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매끈한 표면에 탱글탱글한 질감이 느껴지는 푸딩 고양이 한 마리가 전국에 노리를 알렸다. 형태만 보면 둥그런 엉덩이와 뭉뚝한 다리, 뾰족한 양쪽 귀 뿐이지만 누구나 고양이로 인식한다. 숟가락으로 툭 치면 귀를 흔들어대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 멈출 때까지 멈추지 않는…
[충북일보] 사계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 철을 말한다. 오감으로 느껴지는 계절의 변화는 시간의 흐름을 기다려지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봄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겨우내 얼었던 공기를 녹이는 따스함 때문일 것이다. 눈이 즐겁게 사방에서 피어나는 꽃과 향긋하게 입맛을 깨우는 봄 나물이 가…
[충북일보] 좁은 골목을 걸어 나오던 중년 여성이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그냥 지나가는가 싶더니 문을 열고 들어선 이웃도 주머니에서 간식거리를 꺼내 박다란 대표에게 내밀며 소소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가던 직장인들은 자연스레 영진커피에서 짧은 티타…
[충북일보] 잔잔한 기타 선율이 울려 퍼진다. 각각의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거나 차를 마시다 잠시 대화를 멈춘 사람들이 음악 소리에 집중한다. 피아노 연주로만 들어본 클래식 음악이 기타에서 흘러나오기도 하고 매력적인 목소리가 덧입혀진 팝송이 연주될 때도 있다. 가끔은 신청곡을 받아 운영하기도 한…
[충북일보] 음성군 생극면 신양리 593-7. 넓게 펼쳐진 논밭 너머로 간판도 없는 건물이 보인다. 겨울을 막 벗어난 시점 그야말로 허허벌판인 이곳은 4월에서 6월 사이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파종을 시작한 3월부터 6월 중순 수확을 마칠 때까지 2만 5천평 땅에서 자라는 보리가 주인공이…
[충북일보] 주니스커피를 찾아 들어선 이들이 설레는 표정으로 원두를 고른다. 커피바 앞 테이블 위에 가지런한 원두들이 선택을 기다린다. 비교적 많은 선택지에도 어려움이 없는 이유는 원두마다 쓰여있는 자세한 설명이다. 각 원두가 자란 지역과 재배고도, 품종과 가공방식 등이 적힌 종이로 선택의 기…
[충북일보] 청년짬뽕은 청년의 푸르름을 상징하듯 파랑색을 강조한 외관이 인상적이다. 흔히 중국 음식을 파는 곳에서 잘 쓰지 않는 색이지만 이름 덕인지 어울린다. 환한 조명과 테이블이 카페에 가까운 면모를 드러내는 내부도 깔끔함 그 자체다. 튀기고 볶는 음식이 많은 특성상 중식당에 들어서면 맡을…
[충북일보] 계절을 잠시 잊는다. 건물 주변으로는 채 녹지 못한 눈이 곳곳에 남았지만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서면 화분마다 천장까지 닿을 듯한 넓은 잎이 뻗어있다. 짙은 나무색의 인테리어와 여러 개의 식물이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조화를 이룬다. 카페 이름이 비닐하우스일 뿐, 진짜 비닐하우스는…
[충북일보] 청주 청원구 내덕동에서 지난 2020년부터 운영 중인 레스토랑 언노운(Unknown)은 이름처럼 아는 사람만 아는 가게다. 오픈 시점부터 예약제로 손님을 받기 시작했고 마케팅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건 예약제로 운영된다고 하면 몇몇은 거리감을 느…
[충북일보] 조선 청주점은 '육전 맛집'으로 소문이 났다. 처음 오는 사람도 반드시 시키게 되는 음식이다. 이미 맛을 봤던 단골은 물론 소문을 듣고 왔거나 지나가다 발길이 멈춘 이들도 고소한 냄새부터 참을 수 없다. 비 오는 날이면 자리 잡기가 힘든 이유는 유독 진하게 코끝에 머무는 기름 냄새 때문일 것이…
[충북일보] 메뉴가 나오는 순간 저마다 사진을 찍기 위해 휴대폰을 꺼내 든다. 어떤 메뉴를 시켜도 눈으로 먼저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구성이다. 한입에 들어갈 만한 동그란 방울 모양의 연어 초밥이 앙증맞다. 꽃꽂이한 듯 연어를 중심으로 꽂힌 몇 개의 꽃가지가 분위기를 더한다. 얇게 저며 연어 위에 붙…
[충북일보] '명분'은 장혁수 대표의 결심이 담긴 이름이다. 요리사로서 최선을 다해 음식을 낼 테니 손님은 원하는 메뉴를 골라 맛있게 먹는 나름의 도리를 지켜달라는 당부이기도 하다. 명분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재료의 신선함이다. 한식으로 시작해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거쳐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충북일보] 이름 그대로 이상한 카페다. 골목 모퉁이에 영문으로 'ISANGHAN CAFE IN AFRICA(이상한카페 인아프리카)'라고 쓰인 곳으로 들어서면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이국적인 분위기가 펼쳐진다. 몇 장의 인물 사진, 유리로 나눠진 공간, 곳곳에 놓인 푸른 잎의 나무 화분, 바 테이블 위에 펼…
[충북일보] 냉동삼겹살은 좀 억울한 면이 있다. 냉동실에 들어갔다 나왔다는 이유로 편견을 가지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냉삼이 비싼 이유를 묻는 이들의 질문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냉삼을 먹으러 가게에 찾아온 손님조차 같은 질문을 건넨다. 냉삼, 냉목살을 주 메뉴로 내세…
[충북일보] 청주 운리단길로 불리우기도 하는 운천동 골목길은 카페를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특정 카페를 찾아오기도 하지만 정하지 못했을 때도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둘러볼 수 있는 이유는 그날의 기분이나 계획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범주가 넓기 때문일 것이다. 작은 사거리 모퉁이에 자리잡은 '마…
[충북일보] 아침, 점심, 저녁으로 챙겨먹던 세 번의 끼니가 흐릿해졌다. 아침을 건너뛰는 사람이 많아졌고 필요에 따라 1일 1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도 있다. 간헐적 단식이나 브런치도 끼니의 경계를 허무는데 일조했다. '브런치(brunch)'는 아침 겸 점심으로 먹는 오전 식사를 칭하는 말이지…
[충북일보] 추워진 날씨에도 푸르름이 가득하다. 길을 만들면서도 애써 살려둔 커다란 나무를 고개 숙여 지나면 건물을 중심으로 그림처럼 꾸며진 조경이 손님을 맞는다. 계단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온실처럼 만들어 둔 다육이 화원도 싱그럽다. 밭에 심었던 꽃과 작물은 추위에 사그라 들었지만 투명한 건물…
[충북일보] 청주 명암타워 인근 3층 건물에 노랗고 커다란 달이 떴다. 달이 머무는 광장이라는 의미를 담은 스페이스문이다. 문을 연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이곳에 끊임없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오픈하기 전부터 수름재에 있던 그곳이 맞냐는 문의가 빗발친 것에 이어 오전 9시부터 반가운 얼굴로 들…
[충북일보] 보통의 경우 '바지사장'은 그다지 좋은 의미는 아니다.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명의만 빌려준 경우나 실제 운영자가 아닌 경우를 일컫기 때문이다. 바지카페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실제 운영자가 바지사장과 반바지사장이다. 바지사장 김준오 대표와 반바지사장이라고 칭하는 양민…
[충북일보] 이렇다 할 높은 건물이 없던 청주 우암사거리에 새로운 건물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주유소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지하 2층, 지상 15층 규모의 우암동 청춘허브센터다. 4층부터 15층은 청년 및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임대한 120세대의 행복주택으로 사용되는 이곳은 우암동 주민들의 숙원이 담겼…
[충북일보] 청주 성안길을 무수히 드나들었던 사람들에게도 낯선 골목이다. 청주 시내 중심이라고 할 만한 위치지만 쉽게 찾기 어려운 것은 주로 다니는 길을 살짝 벗어나야만 만날 수 있는 건물 때문이다. 이런 골목 안에 있는 목로주점안(安)의 손님들은 당연히 애써 찾아온 이들이다. SNS 등 온라인을…
[충북일보] 청주 시내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테라스에 앉으면 내려다보이는 도심의 풍경은 낮과 밤으로 다른 매력이다. 무엇을 먹든 본래의 맛보다 맛있게 느껴질 만한 배경이다. 수려한 볼거리로 유명한 수암골에서도 시야가 전혀 막히지 않는 위치에 선 건물 4층이다.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야외와…
[충북일보] 미용실에서 스타일링을 마무리하며 집에 가는지, 다른 일정이 있는지 묻는 미용사들의 단골 질문에는 이유가 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한 날은 그냥 집에 가는 것이 아쉽다고 느끼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가져와서 설령 미용사의 손에서 성공적으로 완성됐다 하더라…
[충북일보] 메뉴는 하나, 고민이 필요 없다. 닭갈비를 먹으려는 사람만 들어서는 가게다. 취향에 따라 사리를 추가하고 사람 수에 맞게 주문하면 곧 정량의 닭고기와 양배추, 대파, 떡이 특제 양념을 얹어 흰 그릇에 담겨 나온다. 노선호 대표의 손에 전달된 그릇 속 음식이 무심한 손길로 철판으로 쓸려 내…
[충북일보] 잔잔한 음악과 함께 벽면 가득 펼쳐진 영상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어느 순간은 모래사장 위에 머무른 듯 파도가 철썩이다가 바닷속 고래와 함께 유영하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천장에서 내려온 여러 개의 해먹에 몸을 감싼 채 유연한 동작을 선보이는 이들이 여유롭게 움직인다. 자신의 몸을 들어…
[충북일보] "이렇게라도 나서야 60년 이상 가슴에 맺혀 있던 응어리가 풀릴 것 같아요." 해마다 4월이 오면 가슴에 맺혀 있는 한(恨)을 풀지 못해 몸살을 앓는 80대 어르신들이 있다. 1960년 청주공업고등학교 2학년 학생신분으로 4·19 학생혁명운동을 주도하고도 국가로부터 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한 김태형(83·옥천읍), 김영한(82), 강건원(83), 곽한소(83), 이영일(82)씨가 그들이다. 김 씨 등은 지난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부 정문 앞에서 청주지역 고등학생 4·19 연합시위 공적재심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 자리에 곽한소 씨는 병환으로 입원 중이어서 참여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영일 씨가 낭독한 '4·19학생혁명운동 전국 3대 발원지 청주공고'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1960년 당시 청주공고 2학년생이던 우리들은 4월 3일 청주시 수동 213번지 김태형의 자취방에 모여 자유당 독재정권의 3·15 부정선거규탄 학생시위운동을 모의하고, 4월 13일 시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4월 16일, 4월 17일에도 시위를 벌였으며 4월 18일 청주지역 학생연합 시위운동에 참여했다"며 "4·18 청주지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속보=청주시와 시내버스 준공영제 참여업체, 노조위원회의 임금인상 논의가 오는 6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7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가 임금인상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준공영제 협약사항을 개선하라고 청주시준공영제 관리위원회에 권고했기 때문이다. 준공영제 협약사항이 정하고 있는 임금체계에 대해 각계의 이야기를 듣고 변경을 검토하라는 취지다. 현재는 준공영제 시행협약서와 '청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관한 조례' 중 9조 16항에 '인건비 지원액은 공공기관 임금인상률의 ±20%를 초과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이 담겨있어 임금인상에는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권고안에 따라 준공영제 관리위원회는 자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론화를 위한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에 소속되는 위원들은 시에서 2명, 업체에서 2명, 노조에서 2명, 시의회에서 2명 등 모두 13명 정도로 구성된다. 이들은 청주지역 시내버스 운수종사자들의 노동환경 등을 조사하고 임금인상이 타당한 지 검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 임금인상의 경우 시민들의 세금을 통해 지원되다보니 시민들에게 위 사안을 알리고, 의견을 청취하는 활동도 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방노동
[충북일보] 송기섭 진천군수가 진천군 살림을 맡은 지 9년 차에 들어섰다. 3선 군수지만 '아직 진천을 위해 하고 싶은 게 많다'며 남다른 지역 사랑과 지역발전에 대한 사명감을 자랑하고 있다. 취임 8년과 민선 8기 반환 포인트를 목전에 둔 송기섭 군수를 만나 취임 당시 목표로 한 군정의 진행 상황과 평가, 남은 시간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진천군수로서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는 게 숫자를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9만 명 진천군민의 선택을 받은 지난 2016년부터 개인보다는 지역의 발전과 군민의 삶을 우선순위에 두고 몰입하다 보니 정신없이 일만 했던 것 같다. 내가 판단한 작은 부분이 지역주민에게는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공직자의 시선에서 결정한 내용이 군민 눈높이에 맞는 것인지 현장에 나가 군민과 대화를 나눠야 했으므로 항상 시간은 부족하게 느껴졌다. 덕분에 철도와 인구, 경제 등 어느 지방정부보다 비약적인 성장을 군민, 군 공직자와 함께 이룰 수 있었고,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지난 8년간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인가. 수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