 둘만의 가게를 구상했다. 메뉴를 고심하고 자리를 결정하는데 1년 여의 시간을 보냈다. 오랜 의견 조율 끝에 수옥씨의 고향인 청주로 마음을 굳혔다. 부동산이 있던 무심천 변 2층의 조망에 빠져 다른 가게는 보이지도 않았다. 그렇게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렸다. 타볼라에 들어서면 가
[충북일보] 아름다울 미(美)와 맛 미(味)를 합친 '미미(美味)'는 유명한 요리 만화에서 극적인 맛을 표현할 때 쓰여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소설가 박완서는 '닮은 방들' '휘청거리는 오후' 등의 작품에서 좋은 맛을 '미미'로 적기도 했다. 미미당은 이런 좋은 맛을 일컫는 '미미'와 쌀 미(米)를 사용한 '미미(米味)'의 중의적 표현이다. '미미카츠'와 '미미당'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당(堂)'을 선택한 것은 맛좋은 집으로 손님들을 초대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가벼운 한끼 식사라도 자랑할만한 재료로 만들어 대접하고 싶었다는 배명덕 대표의 가게 '미미당'은 예쁜 외관과 깔끔한 내부를 자랑한다. 미미당이 사용하는 우리나라 쌀로 만든 생면 쌀국수는 글루텐이나 방부제가 없어 며칠을 내리 먹어도 속이 편안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발을 들이는 손님들이 많은 이유다. 여기에 제주산 청정 생등심으로 만든 수제 돈카츠가 함께 한다. 쌀국수와 돈카츠는 흔히 볼 수 있는 식사 메뉴지만 이 둘이 함께하는 미미당의 메뉴 구성은 조금 낯설다. 미미당에서 판매하는 것은 여느 쌀국수 가게나 돈카츠 집에서 봤던 메뉴가 아니다. 쌀국수는 신선한 야채가 듬뿍 담긴 샐러드쌀국수를 비롯해…
[충북일보] 첫사랑의 싱그러움이 가득하다는 '애쁘르과수원'이 지난해 농업회사법인 '애쁘르팜'으로 거듭났다. '애쁘르'는 윤보근 정은혜 부부가 운영할 사과 과수원의 이름을 고심하다 '애플'을 빨리 발음한 귀여운 어감으로 선택받았다. 미원에서 나고 자란 보근씨와 20여년 전 부모님의 귀농으로 미원에 발을 들인 은혜씨는 초등학교 동창이다. 어려서부터 똑부러진 성격을 자랑하던 은혜씨는 새까만 개구쟁이 보근씨의 첫사랑이었다. 추억 속의 초등학교 친구로 남을 뻔했던 이들은 대학 시절 동창회를 통해 다시 만났다. 이번엔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한 보근씨가 은혜씨의 마음에 들어왔다. 이들에게 농업은 필연적인 무엇이었다. 부모님의 과수원을 잇고자 미래를 계획하던 보근씨는 농업고등학교를 거쳐 한국농수산대학에서 과수학과를 전공하고 있었다. 은혜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농업기술원에서 인턴 생활 중이었다. 다시 만난 이들은 6개월만에 결혼을 결심했고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24살 어린 나이에 함께 미원에 정착했다. 보근씨의 부모님이 심어두신 사과나무가 이들의 현재이자 미래가 됐다. 3천평 규모의 과수원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했다. 청년 농부들이 그린 신혼의 단꿈은 함께 사
[충북일보] 청주 방서지구에 문을 연 지 2달 남짓 된 닭강정 가게 '국민닭강정'에는 자칭 오래된 단골이라며 문턱을 넘는 손님들이 많다. 여기에만 있는 독특한 닭강정 맛에 빠졌다며 찾아오는 손님이 여럿인 이유는 '빨강트럭' 덕분이다. '빨강트럭'은 국민닭강정을 운영하는 김도예 대표와 김도은 대표의 부모님이 7년 전 진천과 청주 등지에서 시작한 닭강정 푸드트럭이다. 닭 다리 살로만 튀겨내 비법 소스를 더한 닭강정은 플리마켓이나 장터를 주기적으로 찾으며 곳곳에 단골을 만들었다. 지금은 4대의 '빨강트럭'이 전국을 달리며 손님을 찾아가고 있다. 국민닭강정을 운영하는 도예씨와 도은씨는 자매다. 6살 터울이지만 단짝 친구 못지않은 호흡을 자랑한다. 도예씨와 도은씨는 각자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함께 머물며 직장 생활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자영업에 종사하신 부모님은 한 번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셨지만 자매의 눈에는 어느덧 나이든 부모님이 보였다. 동생 도은씨가 먼저 직장을 그만두고 부모님의 푸드트럭을 따라나섰다. 미술과 만들기, 요리 등 손으로 하는 것은 모든 자신 있던 도은씨였다. 6개월간 부모님을 따라다니며 아버지의 반죽과 튀김 기술 등을 배웠다. 같은…
[충북일보] "Fine, thank you. and you?" 대한민국에서 영어 교육을 받은 이들이라면 뇌리에 박혀있을 영어 문장이다. 수제과일청 전문점 '파인땡큐레몬'은 이 문장을 살짝 비틀어 과일과 접목시켰다. 박송이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레몬을 붙여 농담처럼 나누던 부부의 대화는 송이씨의 첫 사업자명이 됐다. 어느덧 10년차 주부 내공을 뽐내고 있는 송이씨가 처음 청을 담그기 시작한 것은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다. 가족력 때문에 당뇨나 신장질환을 늘 염두에 뒀던 송이씨는 '하얀 가루'를 의도적으로 기피했다. 아이들이 태어난 뒤에는 더 단호해졌다. 백설탕 대신 매실청이나 오미자청, 과일 등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원재료의 GMO, 방사능 등도 꼼꼼히 따졌다. 가루가 꼭 필요할 때는 유기농 비정제원당을 활용했다. 송이씨의 입맛에 길들여진 남편도 바깥음식은 잘 먹지 않는 만큼 건강을 자신했다. 그들의 믿음을 뒤엎은건 '음료'였다. 비교적 마른 체형의 남편이 건강검진에서 '마른 비만'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일 하면서 무심코 마셨던 믹스커피와 탄산음료가 문제였다. 기본 7~8잔씩은 마신다는 남편의 말에 송이씨는 건강한 음료를 생각하게 됐다. 계절
[충북일보] #청주이자카야 #쿠라이 #숙성회맛집 #가성비끝판왕 '이자카야'는 술과 요리를 제공하는 일본 음식점을 말한다. 청주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몇몇 이자카야가 영업을 시작한 것은 7~8년 전부터다. 전에 보지 못했던 인테리어와 메뉴 구성을 선보인 이자카야는 횟집으로는 아쉽고 일식집으로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젊은 층부터 사로잡았다. 숙성회와 함께 나가사키 짬뽕, 생선구이, 튀김, 샐러드 등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장소였다. 낯선 가게가 순식간에 전 연령층을 사로잡게 된 데는 맛과 가격을 만족시킨 가성비에 멋스러운 분위기가 더해진 것이 주효했다. 청주 청원구 율량동에 위치한 이자카야 '쿠라이'를 운영 중인 조영빈 대표는 식당일로 잔뼈가 굵었다. 100평에 가까운 호프집에서 일을 시작해 조개 전문점과 참치 전문점에서 일을 익혔다. 주방 보조로 철판과 바닥을 닦는 일부터 세 번째 음식점 메뉴판에 적힌 모든 메뉴를 다룰 수 있게 되기까지 몇 년의 시간을 보냈다. 눈 뜨자마자 뛰어다녀 일을 마치면 쓰러져 잠들기 바쁜 시간이었다. 그간 혼자 밥을 차려 먹는 수준이었던 음식 솜씨는 누구 앞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가 됐다. 영빈씨는 중학교
[충북일보]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으로 치즈와 요거트를 빼놓을 수 없다.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엄마들의 마음은 꼼꼼하게 제품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된다. 여러 기업이 유가공품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제품의 맛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 여러 목장의 원유를 모아 균일한 맛을 만들기 때문이다. 목장마다 다른 환경에서 다른 것을 먹고 자란 소들의 젖이 같은 맛일 리 없다. 어릴 적부터 소들과 함께 놀며 자란 이원호 대표는 이 점이 아쉬웠다. 원호씨의 아버지가 운영 중인 재원 목장에서는 현재 90여 마리의 젖소를 키운다. 이 목장은 지난 2009년 충북에서 첫 HACCP 인증을 획득했다. 1985년 아버지가 대학 등록금 대신 송아지 2마리를 선택한 것이 낙농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공부 잘하는 큰아들 원호씨에게 목장을 이어받으라 강요하지 않으셨다. 태어나면서부터 늘 젖소와 함께였던 원호씨지만 미래에도 함께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가 목장을 이어받기로 결심한 것은 아버지의 시작처럼 대학에 입학할 즈음이다. 원호씨는 송아지 대신 축산학 전공을 선택했다. 체계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축산업은 재미있었다. 일상으로 부딪히던 목장 생활 덕에 실질적으로
[충북일보] #수제초콜릿 #청주초콜릿공방 #초콜릿카페 #쪼꼬쪼꼬 초콜릿은 다소 억울하다. 충치, 여드름, 비만 등 오랜 세월 준 초콜릿이 쌓아온 편견의 틀이 '초콜릿'에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 모든 누명은 설탕과 지방으로부터 비롯됐다. 카카오 버터와 카카오매스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진짜' 초콜릿 대신 유통 편의상 설탕과 지방을 섞어 만든 다양한 형태의 준 초콜릿들이 오랜 세월 초콜릿의 자리를 대신했기 때문이다. 수제 초콜릿은 상대적으로 설탕 함유량이 적고 카카오 함량이 높다. 수제 초콜릿 가게가 속속 생겨나면서 대중의 오해는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청주 서원구 산남동 어느 골목에 있는 '앗녕 초콜릿' 권효주 대표는 초콜릿의 진짜 모습을 대중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안녕'이라는 단어는 헤어짐을 연상시키는 것 같아 조금 더 발랄한 느낌의 '앗녕'을 택했다. 학창시절 친구와 문자로 주고받던 귀여운 인사를 떠올려서다. 마트나 슈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느 초콜릿들을 좋아하던 효주씨가 처음 수제 초콜릿을 접한 건 20대 초반 일본 여행을 통해서였다. 우연히 들어선 어느 골목 작은 가게에서 만난 수제 초콜릿은 그동안 좋아했던 시판 초콜릿들과는
[충북일보] 첫맛은 눈으로, 끝 맛은 혀로 즐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화려한 모양새를 갖춘 달콤한 이 음식은 일본 전통 과자인 '화과자'다. 화과자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디저트 교육 스튜디오 '온정'은 남문로2가를 지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돌아볼 법한 예쁜 외관을 가졌다. 분홍색 간판과 빨간 테두리의 투명한 유리 속으로 보이는 것은 분홍색으로 덮인 벽과 원색의 테이블이다. 한편에 놓인 화과자와 양갱 역시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시선을 끈다. 작은 꽃과 잎으로 온통 뒤덮인 화과자가 있는가 하면 수십 개의 빗금으로 무늬를 대신한 것도 있다. 어떤 것은 그 자체로 꽃 같고 어떤 것은 과일의 모양을 닮았다. 환한 미소로 온정을 더 화사하게 밝히는 강도현 대표는 화과자의 모양에 반해 화과자를 시작하게 됐다. 과거 웨딩업계에서 일했던 그는 답례품 형식의 화과자를 통해 첫 화과자를 만났다. 귀한 손님에게 정성을 표현하기 적합한 화려한 모양에 먼저 눈길이 갔다. 쿠키나 떡과는 또 다른 달콤한 맛에도 마음을 빼앗겼다. 가끔 집으로 가져가면 딸보다 화과자를 더 반기는 아버지의 애정에 직접 만든 화과자를 대접하고 싶어졌다. 서울에서 공방을 다니며 직접 만들어 보니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후보, 법 개정으로 지역 부흥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후보는 법 개정에 무게를 뒀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을 당당하게', '상당구를 상당하게' 등 공약을 크게 2개 파트로 분류했다. 첫 번째 부분인 대한민국을 당당하게 공약에선 △판·검사 등 국가 공무원과 변호사를 분리 선발하는 시스템 마련 △검찰청의 기소청 전환 △검사의 특활비 축소 △저출생 정책 수립 추진 등을 제시했다. 이처럼 이 후보는 주로 사법시스템 개혁 방점을 찍었다. 대체로 현행 법을 개정해 잘못된 국가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것이 골자다. 공약 중에 또 눈에 띄는 부분은 SK하이닉스 지원 등 미래 산업 육성이다. 청주 지역경제의 한 축인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공정(M15, M17) 증설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공약이다. '상당구를 상당하게' 부문에는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교육 등의 공약이 담겼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와 상업지역 공동주차구역 관리제를 도입하는 공약과 근로자 법적 지위 향상을 위한 '상조휴가법' 신설 등이 눈에 띈다. 또 △아동수당으로 월 20만원을 지급 △기업 대상 청년인력 유지지원금 혜택 부여 △다함께 돌봄센터 설치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경로당에서 노인을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60대가 검찰에 넘겨졌다. 청주상당경찰서는 특수협박·폭행 혐의로 A(61)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3일 오후 2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한 경로당에서 노인 B(77)씨를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술을 마시고 경로당을 찾았다가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출입을 거절당하자 "왜 나는 이용을 못 하냐"며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계속해서 소란을 피우자, 경로당 안에 있던 B씨가 "왜 욕을 하냐"며 제지했고, 이에 격분한 A씨는 주먹으로 B씨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가 폭행을 당한 뒤 112신고를 하자 흉기를 들고 "죽여버리겠다"며 난동을 부린 것으로도 파악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긴급 체포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지역경제와 회원사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차태환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지역 상공인 권익 향상을 위한 본연의 기능과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다짐을 담담한 어조로 밝혔다. ◇청주상공회의소가 확산시킬 신(新)기업가 정신은. "기업의 역할에 있어서 사회적 가치 창출이 중요해졌다. 기업이 가진 혁신역량과 기술, 자본, 아이디어를 활용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기업의 새로운 역할에 부응하겠다.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들을 위한 쉼터버스 제작, 위기청소년 심리상담과 일자리 제공, 저출산 극복을 위한 돌봄환경 개선사업 등 기업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뿐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가 비즈니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 ◇지역내 소비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촉진방안에 대한 구상이 있나.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우리 지역의 행사에 저희들이 이제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좀 도움을 드리거나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소비 촉진 챌린지에 동참했다. 이같은 방향으로 청주상의에 대기업, 중견, 중소기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