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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9.16 15:19:36
  • 최종수정2026.09.16 15:19:36

이정균

시사평론가

나라가 걱정이라는 말을 수시로 듣는다. 각자 먹고 살기에도 힘든 국민이 나라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비관적이다.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택한 국가는 여타의 영역에 비해 정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정치의 영역이 경제, 사회, 안보, 문화, 환경, 복지 등 모든 국정에 관한 가치를 결정하고 결정된 가치를 권위적으로 배분한다.

***삼권분립 위에 군림한 선출 권력

특히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정치적 격변이 잦았던 한국 사회는 정치의 과잉 대표성이 지적될 정도다. 현직 대통령의 입에서 '선출 권력이 임명 권력보다 우위'라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는 정치 만능주의의 폐해를 목도한다. 이런 발언은 삼권분립을 위협한다. 삼권분립은 국가 권력을 입법·행정·사법으로 나누어 각각 별개의 독립기관으로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민주정치의 핵심 원리이다. 선출 권력인 대통령과 국회(입법부)가 행정부와 사법부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은 헌법에 어긋날 뿐 아니라 나라를 위험에 빠뜨린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내리막길을 달리며 긍정 평가가 33.8%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부정 평가는 63.3%로 처음으로 60%대를 넘어섰다. 현재의 추세로는 곧 대통령 지지도가 20%대로 추락하는 최악의 결과를 마주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7일~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공개한 조사 결과다. 같은 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이 남녀 모두 10%대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당 지지도의 경우 국민의힘 42.1%, 민주당 36.1%를 기록해 두 달여 만에 정당 지지도가 역전됐다.

역대 모든 정권이 부침을 겪었지만 이재명 정권의 위기는 차원을 달리한다. 정권을 잡은 지 불과 1년 몇 개월 만에 사면초가에 몰렸고,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현재의 위기 국면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전조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는 지경이다. 노 전 대통령 탄핵 때처럼 진영 내부 세력과 외부 세력이 힘을 합쳐 이재명 정권을 공격한다는 의미다.

집권여당 대표가 탄핵이라는 역린의 단어를 진영 내 비판 세력에 대한 공격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정권의 위기가 어디서 왔을까? 첫째는, 이재명 대통령이다. 자신을 삼권분립의 위에 군림하는 최상위의 선출권력으로 스스로 옹립하고 그렇게 행동한 결과다. 대통령 되기 이전에 12개 혐의로 5개의 재판을 받다가 대통령에 당선돼 재판이 중지된 것은 그렇다고 치자. 이 모든 혐의와 피의사실을 검찰의 조작 기소라 주장하며 공소취소를 위한 제도적 여건 조성과 인적 진용 갖추기가 국정 과제 1호처럼 되어 있다. 연임 개헌도 마찬가지다. 이걸 국민들이 용납 못하는 거다. 검수완박, 검찰 보완 수사권 폐지, 검찰 없애기, 대법관 증원, 법왜곡죄, 실질적 4심제 등 국가 시스템을 무너뜨린 근저에는 종국적으로 대통령 개인이 법의 처벌을 받지 않으려는 선출 권력의 야욕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간신배가 판치는 그들만의 천국

둘째는, 대통령 주변과 정권 핵심에 간신배가 넘쳐난다. 대통령과 나라가 무너져도 간신들은 아부를 그치지 않는다. 간신들은 나락으로 떨어진 민생경제 때문에 허덕이는 국민의 아우성을 외면한다. 요즘처럼 간신배가 판치는 세상이 있었던가? 청와대·정부·국회·민주당 지도부에 포진한 대통령의 사람들 가운데 국민 여론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대통령의 인식과 자세 변화를 주문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회의적이다. 이들이 한 팀이 되어 이끄는 국정의 총체적 난맥상은 보나마나 아니겠는가. 간신들의 천국, 국민들의 고통, 나라가 총체적 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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