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안광석 충북시인협회장 세월의 흐름 아파하던 날 첫눈이 포근히 감싸 주었네 그대가 이 땅에 처음 온 날 삼라만상 모두가 하나 되었네 도심 속 검정이 수채화로 물들어 동심으로 돌아가 가슴뛰었네 그대가 이 땅에 처음 온 날 먹먹한 생활 속에 눈꽃으로 피어났네 순백의 꽃길을 밟고 가는 마음 생을 하얗게 덧칠하여 바위되었네 그대가 이 땅에 첫눈 내린 날 하늘이 열리고 천사가 나타났네
가을 단상 정남 충북시인협회 고개 들어 사방을 두리번거리지 않아도 눈에 띄는 건 열심히 제 몫을 다하는 자연의 모습 흙은 흙대로 꽃은 꽃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각자의 계절에 맞게 아름다운 그것이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 쉽게 좌절하고 쉽게 소통하지 못한 채 소중한 하루 그저그저 보내고 의지를 상실하게 된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삶의 기쁨을 알고 싶다면 최선을 다해야지 부지런함만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일 테니
잠깐 김경식 충북시인협회 하늘이 열리고 닫히는 사이 한 울음이 다른 울음을 지우는 사이 꽃 피었다 지는 사이 네가 왔다 가는 사이 눈 한번 감았다 뜨는 사이 아주 잠깐
잎 하나가 김호숙 충북시인협회 잠시 걸음 멈춰보라고 예서제서 인기척 내게 얼굴 보여주고 가겠다고 곱게 차리고 매달려 있는 저 의리의 가을 숲, 잎새, 잎새 그래, 그래, 정이란 이런 거지 훌쩍 못 떠나고 기다려 주고 손 흔들어 주고 끄덕끄덕 지켜봐 주고 떠나고 나서도 가끔은 있던 자리 서성여 주고 그런 거지 바쁜 마음 눌러 앉히는 단풍잎 하나 툭 내게로 온다 아는 체를 한다
이별연습 1 정연덕 충북시인협회 출렁이는 썰물 미완의 바람 한 닢 꽃잠자리 앉던 자리 바람의 흐느낌 빗속을 뚫어 길을 가다 영혼은 사랑으로 익고 곱게 차려 길을 내다 고갯마루 흔들리는 짧은 길노래에 얹혀 있다 춤사위로 길을 여는 오솔길 위에 천진암 길목 바람 속에 다만 서있을 뿐 모두 거부하지 않다 몇 조각 미움과 기다림 솔바람에 씻다 책을 덮고 하늘의 별을 쫓다 초롱꽃 층층 쌓아올린 꿈 하나 엮어 길을 내다
용서와 상처 이난희 충북시인협회 나무는 말이 없다 사람들은 할 말이 많다 나무는 묵묵히 나를 지켜본다 사람들은 상처로 고집으로 똘똘 뭉쳐 살고 있다 나무는 그런 나를 하얀 붕대로 싸매어 주고 있다 사람은 용서와 상처 엉켜서 참 어렵게 실타래를 풀고 간다
진선미 충전 강성일 충북시인협회 그대의 가슴속에 물과 새와 꽃 진선미를 충전시켜 메마른 이 땅에 한올 맘 물이 되소서 외로운 꽃밭에 한 송이 꽃이 되소서 어둠 진 세상에 한 줄기 빛이 되소서
능소화 안애정 충주 문향회 구중궁궐 안에서 단 한 번 하늘을 섬겼지만 그 하늘 다시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한 뼘 그늘도 만들지 않는 기세 좋은 햇볕에 굴하지 않고 담 넘고 넝쿨 뻗어 꽃을 피웠지만 돌아 보아주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다 지쳐 생목숨으로 뚝 떨어지니 비무리가 하늘을 열었습니다 내리는 무더기 비에 화염火焰ㅡ의 꽃 기다림으로 피었습니다
행복수칙 김병연 시인·수필가 살다 보면 위를 보고 비교하게 된다 비교하니 옷, 집 등 재산이 맘에 안 들 때도 있고 자식이 맘에 안 들 때도 있으며 배우자가 맘에 안 들 때도 있다 그럴 땐 이렇게 생각하라 그래도 없는 것보다 얼마나 좋은가 천하제일 행복수칙이다
옥수수 김민정 전 여백회장 어차피 벗어야 할 운명이거늘 겹겹 두른 속적삼 끈질기게 부여잡고 지키려는 순정 삼복 반란으로 거침없이 벗겨내면 알알이 드러나는 하얀 수두 알 아무리 속옷으로 치장했어도 한으로 다져진 몸 속 대궁만이 꺼칠하다 아득한 과거사 실타래로 엉켜있는 기억들 황토빛깔로 솟아나 제 삶을 말리고 있다
두근거림 나순옥 전 진천문인협회장 4월 비는 손끝마다 붓대를 잡고 있나 한번 지나갈 때마다 세상 빛을 바꿔준다 또 오늘 내리는 비는 무슨 색을 칠하려나 4월 비가 생각에도 색칠할 수 있다면 그이와 내 생각을 똑같이 색칠하여 첫사랑 떠나보낸 자리로 불러올 수 있다면
흐르는 강물처럼 김상언 충북문인협회 흐르는 강물처럼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세상이 주는 기쁨도 슬픔도 두려움도 아름답게 흘러보내 떨쳐버리고 오직 진리와 진실앞에 당당함의 옷 걸치고 세상에서 주는 기쁨도 슬픔도 모두모아 한줌의 재가 되어 하늘로 올려 보낼 때 죄짐도 사함도 모두 벗어버리고 나 하늘로 그렇게 돌아 가리라
벚꽃 안광석 충북시인협회장 봄빛 물결 비친 무지개 동그랗게 매달려 있다 하늬바람에 살랑이는 소녀의 순정 차라리 담고 있으렴 피면 꺾이는 법 비밀은 풀지 않고 간직해야 하는 우주 촌각을 버티고 있는 저 찬란한 외침을
사랑방 풍경 최 진 섭 충북시인협회 칠순 할아버지 일곱 살 손주 녀석 동지섣달 사랑방엔 두 번째 내기 장기 앞마당 신들린 삽 자락 문 흥에 겨워 흔들흔들. 이놈아 장 받아라 할아버지 으름장에 요 것 봐 요러면 되지 잽싸게 궁을 틀면 감나무 가지 사이로 구경 나온 별 떼들 두 어깨 으쓱 으쓱 신나는 손주 녀석 환한 가슴 대견스런 할아버지 겨울산은 창가에 달빛 스미듯 긴긴밤을 삭힌다
아버지.1 김옥배 충북시인협회 아버지는 혼자 사신다 어머니가 먼 길 떠난 낡은 집 한때 연못을 만들고 열심히 가꾸던 뜨락을 바라보며 혼자서 사신다 아침은 도우미 아주머니가 차려주는 밥상 앞에 앉으시고 점심은 외출해서 언제나 짜장면으로 저녁은 동그란 쟁반 밥상에 마른 반찬 혹, 일주일에 한번, 더러는 건너뛰기도 하는 자식과의 외식을 낙으로 여기실까? 자주 오란 말씀을 망서리는 건 아닐까! 아버지는 혼자 주무신다 텔레비전에선 아기 소리도 나고 여자 음성도 들리니까 그래도 사람들 속에서 산다고? 아버지는 한 마디도 단 한번도 외로워 힘들다고 드러내지 않으신다 자식이 눈치 챌까 조심하시나 대화의 단순함을 상실하고 잊으려하시는가 아버지는 오늘도 혼자 이불을 덮으실거다 새벽에 깨어나 어둔 창밖을 혼자 보실게다.
형님 영면하시던 날 - 갑작스런 농기계 사고- 이수진 충북시인협회 이생과 내생의 경계를 모르고 쉼표 없이 달려왔습니다 오랫동안 쌓아온 삶의 공(功)이 여생의 끝자락까지 굴러갈 수 있었던 행복의 공(功)이 어느 순간 딱 멈춰버렸습니다 우르르 꽝~꽝~ 마른하늘 날벼락에 그만, 터지고 말았습니다 공(功)을 채워왔던 바람마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날벼락도 스스로 놀라 목울대가 부러졌습니다 문을 박차고 내 혼마저 달아나 버렸습니다 생시가 아닌 꿈이길 바라면서……
뜰 오무임 충주문인협회 마음 안에도 뜰이 있었으면 잠시의 오해로 상처를 만들지 않을 것을... 안과 밖에 눈곱만큼의 여유가 없는 탓에 사건들이 줄줄이 생기고 슬프지 않아도 불행하지 않아도 조그만 뜰 하나 만들어 놓고 가꾸면서 우리 그렇게 살면 좋겠다
일출 안창남 충북시인협회 새벽을 기다려 붉은 머리 쳐들고 태양 밝아온다 어둠의 벽면 보란 듯 햇빛 비추고 움 추린 대지 기지개 켜게 한다. 양지에 숨은 어둠은 언제나 침울하고 습한 기운에 지쳐 엉금엉금 긴다. 오늘 찬란히 떠오른 태양. 그늘보다, 음지보다, 마하보다 빠르게 온 세상 빛으로 환희에 춤추게 하라. 신들의 계시보다 더 분명하게 악의 그림자 거두어 가거라. 그 눈부신 광명의 빛으로
윤슬 김현순 충북시인협회 저 물 위에 뜨는 은빛 무리는 지난밤 하늘에서 내려온 별의 족속이다 높은 곳에 누리던 은하의 시절 까맣게 닫고 목마른 먼 길 내려와 물 먹고 있는 새 희망의 눈동자 깊은 강 가슴놀이에서 생겨난 푸른 믿음이 큰 햇살에 능숙하게 응답하는 이 호젓한 물가에서
인생 정남 충북시인협회 우리들 삶이 저승에서 이승으로의 소풍이라는데 해 떨어지는 하루 있는줄도 모르고 악착같이 좋은 팔자 찾아 헤매느라 소풍 중에 최고인 춤추며 노래부르기를 잊고 살았다하니 얼른 저승으로 달려가 따끈따끈한 밥 고봉으로 맛있게 먹고서 번개보다 빠르게 이승으로 뛰어와 이제는 춤도 추고 노래도 불러야 그래야 멋진 당신이지 그저 소풍은 웃다가 기절 할 만큼만 즐거우면 되는 것 그런 것이니
마음의 번민 임호일 충주문인협회 이 세상 한 생명체로 태어났으나, 어찌하여 삶이 이리 고달프던가! 번민이 번민을 낳고 내게는 필경 정과 사랑이 문제로 다. 내 안의 수컷 욕정을 다스릴 줄 알았더라면 나는 아마도 어떤 고요처럼 산사에 홀로 앉아 필시 깨달음을 얻고 있으리라
냉방병 신승희 충북시인협회 어제까지 여름의 심술을 달래려 에어컨과 선풍기를 혹사시킨 결과 심한 목감기를 앓아야 했습니다 하루가 지난 아침 열어놓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서늘한 바람이 열 감기까지 전해주고 갔습니다 어제는 뜨거운 손길이 오늘은 냉랭한 눈길이 꼭 그대의 마음인 듯하여 난 그저 서러움의 이불을 끌어 덮고 돌아 눕습니다
덜 익은 모과를 딴다 김호숙 새터초등학교장 반가운 사람이 온다는 전화 받고 아직은 나무에 매달려서 자신의 자태를 익혀야 할 즈음인 모과를 딴다 제일 크고 실한 놈으로 골라 담으며 나머지 것은 내가 보내는 마음으로 익으렴 그렇게 말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아직은 덜 익은 모과를 딴다 이 가을 나는 어디쯤에 서서 해마다 정겨운 이들에게 미리 따서 보낸 모과를 생각하는 것인가 가만있어도 전해지는 것이 있을 나이가 되어
동반자 이난희 충북시인협회 해맑은 샘물로 내 영혼을 적시면 깨끗한 너의 얼굴을 닮을까 하늘을 바라보니 오색 무지개처럼 마음이 아름다워지고 우리가 하나가 되길 바라는 것 같아 내가 너에게로 다가갈 테니 너는 나에게로 와서 인생의 첫걸음 삶의 동반자가 되자꾸나 내 맘 속에 살포시 네 마음이 스며들길 기대해 본다
옹이도 꽃이다 노영숙 백석대 겸임교수 지금 이 자리는 그냥 온 자리가 아니다 너는 떠나고 네가 남긴 상처에 꽃이 폈다 차가운 지성을 뿌려 놓고 떠난 그 자리에 진주가 반짝인다 아팠던 자리 옹이도 꽃이다
[충북일보] 충북도와의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참사 유가족과 부상자가 소송비용을 면제받을 수 있게 됐다.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는 23일 제천 화재참사 유가족 등이 제출한 '소송비용 면제 청원'을 원안대로 의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이동우(청주1) 위원장은 "화재로 인한 파급력, 공공기관의 신뢰도, 도민 화합을 위한 대승적 결단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해당 청원은 도지사가 처리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가족 등은 지난 10일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었으나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 구제를 위해 소송비용 면제를 결의해 달라"며 도의회에 청원을 냈다. 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모두 패소해 1억7천700만 원의 소송비용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화재참사는 2017년 12월 21일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소방합동조사단과 경찰은 소방장비 관리 소홀, 초기 대응 실패로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봤다. 이후 도의 위로금 지급 협의 과정에서 유가족 측은 충북 소방의 최종 책임자인 도지사의 책임 인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협상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도의 재정 상황이 지난해보다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모두 하락했다. 지난 2021년부터 상승 추세였으나 자체 세입 감소 등으로 전년보다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도에 따르면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재정자립도는 2년 연속 증가하다가 올해 감소했다. 충북의 재정자립도는 27.0%로 2023년 30.5%보다 3.5% 하락했다. 지난해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었지만 다시 20%대로 떨어졌다. 충북을 포함해 동일 유형 광역자치단체 9곳의 평균 재정자립도 33.7%보다 6.7% 낮다. 재정자립도는 전체 재원에 대한 자주재원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100%에 가까울수록 재정 운영의 자립 능력은 우수하다. 지방세, 세외수입 등 자체 세입이 많으면 높아지고, 지방교부세·보조금 등 정부의 이전재원이 크면 낮아진다. 전체 세입에서 용처를 자율적으로 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재원 비율인 재정자주도도 마찬가지다. 올해 40.3%로 2023년 45.1%보다 4.8%가 하락했다. 작년보다 낮아졌지만 2021년 39.0%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40%대를 넘었다. 동일 유형
[충북일보] ◇올해 충북청주FC의 목표는. "지난해 리그는 목표였던 9위보다 한 단계 높은 8위로 마감했고 14경기 무패 기록도 세웠다. 그 배경에는 최윤겸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훌륭한 전략과 빈틈 없는 선수 관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스포츠 경영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는 조금 더 높은 목표인 플레이오프를 향해 달려보려 한다. 13개 팀 중 5위 이상의 성적은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달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 감독·코칭 스태프를 중심으로 선수 강화팀, 대외협력팀, 마케팅 홍보팀 등 사무국의 모든 팀이 모여 PPT 발표를 한다. 이 발표를 통해 지난 경기를 분석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야할 구단 운영 방향은. "단순하게 축구 경기 한 경기, 한 경기로만 끝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스포츠는 막강한 힘을 품고 있다. 스포츠 경기 활성화로 작게는 건전한 가족문화 형성부터 크게는 지역 소통, 나아가 지역 경제 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홈경기 날이 되면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 경기 관람을 통해서 여가 시간에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