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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세상

함께 살아가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세상

  • 웹출고시간2026.10.01 15:51:59
  • 최종수정2026.10.01 15:51:58

정초시

후마니타스 포럼 대표

홉스는 『리바이어던』이라는 책에서, 자연상태에서의 인간을 이기적이며 생존을 위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로 정의하였다. 이러한 상태에서 인간은 고독하고, 폭력적일 수밖에 없으며 야만적이 되는데, 이러한 고통스러운 투쟁을 멈추기 위하여 강력한 국가인 라바이어던에게 자신의 자유를 양도하기로 사회계약을 맺었다는 논리이다. 이후 계몽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이성이 인간의 야만상태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었지만, 곧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홉스가 생각했던 인간의 본성으로 회귀한 것처럼 보인다.

오늘날에는 경쟁이라는 말로 순화되어 표현하지만 따지고 보면 투쟁, 더욱 극단화된 형태의 전쟁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어쩌면 경쟁과 전쟁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한 예로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국가간, 종족간, 민병대와 정부군 등이 자원을 놓고 치열한 살상의 전쟁을 벌인다. 세계 전체 코발트와 콜탄 생산량의 70%, 다이아몬드 30%, 구리 10%를 차지하는 콩고는 배터리와 스마트폰 저장장치 생산에 절대적인 자원을 놓고 글로벌 경제시스템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결국 외양은 경쟁이라는 옷을 입었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을 서로 살상하는 전쟁의 참상이 수반된다.

지금은 총성없는 전쟁중이다. 겉으로는 평화롭지만 내면은 크게 상처를 받는 전쟁이다. 외양은 경쟁이지만, 경쟁을 통해 사회의 공공선이 이루어지기 보다는 누군가를 도태시켜야 내가 사는 구조의 경쟁이다. 전쟁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전 과정이 한 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경쟁이라는 긴장상태에서 살아간다. 태어나서부터 영재교육 전쟁, 시험성적 전쟁, 대학입시전쟁, 취업전쟁, 스펙을 잘 쌓아 결혼과 주택장만을 위한 전쟁, 승진전쟁, 무엇이 성공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도 없이 나만의 지위상승 성공을 이루고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 등은 우리로 하여금 공감과 협력이라는 고귀한 가치를 밀어내 버린다. 이제 경쟁은 각자도생의 원리이다. 이웃을 이겨야하는 경쟁상대로 인식하면서 그를 사다리에서 밀어내 사지에 몰아넣어야 내가 승리하는 세상이다.

이러한 사회적 결과는 참담하다. 1인 가구와 고독사의 폭증은 이러한 사실을 반증한다. 인구는 2020년 5,184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2026년 5,161만명으로 하락추세에 있지만, 가구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 이유는 1인가구의 증가 때문이다. 2000년만해도 4인가구가 대세여서 31.1%를 차지했으나 2026년에는 1인가구가 37%로 가장 높은 비중이다. 1인가구는 주로 청년층과 고령층인데, 이들 그룹은 대부분 경쟁에서 소외된 그룹들이다. 한편 고독사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2024년의 경우 3,924명으로 하루 10명 이상이 고독사한다. 이중 남성 50~60대 중장년층이 54%에 이르는데, 이들은 대부분 사업실패, 실직, 이혼 등으로 혼자 살다가 죽음을 맞이한 경우이다.

1인가구의 급증과 고독사는 매우 상관관계가 높다. 사회에서 타인과의 교류나 공감의 폭이 작아질수록 이러한 상황은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자신이 사랑하고 기억해 줄 만한 사람들 곁에서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고 고독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연상하면, 이 모든 것이 단순히 본인의 문제로만 보이지 않는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라는 점에서 볼 때, 사회적 관계망에 벗어난 인간이 자신의 역량으로 다시 관계망 속에 편입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을 때, 자신은 스스로 무가치하며 존재의미가 없다고 판단할 것이다.

경쟁에서 도움이 될만한 사람만이 친구가 아니라, 그냥 이웃이기 때문에 친구가 되는 사회는 불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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