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없던 입맛도 살아나게 하는 음식 중 하나가 비빔밥이다. 몇 가지 나물과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빌 때 이에 어울리는 것은 단연 보리밥이다. 취향에 따라 쌀과 보리의 비율이야 바뀔 수 있겠지만 함께 떠먹을 된장찌개까지 있으면 제대로 된 보리밥 한 상이다. 한 대접 가득 먹어도 보리밥만으로…
[충북일보] 안팎으로 볼거리가 가득하다. 색색의 꽃과 나무로 잘 가꿔진 정원을 거닐다 보면 곳곳에서 조형물이 고개를 내민다. 옹기 하면 떠오르는 크고 작은 항아리부터 흙으로 빚어 구운 사람과 동물 모양 토기도 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작품들이 산책하는 걸음을 느리게 만든다. 천천히 한 바퀴 둘…
[충북일보] '504.48'. 제주거멍돗의 메뉴 앞에 붙어있는 숫자가 의아함을 자아낸다. 504.48 프리미엄, 504.48 거멍돗 오겹, 504.48 숙성 목살 등 모든 고기 메뉴에 같은 숫자다. 이 숫자는 지난 2015년 경남 사천에서 처음 제주 돼지고기 전문점 거멍돗의 문을 열었던 최희석, 김지영 부부가 작정하고…
[충북일보] 누군가의 캠핑장을 들여다보는 듯 현실감 넘치는 풍경이 펼쳐진다. 불 켜진 가로등, 자갈이나 나무 조각 위에 자리잡은 화로와 의자, 침낭과 탁자 등이 여러 조합과 배열로 갖춰진 몇 동의 텐트에 마음이 들뜬다. 쌓여있는 장작과 나뭇가지 등도 야외의 분위기를 자연스레 지핀다. 개인용 식기와 배…
[충북일보] 옛것의 재발견이다. 할머니 집의 추억으로 기억 속에 남았던 자개장은 검은색 배경에 오색영롱한 빛으로 그려진 산수화가 주를 이뤘다. 한때는 부의 상징이기도 했고 유행처럼 번져 혼수 목록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었다. 보석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자연스레 빛나는 아름다움이 가치를 더했다. 묵…
[충북일보] 일정한 간격으로 나란히 놓인 열 두어 개의 과자가 왠지 낯설다. 디저트를 진열했다기보다는 하나의 작품을 전시해 둔 느낌이다. 멋스러운 접시 위에서 매력을 뽐내는 과자들은 일견 비슷한 모양이나 자세히 보면 뚜렷한 개성이 담겼다. 구운 과자류는 대략 갈색이라는 편견을 깨고 노랑, 주황, 녹…
[충북일보] 아득히 먼 옛날에도 냇가에서 옷을 두드리던 그림을 볼 수 있다. 빨래의 의미다. 우리나라에 세탁기가 보급된 지도 50여 년이 지났다. 세탁소에나 가야 세탁기를 구경하는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세탁기 없는 집은 거의 없다. 세탁기를 넘어 의류 관리기까지 집 안으로 들이는 추세다. 동네마다…
[충북일보] 이웃집에 놀러 온 듯 편안한 분위기가 감돈다. 널찍한 식탁에 커피 한 잔을 올려두고 등을 기대고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는 사람까지 편하게 만든다. 예쁜 불편함이 당연해진 듯한 요즘 카페의 인테리어 추세를 조금은 벗어난 셀레빈커피로스터스는 그래서 더 특색 있다. 청…
[충북일보] "여기 흥덕초등학교 앞에 a로 시작하는 집으로 와" 붉은 벽돌로 이뤄진 건물에 푸른 색으로 쓰인 'aerer'를 쉽게 읽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아에레(aerer)는 영어도 아닌 프랑스어라 더욱 그렇다. 이곳에 자주 들르는 손님들은 아에레라는 이름을 알지만 누군가에게 약속 장소를 설명…
[충북일보] 색색의 유리조각이 모여 하나가 된다. 고래와 행성, 무지개, 캐릭터 등 표현된 형태도 다양하다. 그냥 봐도 예쁜 유리 공예품이 빛을 머금으면 색채를 지닌 그림자가 물결처럼 일렁인다. 스테인드글라스 공방 '다즐링'을 찾은 사람들이 가장 쉽게 선택하는 제품은 다양한 색의 유리를 자르고…
[충북일보] 아무리 노력해도 떨어지는 양상추와 치즈를 막을 수 없다. 토르티야(또띠아) 위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치즈를 손으로 꾹꾹 누르고 양손으로 감싼 뒤 고개를 45도 각도로 기울여 먹으라는 친절한 팁까지 그려 붙였지만 모든 이들의 테이블 위에는 몇 조각의 흔적이 남는다. 손님들은 각자의…
[충북일보] 오븐에서 갓 구운 휘낭시에를 꺼내며 세 사람의 시선이 한곳에 모였다. 가만히 들여다보는가 하면 단면을 잘라 보기도 하고 함께 사용한 재료의 형태를 눈으로 확인한다. 여러 번의 검수가 끝나면 입으로 가져가 가만히 맛을 음미한다. 첫입의 식감과 입안에 남는 마무리까지 꼼꼼히 살핀다. 각자…
[충북일보] 쉽게 숨기지 못하는 취미로 손꼽히는 것이 낚시다. 물고기 잡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이들만큼이나 깊이 빠진 이들이 많은 것이 독특한 점이다. 낚시인들은 손맛을 보기 위해 기꺼이 떠난다. 낚시 채비에 오랜 시간을 들이고 먼 곳으로의 출조도 마다하지 않는다. 미처 떠나지 못하는 시간도 낚…
[충북일보] 말고기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은 아니다. 흔히 제주도 여행에서 한번쯤 보고 들었을 요리지만 먹어보지 못한 상태로 쌓여버린 선입견이 선뜻 경험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 아닌 청주에서 쉽게 말고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청주와 진천에서 영업중인 마돈가에서다. 마…
[충북일보] '박스'는 물건을 넣어두기 위한 네모 상자를 말한다. 물건을 포장하거나 이동시키기 위한 수단이었던 상자를 상품 일부로 인식하게 된 것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다. 이전과 비교하면 개인사업자, 택배, 포장 배달 등으로 소비자를 찾아가는 물건의 품목과 경로가 다양해졌다. 대기업에서…
[충북일보] 마음의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밖으로 나타나는 사람을 외향적이라고 말한다. 이제는 유행을 넘어 하나의 인사처럼 묻는 MBTI(성격유형검사) 결과에서 'E'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외향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에너지를 얻는 사교적인 스타일인 경우가 많다. 청주 수곡동의 한적…
[충북일보] 그야말로 길 모퉁이다. 연두색 주택에 작은 간판, 모퉁이식탁 이라는 글씨가 건물과 어울린다. 전형적이지 않은 내부도 아늑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주방과 네 개의 테이블이 가게의 전부다. 모퉁이식탁은 윤태경 대표가 온전히 자신의 의지로 이룬 첫 번째 걸음이다. 삼남매 중…
[충북일보] 소노손손은 '손, 오, 손, 손' 손나영 대표 가족들의 성을 한 글자씩 가져와 붙인 이름이다. 청주 수곡동 골목 어귀에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나무가 인상적인 한 주택을 카페로 꾸미기 위해서는 온가족의 도움이 필요했다. 지붕으로 이어지는 오래된 주택 계단을 디디기 좋은 철제로 바꿔 튼튼하게 재…
[충북일보] 창틀과 투명한 녹색 입간판이 초록으로 무성해진 나무와 색을 맞춘 듯 산뜻하다. 알고 찾아오지 않았어도 우연히 가게를 발견한 손님들이 선뜻 안으로 들어서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아기자기한 가게를 둘러싼 바닥에 깔린 모나지 않은 작은 돌과 풀,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둑한 내부에 호기심…
[충북일보] 대형 베이커리 카페와 프랜차이즈 제과점, 동네 곳곳을 밝히는 개인 빵집이 꾸준히 늘어난다. 각양각색 빵의 홍수 속에서도 여러 가게가 각각의 단골을 확보한 이유는 빵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취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색있는 빵을 내세우는 가게가 늘면서 즐거워진 것은 소비자다. 그날 먹…
[충북일보] 보양식이란 건강을 보충하기 위해 먹는 음식을 말한다. 공식적으로(?) 보양식을 챙겨 먹는 삼복더위 속 절기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수시로 보양식을 찾는다. 앓고 난 뒤나 피로가 쌓였을 때, 기운이 없을 때도 든든한 음식 한 끼로 충분히 힘이 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보양식은 종류도 다양하…
[충북일보] 깨끗한 유리창은 그 너머를 돋보이게 만든다. 실내에서 창밖을 볼 때도, 그 반대의 경우도 깨끗해야 유리창의 효과가 도드라진다. 아무리 훌륭한 인테리어를 해뒀어도 더러운 유리창 안으로는 선뜻 들어서기 힘들다. 어디든 유리창 관리에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청주 내수읍에서 18년 째 유…
[충북일보] 벚꽃보다 선명한 색으로 이른 봄을 알린 가경천 살구나무가 연녹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고소한 빵 냄새가 가경천을 따라 퍼진다. 이른 아침부터 코끝을 맴도는 향기를 따라 가면 도심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진다. 웃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주민들이다. 환한 웃음을 지으며 울랄라베이커리…
[충북일보] 곳곳이 인상적이다. 강렬한 빨간색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외관에 눈을 돌리면 유리와 벽 사이에 아무렇게나 채워진 종이상자가 다시 한번 시선을 끈다. 호기심에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다 깔끔한 하얀 배경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벽면을 빼곡히 채운 종이상자가 카메라를 들게 만든다. 단출한 계산…
[충북일보] 순식간에 손님으로 가득 채워진 점심시간, 북적이는 와중에도 체계가 분명하다. 별다른 고민없이 주문이 이어지고 주문 즉시 조리하는 메뉴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손님 상에 오른다. 간혹 선택을 고민하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등장과 함께 메뉴를 말한다. 10명 중 9명은 이미 그 메뉴를…
[충북일보] "이렇게라도 나서야 60년 이상 가슴에 맺혀 있던 응어리가 풀릴 것 같아요." 해마다 4월이 오면 가슴에 맺혀 있는 한(恨)을 풀지 못해 몸살을 앓는 80대 어르신들이 있다. 1960년 청주공업고등학교 2학년 학생신분으로 4·19 학생혁명운동을 주도하고도 국가로부터 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한 김태형(83·옥천읍), 김영한(82), 강건원(83), 곽한소(83), 이영일(82)씨가 그들이다. 김 씨 등은 지난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부 정문 앞에서 청주지역 고등학생 4·19 연합시위 공적재심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 자리에 곽한소 씨는 병환으로 입원 중이어서 참여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영일 씨가 낭독한 '4·19학생혁명운동 전국 3대 발원지 청주공고'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1960년 당시 청주공고 2학년생이던 우리들은 4월 3일 청주시 수동 213번지 김태형의 자취방에 모여 자유당 독재정권의 3·15 부정선거규탄 학생시위운동을 모의하고, 4월 13일 시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4월 16일, 4월 17일에도 시위를 벌였으며 4월 18일 청주지역 학생연합 시위운동에 참여했다"며 "4·18 청주지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속보=청주시와 시내버스 준공영제 참여업체, 노조위원회의 임금인상 논의가 오는 6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7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가 임금인상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준공영제 협약사항을 개선하라고 청주시준공영제 관리위원회에 권고했기 때문이다. 준공영제 협약사항이 정하고 있는 임금체계에 대해 각계의 이야기를 듣고 변경을 검토하라는 취지다. 현재는 준공영제 시행협약서와 '청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관한 조례' 중 9조 16항에 '인건비 지원액은 공공기관 임금인상률의 ±20%를 초과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이 담겨있어 임금인상에는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권고안에 따라 준공영제 관리위원회는 자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론화를 위한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에 소속되는 위원들은 시에서 2명, 업체에서 2명, 노조에서 2명, 시의회에서 2명 등 모두 13명 정도로 구성된다. 이들은 청주지역 시내버스 운수종사자들의 노동환경 등을 조사하고 임금인상이 타당한 지 검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 임금인상의 경우 시민들의 세금을 통해 지원되다보니 시민들에게 위 사안을 알리고, 의견을 청취하는 활동도 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방노동
[충북일보] 송기섭 진천군수가 진천군 살림을 맡은 지 9년 차에 들어섰다. 3선 군수지만 '아직 진천을 위해 하고 싶은 게 많다'며 남다른 지역 사랑과 지역발전에 대한 사명감을 자랑하고 있다. 취임 8년과 민선 8기 반환 포인트를 목전에 둔 송기섭 군수를 만나 취임 당시 목표로 한 군정의 진행 상황과 평가, 남은 시간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진천군수로서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는 게 숫자를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9만 명 진천군민의 선택을 받은 지난 2016년부터 개인보다는 지역의 발전과 군민의 삶을 우선순위에 두고 몰입하다 보니 정신없이 일만 했던 것 같다. 내가 판단한 작은 부분이 지역주민에게는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공직자의 시선에서 결정한 내용이 군민 눈높이에 맞는 것인지 현장에 나가 군민과 대화를 나눠야 했으므로 항상 시간은 부족하게 느껴졌다. 덕분에 철도와 인구, 경제 등 어느 지방정부보다 비약적인 성장을 군민, 군 공직자와 함께 이룰 수 있었고,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지난 8년간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인가. 수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