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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9.28 18:40:01
  • 최종수정2026.09.28 17:30:14
[충북일보] 충북대와 교통대의 3년 통합 실험이 결국 멈췄다. 1천억 원 지원 약속으로 시작해 수백억 원의 청구서로 끝나가고 있다. 충북대와 교통대는 2023년 글로컬대학 지정 이후 3년 가까이 통합 협상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통합 논의를 중단키로 했다. 과정 자체가 한 편의 비극 같다. 부결, 재투표, 가결, 총장 사퇴, 단독 총장 선거, 글로컬 지정 취소, 단계적 통합 시도, 그리고 결렬까지 드라마틱했다.

충북대와 교통대 통합의 시작은 글로컬대학30 사업이다. 1천억 원 지원은 촉매였다. 정부는 비수도권 대학 30곳을 골라 2027년까지 혁신 모델을 만들도록 했다. 선정 대학당 5년간 1천억 원을 지원하는 대형 사업이다. 충북대와 교통대는 물리적 통합을 전제로 공동 신청했다. 2023년 11월 글로컬대학에 지정됐다. 통합으로 혁신 동력을 극대화해 지역 성장을 이끌겠다는 비전도 발표했다. 청주의 거점국립대와 충주의 특성화 국립대가 합쳐 초대형 국립대를 만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2025년 12월 두 대학은 통합합의서와 부속합의서를 만들어 교수·직원·학생 3주체를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결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충북대는 3주체 모두 반대했다. 교통대는 3주체 모두 찬성했다. 우여곡절 끝에 2026년 2월 충북대 재투표에서 통합안이 가결됐다. 그러나 봉합은 오래도록 유지되지 못했다. 충북대의 단독총장 선거가 뇌관으로 작용했다. 결국 전국 첫 글로컬대학 지정 취소란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2027년 3월 통합대학 출범 목표가 무산된 셈이다. 두 대학은 마지막으로 단계적 통합을 시도했다. 하지만 투표 규칙의 비대칭과 교통대 교수회의 문제 제기로 결렬됐다. 급기야 통합 논의 중단으로 이어졌다.

통합이 최종 무산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먼저 그동안 받은 정부 지원금 환수 절차가 진행된다. 환수 규모는 충북대 약 180억 원, 교통대 약 130억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두 대학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재정 부담이다. 사업비 환수 문제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각 대학이 따로 처리하기로 했다. 잠정 중단 합의서 초안에도 적혀 있다. 충북대의 경우 설상가상이다.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에서도 탈락했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과 연대를 호소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통합 실패의 지점이 어딘가부터 찾아야 한다. 분명히 통합합의서라는 약속이 있었다. 그런데 충북대의 총장 단독 선거로 흔들렸다. 상대방을 대등한 주체로 존중하는 절차적 신뢰도 부족했다. 물론 한쪽만 탓하기도 어렵다. 충북대 구성원 입장에서는 당시 총장의 일방적 합의가 문제였다. 교통대 입장에서는 작은 대학이 흡수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다. 애초에 거액을 내걸고 통합을 시도한 게 문제일지도 모른다. 돈이 전제 조건이고 합의가 나중에 따라오는 구조가 만든 결과다. 그래도 실패는 실패다. 책임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실패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전국에서 진행 중인 다른 대학 통합 논의도 돈보다 신뢰가 우선해야 한다.

지역의 경쟁력과 충북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두 대학만의 위기가 아니다. 통합 무산 이유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3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충북도민들의 분노와 좌절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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