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처음의 기억은 강렬하다. 어떤 음식은 처음 맛봤을 때의 느낌으로 그 음식에 대한 인식이 결정되곤 한다. 첫입에 만족스러워 손꼽는 메뉴가 되거나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다시 입에 대고 싶지 않아질 수도 있다. '청춘국물닭발'을 운영 중인 오승근 대표와 이현우 이사는 생각지도 않았던 첫번째 닭발에 인생을 걸었다. 20대 초반 아르바이트 자리가 나와 우연히 들어섰던 가게다. 닭발을 먹어본 적 없던 오승근 대표는 청춘국물닭발에서 인생 첫 닭발을 맛봤다. 들이는 시간에 비해 먹을 것이 많지 않다고 생각해 손이 가지 않던 음식이었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분리되는 국물 닭발 맛은 상상했던 것과 달랐다. 뼈째 으스러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는 유지한 채 살과 뼈가 나뉘었다. 깔끔하게 매운맛이 적당히 씹히다 녹아내렸다. 걸쭉한 국물이 배어든 숙주나물은 아삭하게 씹히며 재미를 더했다. 끓을수록 깊어지는 국물맛이 국물 닭발의 매력을 확인케 했다. 몇 년간 닭발과 함께 일하며 확신을 얻은 승근 씨는 8년 전 가게를 넘겨받았다. 그사이 수많은 닭발 가게가 생기고 그 맛을 봤지만 청춘국물닭발의 맛에 충분히 청춘을 걸어볼 만하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해왔던 조
[충북일보] 붓이 지나간 자리에 색채가 남는다. 그 위로 다른 색을 섞어 무늬를 만든다. 스티커나 큐빅 등을 덧붙이기도 하고 캐릭터를 그려 넣을 수도 있다. 같은 디자인도 개인이 가진 특성에 따라 다른 느낌을 낸다. 기분과 취향에 따라 유지할수도 있고 언제든 바꿀수도 있는 유연함도 가졌다. 얼마간의 시간을 들여 완성하고 나면 한동안은 신체의 일부처럼 지니고 다니는 작은 예술 '네일아트'다. 손끝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면서 늘 조금씩 자라고 있는 손톱은 일생을 관리해야 하는 것 중 하나다. 장갑을 일상적으로 끼는 경우가 아니라면 무언가를 주고받을 때 쉽게 눈에 띄어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기도 한다. 지저분한 손끝을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 콩콩네일 홍은혜 대표는 스스로 손톱을 칠할 수 있을 무렵부터 여느 여자 아이들처럼 손톱 꾸미기에 관심을 가졌다. 매니큐어로 대충 발라봐도 한껏 멋을 낸 것 같은 효과를 느꼈다. 길고 쭉 뻗은 손톱은 손톱 관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한몫했다. 성인이 된 후 처음 받아본 네일아트는 그동안 혼자 해온 손톱관리와는 차원이 달랐다. 세심하게 모양을 잡고 색을 입히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하루종일 쳐다보고 싶어지는 것은 물론 다른…
[충북일보] 한낮의 햇살이 바닥을 채우는 깔끔한 내부에 고소한 버터 향이 퍼진다. 빈티지한 소품들 너머로 펼쳐진 하얀 테이블은 요일에 따라 그 용도가 다르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낮에는 20여 가지의 구운 과자류로 가득 채워진 베이크샵의 매대가 되는가 하면 다른 평일과 일요일에는 베이킹 클래스를 듣고자 찾아온 수강생들의 작업대로 쓰인다. 운리단길로도 표현되는 청주 운천동의 작은 골목에 나란히 자리 잡은 행복한부엌쟁이와 권하다 매장은 모녀가 각자 운영하는 스튜디오다. 20여 년 전부터 가정식 요리 클래스를 꾸려온 어머니를 보고 자란 권혜원 대표는 요리 그 자체는 물론 그것을 천천히 가르치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익숙했다. 가족이 먹을 음식을 만드는 재료는 당연히 가장 좋은 것이어야 했고 조리하고 담아내는 것까지 정성 아닌 것이 없었다. 어머니의 곁에서 일을 돕다가 혜원씨의 손재주를 눈여겨본 수강생들의 요청으로 시작했던 것이 베이킹 클래스다.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먼저 자신의 메뉴를 개발하고 익혔다. 조소를 전공한 덕에 아기자기한 디저트의 모양은 작품처럼 완성된다. 매번 다양한 메뉴를 내놓기 위해 안 먹어본 구운 과자류가 없을 정도다. 차츰 베이킹 클
[충북일보] 고궁을 찾아가는 길은 멀지 않지만 조금 어렵다. 청주 율량동 번화가를 벗어나 상리 방면으로 구불거리는 비포장도로를 거치는 동안 몇 번의 고궁 표지판이 길을 잃지 말라는 듯 운전자를 독려한다. 이 길이 맞나 싶을 때 펼쳐지는 풍경은 그림 같은 캠핑장이다. 너른 잔디밭 위로 예쁜 삼각 텐트가 나란히 서 있다. 캠핑 의자와 테이블이 일행과 오붓한 바비큐 파티를 기다린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곳은 지난 5월 처음 손님을 맞았다. 고궁은 이전에 고궁떡갈비로 운영하던 자리다. 축산업에 종사하던 어머니 이금란 대표가 식당을 시작해보고자 수제 떡갈비와 손두부 등을 배운 뒤 가게를 시작했다. 딸 김보나 대표와 함께 국제요리경연대회 및 향토음식 경연대회 등에 출전하며 보장된 손맛을 가진 터였다. 접근성이 높지 않은 자리에서도 입소문이 나며 단체 회식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5년 정도 안정적으로 운영했지만 길어지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으면서 힘들어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고민을 거듭한 딸이 야외 바비큐장의 아이디어를 냈다. 넓은 마당을 활용해 몇 동의 텐트를 세우고 셀프로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바비큐를 시작했다. 손두부와 같이 조금씩 운영해보려 했지만 순식간
[충북일보]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다른 나라의 요리는 어색하다. 어느 나라의 음식은 어떨 것이라는 편견은 가까이 있어도 쉬이 다가가지 못하게 하는 문턱이다. 파스타나 피자, 햄버거처럼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적인 메뉴가 된 음식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이색적인 음식점을 발견하고 한번쯤 가보고 싶어도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을지 몰라서 문 앞에서 망설이게 된다. 청주 율량동에서 커다란 프랑스 국기가 나부끼는 '라룬(la lune)'은 프랑스 요리 전문점이다. 이상건 대표가 운영하는 이 곳은 지난 2019년 6월 문을 열었다. 우유, 치즈, 버터, 향신료와 와인 등을 주로 사용한 라룬의 프랑스 요리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지향한다. 색다른 요리를 만날 수 있는 비결은 주방을 담당하는 이 대표의 다양한 경험에서 비롯된다. 학창시절 특별활동으로 가볍게 시작했던 요리가 상건씨의 인생이 된 것은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다. 요리 만화로 흥미를 갖게 된 뒤 직접 요리를 해보니 그림 속 음식들을 구현해보는 재미를 느꼈다. 재능을 엿본 선생님과 아버지의 권유로 학교에서 학원으로 배움터를 옮긴 뒤 15살에 한식 조리사와 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충북일보] 꽃은 효용 가치를 따지기 어려운 것 중 하나다. 주고 받는 이의 상황과 기분에 따라 무한한 감동을 주기도 하고 감흥 없이 오가는 물건에 지나지 않을 때도 있다. 아무리 관리를 잘 한들 시간이 흐르면 시들어버리는 것도 꽃이다. "생전 꽃 한 송이 사준 적 없다"라는 푸념이나 "먹지도 못할 꽃은 왜"라는 다양한 의견이 혼재하는 것은 꽃을 대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꽃이 필요한 순간은 여전히 있다. 축하와 위로, 감사 등의 마음을 전할 때 간단하게 분위기를 바꾸는 것은 한 아름의 꽃이다. 만족도는 천차만별이겠지만 꽃을 받는 순간의 기쁨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청주 용암2동 먹자골목을 지키는 제이플라워는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다. 식당이 많은 골목의 특성상 꽃집이 있을 자리라고는 생각지 못한다. 문을 열 때부터 이곳을 찾아준 손님들이 가족과 지인, 동료들에게 전한 만족도가 새로운 단골을 골목으로 이끈다. 반주희 대표에게 꽃은 자연스레 스며든 일상의 즐거움이었다. 어릴 적부터 시장을 지나다가도 꽃이 보이면 한 송이씩 딸에게 선물해준 어머니의 소소한 낭만이 꽃과 친해지는 계기였다. 집안 곳곳에 놓여있던 꽃은 주희 씨의…
[충북일보] 흔히 샐러드는 간편한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집에서 본격적으로 샐러드를 준비해본 이들은 안다. 한정된 재료로 균형있는 영양을 추구할수록 과정이 복잡해지는 것은 물론 다양한 토핑과 소스 등을 곁들여 맛까지 표현하려면 되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 된다. 식단을 관리하며 샐러드를 자주 먹는 이들도 완제품이나 도시락 등으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그래서 샐러드 전문점의 주방은 생각보다 분주하다. 신선도가 한눈에 드러나는 채소는 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면 다루기 어렵다. 당일 아침 상태를 확인하고 수급에 맞춰 들여오는 십여 종의 채소와 과일 등을 손질하는 것으로 모모의 하루가 시작된다. 무르거나 상한 것 없는 그 자체의 상태를 확인하고 몇 차례 세척과 검수를 거치며 벌레나 이물질 등을 점검한다. 양상추를 기본으로 적채와 겨자, 케일 등 넓적한 잎채소를 먹기 좋게 썰어 풍성하게 담고 그 위로 8~9가지의 기본 토핑이 놓인다. 삶은 달걀과 옥수수, 오이, 견과류, 방울토마토 등의 기본 토핑은 채소에 더해 고른 영양과 포만감을 책임진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자몽, 무화과, 오렌지, 딸기 등 제철 과일 한 조각이 산뜻한 마무리를 돕는다.…
[충북일보] 고운 앙금으로 만들어진 꽃들이 화려하다. 빨갛고 파란 꽃부터 보라색, 노란색 등 실제 꽃이 주는 색감은 대부분 표현된다. 모양 또한 꽃과 같다. 한올 한올 꽃잎이 움직일 듯 생동감 있다. 한아름 꽃다발을 받은 것처럼 떡케이크를 만난다. 향긋한 꽃내음 대신 고소하고 달콤한 떡 향기가 코 끝에 머문다.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에 알록달록한 색감은 양날의 검이다. 눈으로 보기에는 좋지만 자칫 거부감을 줄 수 있다. 아무리 식용색소라 한들 음식이 사라진 후에도 입술과 혀에 남는 형형색색의 흔적은 찜찜하다. 가족들의 행사에 주로 쓰이는 떡케이크는 더욱 신경쓰인다. 기쁜날떡집의 앙금플라워는 남지않는다. 눈으로 화려하게 즐길 뒤 입안에 넣으면 그대로 녹아 내린다. 꽃의 형태뿐아니라 색깔도 눈으로만 확인할 수 있다. 기쁜날떡집의 앙금플라워케이크에서 꽃을 구성하는 색은 천연분말 뿐이다. 백년초와 비트, 단호박과 쑥, 청치자, 자색고구마 등의 가루가 앙금과 섞여 각각의 색을 만든다. 색이 진해질수록 고유의 맛과 영양도 진해진다. 수년의 노력 끝에 찾아낸 비율은 적절한 단맛으로 남녀노소의 입맛을 사로 잡는다. 모양을 내지 않고 떡과 앙금만 따로 살 수 있냐는 요청이
[충북일보] '혼밥'을 넘어 '혼술'의 시대다. 여러 명이 모이는 일 자체가 어려워지자 각각의 일상에서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굳이 시간을 맞추어 친구들을 만나지 않아도 혼자만의 아지트에서 분위기 있는 한잔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취하기 위해 먹는다기보다는 맛있는 술과 함께 혼자만의 시간 자체를 즐기려는 이들도 많다. 어슴푸레한 조명 아래 색색의 칵테일이 더욱 화려하게 빛난다. 강렬한 색감이 본디 유리잔의 색인 듯 모양을 잡았다. 영롱한 액체 위에 저마다의 장식을 더 해 그 자체로 작품이다. 눈으로 한참을 즐기다 입안에 머금으면 각각의 재료가 섞인 오묘한 맛과 향이 이름을 표현한다. 칵테일은 초심자들에게 어려운 술이다. 일반 주류에 비해 접할 기회가 많지 않기도 하고 막상 접한다 해도 어려운 이름이 거리감을 더한다. 미도리샤워, 준벅, 스크루드라이버, 모스코 뮬, 엘 디아블로, 블루 사파이어 등 이름만으로는 그 맛이나 생김새를 짐작하기 어렵다. 청주 동남지구 512살룬 메뉴판은 초심자까지 배려했다. 칵테일의 이름 옆에는 들어가는 재료와 알코올 정도를 표기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메뉴판에는 없지만 단골들만 아는 칵테일도 있다. 바텐더의 레시피로 만
[충북일보] 주방에서는 수많은 요리가 완성되고 각각의 그릇에 담겨 손님상에 오른다. 손님이 몰려 분주한 시간에 같은 메뉴, 여러 접시를 만들다 보면 한 그릇 한 그릇에 대한 소중함을 잊기 쉽다. 주방에서는 수백 개 중 하나의 음식일지라도 손님에게는 오늘의 한 끼, 단 한 그릇이다. 청주 성안길 '춘초몽'에서는 누구나 제대로 된 한 그릇을 맛볼 수 있다. 십 수년간 음식점을 운영 중인 이재길 대표는 문득 요리를 시작할 때의 마음을 다시 생각했다.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여겼던 '제대로 된' 음식에 대한 생각이 바쁜 주방에서 흐트러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십 수년 전 청주에서 중식을 배운 뒤 그 길로 접어들었다. 몇 년간 여러 중화요릿집 주방에서 일을 익힌 뒤 십여 년간 천안에서 중식전문점을 운영했다. 늘 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했지만 수시로 사람이 들고 나는 중식 주방의 본질적인 문제에 부딪히며 염증을 느껴 다른 길을 찾아보기로 했다. 열정을 품고 일본에 가서 우동과 텐동을 배우고 돌아온 곳은 다시 청주다. '빨리빨리'에 익숙했던 주방에서 '천천히 제대로' 담아내는 기본을 다시 세웠다. 청주가 새로운 시도와 음식에 대한 편견이 없는 도시라고 생
[충북일보] 저녁 6시에 문을 여는 이자카야 사카바초의 주방이 낮부터 분주하다. 주인장 혼자서 바삐 움직이며 주방 곳곳을 누빈다. 새벽 노량진에서 좋은 물건을 가져온 날이면 발걸음은 더 경쾌하다. 계절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십여 가지 생선이 열을 맞춘다. 각각의 특성에 맞는 손질과 숙성을 거쳐야 가장 좋은 맛을 끌어올릴 수 있다. 피와 골수를 빼고 손질을 마치면 어떤 생선은 다시마로 감싸고 어떤 생선은 일일이 가시를 뽑아낸다. 잠시 후에는 또 다른 재료가 등장한다. 소고기를 다져 30번가량 치대고 동그란 멘치가스를 만드는가 하면 닭고기와 연골을 갈아 뭉친 뒤 꼬치에 꽂기도 한다. 사카바초는 오너쉐프 조민상 대표가 운영하는 1인 업장이지만 30가지 이상의 메뉴가 있다. 주메뉴는 사시미모리아와세 이지만 이자카야의 기본 구성은 모두 갖추고 싶은 주인장의 욕심 때문이다. 11가지에서 13가지 구성으로 준비하는 사시미만 해도 수십 번의 손길이 필요하건만 몇 가지 국물 요리와 튀김 요리, 꼬치와 볶음 등의 메뉴가 든든하게 메뉴판을 채웠다. 사카바(さかば)는 일본어로 술집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조민상 대표의 조를 붙이려다 '뛰어넘다' 는 뜻의 초(超)에 마음을
[충북일보] 주변에 펼쳐진 논이 온통 초록이다. 한적한 시골 동네 가운데 어색한 듯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검은 지붕의 통유리 건물이 눈에 띈다. 푸른 잔디와 정성껏 가꾼 조경이 주변과 조화를 이룬다. 입구에 그려진 검은 동그라미 속 월계관이 염소를 감싸고 있다. 카페까망의 로고는 흑염소를 떠올리게 한다. 흑임자를 넣은 블랙슈페너와 까망라떼, 까망바나나라떼 등 시그니처 메뉴들도 검은색이다. 까망의 상징색은 음료와 제빵에도 맛있게 녹여 넣었다. 카페까망은 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까망염소와 함께 운영 중이다. 지난 2005년 문을 연 까망염소는 카페까망의 송명근 대표와 부모님이 운영하는 흑염소요리 전문점이다. 전골, 탕, 수육으로 구성된 염소요리는 17년 째 이어오는 부모님의 자부심이다. 매일 아침 장작불과 무쇠가마솥으로 끓여내는 염소 고기는 냄새없이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한다. 불조절을 위해 종일 앞을 지키는 것은 아버지의 몫이다. 어머니가 만든 동치미와 김치 등 대여섯가지 반찬도 쫀득한 염소고기의 맛을 돋운다. 십 수년간 꾸준히 늘어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인정한 맛이다. 까망염소의 자랑인 족구장도 널찍하다. 처음 시작할 땐 한 면에 불과했던 족구
[충북일보] 뜨겁게 달궈진 무쇠판 위에 먹기 좋게 자른 한우곱창이 가지런히 놓였다. 노릇하게 구워진 곱창 옆으로 떡과 감자, 단호박, 버섯, 양파, 반쯤익은 염통이 익어가기를 기다린다. 다른 재료가 익기 전 곱이 가득한 곱창을 먼저 입에 넣으면 담백하고 고소한 쫄깃함이 느껴진다. 신선한 부추무침과 한 입, 뜨끈한 선지국과 한 입, 다양한 맛의 변주를 즐기다보면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곱창은 원재료 가격에 비해 소비자 가격이 다소 높은 음식 중 하나다. 손질하는 이의 노력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특성 때문이다. 같은 곱창을 받았더라도 어떤 방법으로 손질하고 조리하는가에 따라 손님이 느끼는 맛은 크게 달라진다. 식당에서 파는 맛있는 음식에는 몇가지 조건이 붙는다. 좋은 재료와 정성, 일정한 맛이 기본이다. 기본을 지켜 만든 음식은 손님들이 먼저 알아본다. 손님들의 입은 냉정하다. 조금이라도 변했다 싶으면 돌아서는 것이 예사다. 첫인상과 같은 정갈한 차림과 맛이 유지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비법이자 관건이다. 청주 복대동 재경이네곱창은 단순하지만 명확한 이 시스템을 믿고 가게를 열었다. 타지역에서 오랜기간 곱창집을 운영했던 어머니의 맛으로 청주
[충북일보] 깔끔한 파란색 외관에 삼색의 이발소 표시등이 돌아간다. 올드스쿨바버샵이라는 간판 아래 클래식이발소, 국가공인 이용기능장 업소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조수만 대표는 1962년 시작한 아버지의 이발소를 놀이터 삼아 자랐다. 어린 시절 이발하는 손님들을 구경하는 재미로 아버지를 지켜본 것이 이발소에 대한 첫인상이다. 용돈이 필요해진 학창시절 즈음 아버지의 이발소는 조 대표에게도 작은 직장이 됐다. 바닥을 쓸거나 빨래하는 것부터 손님들의 머리를 감기는 것까지 용돈 벌이의 대상이었다. 기술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던 시절이라 대를 이어 이용업에 종사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단지 군대에서 이발병이 되기 위해 기술을 배운 것이 전부였다. 아버지와 다른 삶을 일구던 조 대표에게 다시 가위를 내민 것은 아버지다. 서울에서 청주로 터를 옮긴 아버지를 따라 청주로 향했다. 충북에서 유명한 이봉철 이용기능장을 찾아가 다시 처음부터 기술을 배웠다. 섬세하게 머리카락을 조각하듯 깎아내는 작업에 대한 재미를 새롭게 찾았다. 아버지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자신만의 길을 걸을 수 있음을 알았다. 12년간 청주 율량동에서 자신의 이발소를 운영했던 조 대표다. 가
[충북일보] 꽃은 보이지 않는 마음을 표현하는 매개체다. 예쁜 꽃은 한 송이로도 충분히 마음이 전달된다. 선물이나 용돈과 함께할 때도 많지만 특별한 메시지가 없어도 건네는 이의 마음이 읽힌다. 축하와 감사, 또는 문득 표현하고 싶었던 애정이 향기로 전해진다. 받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싶은 주는 이들의 고민이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방법으로 늘었다. 단순한 꽃다발, 꽃바구니를 넘어 풍선 속에 꽃이 들어가는가 하면 상자 속에 꽃밭을 만들기도 하고 차 트렁크를 가득 채운 꽃 세상도 선물한다. 이벤트의 규모와 성패를 결정할만한 중요한 장식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꽃을 주고받는 사람 외에 만드는 사람의 역할도 클 수밖에 없다. 지나가다 꽃을 사는 이들보다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듯 꼼꼼한 검색을 통해 꽃집을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지는 이유다. 2년 전 문을 연 목요일플라워를 선택한 사람들은 친절한 사장님이라고 입을 모은다. 꽃을 대하는 민초희 대표는 단 하나의 주문도 대충 받는 일이 없다. 웃음기 가득한 눈으로 받는 사람의 성별과 나이, 상황을 물어온다. 원하는 꽃이나 색감, 디자인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받는 사람의 마음에 꼭 맞는 꽃을 선물하고 싶어서다. 가게에
[충북일보] 충북 옥천군 이원면 원동리 주변에는 국도 4호선을 따라 옹기종기 칼국수 가게 4개소가 모여 있다. 뜨거워진 태양만큼 무더워진 날씨로 요즘 입맛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맘때는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의 칼국수, 입맛 없을 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콩국수가 인기다. 칼국수는 생선칼국수, 사골칼국수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곳에 간다면 꼭 먹어야할 것은 고소한 맛을 자랑하는 들깨칼국수다. 구수하면서도 슴슴하게 간이 됐기 때문에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맛이다. 칼국수의 콩국수는 물 한 방울 섞지 않은 진한 콩 국물 그대로 입 안에 꽉 차는 느낌으로 이런 식감을 맛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콩국수를 못 먹더라도 이곳의 비법소스 양념장과 마늘이 듬뿍 들어간 바지락칼국수는 또 다른 인기 메뉴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가든은 제9회 옥천향토음식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한 옥천의 공식 인정 맛집이다. 부추를 갈아 넣은 생면과 직접 재배한 서리태를 갈아 만든 여름철 대표 메뉴 부추 서리태 멧돌 콩국수와 동죽이 들어가 시원한 맛을 내 사계절 사랑받는 물총칼국수 중 어느 것을 선택하든 절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칼국수는 호박과 감자
[충북일보] 청주 상당구 문화동에 낯선 외관의 건물이 등장했다. 언뜻 지나면 눈에 띄지 않을 법한 이 건물은 자세히 볼수록 혼란이 가중된다. 이렇다 할 간판 없이 건물 양쪽 문 위에 부착된 작은 LED 전광판이 전부다. 전광판 글씨마저 오른쪽은 'HELLO', 왼쪽은 'GOOD-BYE'뿐이다. LED에 보이는 단어를 토대로 입구와 출구를 예상한 뒤 한걸음 뒤로 물러나 보면 작은 가벽처럼 세워진 철제 구조물이 역시나 LED 전광판으로 'dyer'라는 단어를 흘려보낸다. 불그스름한 벽면은 전체가 부식된 철로 꾸며졌고 작은 창문도 없다. 슬쩍 들여다 보려 해도 볼 수 없는 공간이다. 이곳을 알아보려면 들어가 보는 수밖에 없다. 용기를 내어 문을 밀고 들어서면 다시 어둠이 드리운다. 상영을 시작한 영화관에 뒤늦게 들어선 듯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약간의 통로를 지나면 QR코드가 표시된 태블릿이 보인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QR코드를 카메라에 인식하면 다이어가 준비한 메뉴와 공간에 대한 소개를 각자의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메뉴는 커피 뿐이지만 고정돼있지 않다. 시기에 따라 다이어에서 선택해온 생두를 이곳에서 직접 볶은 제철 원두와 블렌딩 커피로 구성된다
[충북일보] 초록으로 덮인 접시가 테이블마다 놓였다. 각기 다른 손님들이 선택한 메뉴로 채워진 식탁에 초록 접시 하나는 꼭 껴있다. 수북이 쌓인 녹색 채소 위로 하얀 치즈가 솔솔 뿌려졌다. 눈으로 봐서는 음식의 정체를 짐작할 수 없는 이 메뉴의 주인공은 시금치다. 시금치 속으로 포크를 넣어 뒤적이면 초록빛 크림을 촉촉하게 머금은 파스타 면이 뿌연 김을 내뿜는다. 풍성했던 시금치는 소스와 만나 먹기 좋게 풀이 죽는다. 골고루 섞어 한입 넣으면 시금치를 싫어하는 사람도 그릇을 깨끗이 비워내고야 만다는 브루클린 바이브의 시그니처 메뉴 시금치 파스타다. 2019년 청주 청원구 율량동에 등장한 브루클린 바이브는 짧은 시간 만에 줄을 서서 먹는 가게로 알려졌다. 신준영 대표가 메뉴판을 들고 길에 나서 지나는 이들에게 메뉴를 설명한 지 3개월 만이다. 청주에 없던 메뉴였던 시금치 파스타의 낯선 등장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강렬한 색감은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신선한 재료를 색다른 방식으로 조합한 이 메뉴는 브루클린 바이브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기대만큼의 맛이 없으면 오래가기 어려운 일이다. 상상할 수 없
[충북일보] 떡은 기념할만한 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음식이다. 백일, 돌 등 잔칫상에서 상징적인 의미로 식탁 한편을 장식한 뒤 배를 채우는가 하면 명절 음식의 대명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설이면 가래떡, 추석은 송편이다. 시대에 따라 다양해진 떡은 케이크의 형태로 생일상에 올라가거나 아기자기한 포장을 입고 경사스러운 일에 대한 답례품으로 쓰이기도 한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개업이나 이사 떡으로 인사를 전하는 이들도 있다. 떡은 기본적으로 곡식 가루를 찌거나 삶아 익힌 음식이다. 다양한 부재료와 조리 방법에 따라 변형할 수 있다. 한 입 베어 물면 각각의 맛과 쫀득한 식감이 든든하게 속을 채운다. 개인적인 간식으로 조금씩 찾는 경우가 아니라면 한 번에 많은 양이 필요한 특성상 떡집은 주문 제작을 많이 받는다. 맛있는 떡에 대한 신뢰는 입소문과 재주문율로 드러난다. 청주 흥덕구 운천동에 있는 보은떡사랑은 13년째 꾸준히 늘어나는 단골들의 사랑으로 저력을 드러낸다. 좋은 재료에 대한 열정과 고집에 더해 주문량이 많을 땐 밤을 새워서라도 약속을 지키는 든든한 신용 덕분이다. 정영복 대표는 떡집을 시작하면서 배웠던 기술을 자신만의 영역으로 확대했다. 잘한
[충북일보] 흔히 취미와 일은 구분된다.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게 하던 것도 직업이 되면 이전만큼 즐기지 못한다는 편견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일수록 더욱 일상과는 거리를 두고 생활하는 이들도 있다. 최향미 대표는 이와는 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십여 년 전 우연히 접한 취미를 꾸준히 발전시켜 특기로 만들었다. 게다가 그와 연관된 새로운 적성을 찾아 사업을 벌였다. 온라인 스토어를 중심으로 운영하다 청주시 흥덕구 송정동에 새롭게 자리 잡은 '홀스앤331'은 최 대표가 설계한 제2의 인생이다. 홀스앤331은 말과 함께 시작한 3월 31일을 기록한 브랜드 네이밍이다. 다양한 레포츠를 즐기던 최향미 대표가 승마에 대한 막연한 관심을 가진 것은 10년도 더 지난 일이다. 매체에서만 보던 말을 쉽게 접할 방법을 찾다 인근 평생교육원에서 처음 기회를 만났다. 1년쯤은 별 재미없이 프로그램을 따라가기에 급급했다. 기본적인 자세를 숙지하고 말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 정도로 만족하고 끝내려던 찰나 거울 속 달라진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탄탄해진 하체와 근력이 붙은 허리는 세월을 되돌린 듯 생기가 가득했다. 몸의 변화를 느끼자 승마 자체가 즐거워졌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충북일보] 한 번도 배운 적 없지만 누구나 자연스레 하고있는 일이있다. 코 또는 입으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숨이다. 숨이 있어야 살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 숨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생각지 못했던 몸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조윤주 원장이 운영하는 청주 가경동 숨 필라테스 스튜디오가 필라테스 앞에 '숨'을 내세운 이유다. 숨 필라테스 스튜디오는 운동하는 공간이라기 보다는 각자의 체형에 맞는 프로그램을 설정하고 몸에 숨결을 불어넣는 공간이다. 필라테스를 찾아오는 이들은 다른 운동처럼 체중 감량이 주 목적이 아니다. 어딘가 이유없이 불편하고 아픈 부분을 인지했거나 그동안 방치했던 자신의 몸에 대한 죄책감이 필라테스를 처음 찾는 이유다. 윤주씨와 필라테스의 첫 만남도 일상 속에서 갑자기 찾아온 허리 통증에서 시작됐다. 치과에서 오랜시간 근무하던 윤주씨는 어느날 갑자기 통증을 느꼈다. 병원을 찾아 치료도 받아봤지만 일시적인 효과뿐이었다. 이렇다할 병명 없이 몇 차례 통증의 재발과 치료를 이어가던 중 병원에서 필라테스를 운동으로 추천받았다. 평소 계절별 레포츠를 즐기며 활동적이었던 성향 덕에 필라테스는 처음부터 낯설지 않았다. 퇴근 후…
[충북일보] 작업실 연서를 찾는 고객층은 다양하다. 3년째 꾸준한 단골손님도 많지만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성인 남성, 멋쟁이 할머니까지 문 앞을 지나다 호기심에 발을 들인다. 작은 반짝임에 눈을 떼지 못하며 한참을 서성인 이들은 이내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집어 든다. 사이즈가 맞으면 한껏 행복해진다. 들어올 때와 다른 기분으로 길을 나선다. 반지나 귀걸이, 팔찌, 목걸이 등 손바닥보다 작은 장신구 하나가 주는 즐거움은 상상외로 크다. '은'은 화학 반응을 거의 일으키지 않고 아름다운 광택을 지녀 금, 백금과 함께 귀금속으로 분류되지만 가격 면에서는 차이가 크다. 한번 사려면 여러 번 생각해야 하는 다른 귀금속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 부담을 낮춘다. 관리만 잘하면 변함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세월이 지날수록 표면에 남는 사용감은 오히려 멋스럽다.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문양을 넣거나 유화 처리를 통해 빈티지한 표현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여러 개의 반지와 목걸이를 레이어드 해서 착용해도 산뜻한 색상 덕분에 다른 주얼리에 비해 과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모양과 두께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다. 여름에는 착용만으로 시원한 느낌을 연출할 수
시인의 마을 속 장인의 양조장을 찾아가본다. 50년 전통의 이원막걸리를 생산 판매하는 옥천 이원양조장이다. 막걸리는 찹쌀, 멥쌀, 보리, 밀가루 등을 쪄서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시킨 우리나라 고유의 술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술인 탁주의 일종으로 단백질이 풍부하고 열량이 낮으며, 유산균과 효모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도수가 낮은 편에 속하고 친근한 이미지 덕에 세대를 불문하고 꾸준히 사랑받는 술이기도 하다. 이렇게 맛 좋은 막걸리를 만들어내는 곳은 양조장이다. 시인의 마을 옥천군 이원면에 있는 찾아가는 양조장 '이원양조장'을 다녀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관리하는 '찾아가는 양조장'은 우리의 전통 막걸리 문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방식과 그 역사를 알리기 위해 지정되는 곳이다. 옥천군 이원면에 있는 이원양조장 또한 우리나라 전통주를 살리고 그 문화를 보존하는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돼있다. 시인의 마을이라는 옥천 이원면의 명성에 걸맞게 향이 좋은 막걸리를 생산하는 곳이다. 친절한 설명과 함께 이원양조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견학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한 상태에서 이뤄졌다. 본래 이원양조장에서는 견학
[충북일보] 누구나 격식있는 식사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업무적으로 밀도있는 대화를 나눠야 한다거나 상견례, 돌잔치 등 행사를 치러야 할 때도 그렇다. 이때의 식사는 단순히 허기를 면하는 것으로 부족하다. 자리를 함께하는 모두가 대접받으며 목적에 걸맞은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청주 봉명동에 세워진 소고기 코스요리 전문점 여기정은 나은화 대표의 오랜 고민과 경험을 녹여 완성한 품격있는 식당이다. 유독 업무적인 식사 기회가 잦은 직종에서 맞닥뜨린 고민이었다. 식사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렇다 할 장소가 떠오르지 않았다. 요리가 부족하거나 공간이 아쉽고, 서비스가 빠져있었다. 종갓집 종손녀로 자란 나 대표는 음식과 가까웠다.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집안에는 요리가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제사 음식을 거들며 몰래 맛보는 재미는 맛에 대한 감각을 일찍 자리잡게 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자극적이지 않게 표현하는 것에 익숙했다. 전라도 손맛까지 더해지니 주변 사람 모두가 기대하는 비공식 요리 전문가였다. 언젠가 본인의 음식점을 계획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여기정이 등장한 것은 아들들 덕분이다. 아들들이 의기투합해 청주에 없던 음식점을 만들어보
[충북일보] 식물이 주는 특유의 안정감이 있다. 크기가 크지 않아도 무언가 함께 살아있음을 곁에서 느끼는 것으로 충분하다. 집이나 사무실에 놓인 작은 화분 하나, 꽃 한송이가 위안이 된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은 식물 관리다. 잠시 잊었다가 떠올리면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경우가 잦다. 갖고 싶지만 쉽게 사들이지 못하는 자칭 '식물 똥손'들이 많은 이유다. 그냥 두기만 해도 된다는 선인장 조차 사라지게 하는 이들은 식물이 두렵다. 행복아트공간에서는 이를 대체할만한 다른 위안을 찾아볼 수 있다. 오랜 직장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길을 찾던 정현진 대표는 무작정 뛰어든 요식업에서 실패를 맛봤다. 생각과 다른 현실에 부딪혀 좌절했을 때 가장 먼저 위로를 안겨준 것은 다육이였다. 아기자기한 모양에 쉽게 늘어나는 생명력으로 시선을 끌었다. 바라보고 만지는 것으로 심신이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다육이와 함께라면 다른 무언가를 시작해볼 용기가 생겼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다육이를 다루기 시작해 각종 공예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다육아트지도사 과정을 공부하다 스칸디아모스도 알게됐다. 살아있지만 죽지않는다는 설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순록이 먹는 이끼를 천연 가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후보, 법 개정으로 지역 부흥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후보는 법 개정에 무게를 뒀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을 당당하게', '상당구를 상당하게' 등 공약을 크게 2개 파트로 분류했다. 첫 번째 부분인 대한민국을 당당하게 공약에선 △판·검사 등 국가 공무원과 변호사를 분리 선발하는 시스템 마련 △검찰청의 기소청 전환 △검사의 특활비 축소 △저출생 정책 수립 추진 등을 제시했다. 이처럼 이 후보는 주로 사법시스템 개혁 방점을 찍었다. 대체로 현행 법을 개정해 잘못된 국가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것이 골자다. 공약 중에 또 눈에 띄는 부분은 SK하이닉스 지원 등 미래 산업 육성이다. 청주 지역경제의 한 축인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공정(M15, M17) 증설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공약이다. '상당구를 상당하게' 부문에는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교육 등의 공약이 담겼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와 상업지역 공동주차구역 관리제를 도입하는 공약과 근로자 법적 지위 향상을 위한 '상조휴가법' 신설 등이 눈에 띈다. 또 △아동수당으로 월 20만원을 지급 △기업 대상 청년인력 유지지원금 혜택 부여 △다함께 돌봄센터 설치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경로당에서 노인을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60대가 검찰에 넘겨졌다. 청주상당경찰서는 특수협박·폭행 혐의로 A(61)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3일 오후 2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한 경로당에서 노인 B(77)씨를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술을 마시고 경로당을 찾았다가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출입을 거절당하자 "왜 나는 이용을 못 하냐"며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계속해서 소란을 피우자, 경로당 안에 있던 B씨가 "왜 욕을 하냐"며 제지했고, 이에 격분한 A씨는 주먹으로 B씨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가 폭행을 당한 뒤 112신고를 하자 흉기를 들고 "죽여버리겠다"며 난동을 부린 것으로도 파악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긴급 체포했다. / 임성민기자
[충북일보] "지역경제와 회원사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차태환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지역 상공인 권익 향상을 위한 본연의 기능과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다짐을 담담한 어조로 밝혔다. ◇청주상공회의소가 확산시킬 신(新)기업가 정신은. "기업의 역할에 있어서 사회적 가치 창출이 중요해졌다. 기업이 가진 혁신역량과 기술, 자본, 아이디어를 활용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기업의 새로운 역할에 부응하겠다.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들을 위한 쉼터버스 제작, 위기청소년 심리상담과 일자리 제공, 저출산 극복을 위한 돌봄환경 개선사업 등 기업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뿐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가 비즈니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 ◇지역내 소비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촉진방안에 대한 구상이 있나.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우리 지역의 행사에 저희들이 이제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좀 도움을 드리거나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소비 촉진 챌린지에 동참했다. 이같은 방향으로 청주상의에 대기업, 중견, 중소기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