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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이제는 '지속가능성' 답해야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화려한 귀환' 넘어 지속가능한 축제로 下
관객·재정·정체성·지역경제 효과 입증 과제
'장항준의 영화제' 넘어 '제천의 영화제'로 나아가야

  • 웹출고시간2026.09.14 16:24:51
  • 최종수정2026.09.14 16:24:51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홍보대사 '짐페이스' 안재홍 배우, 장항준 집행위원장, 문상훈 코미디언.

ⓒ JIMFF
[충북일보] 제2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새로운 변화를 선보이며 막을 내렸지만 이제 영화제 앞에는 더 어려운 숙제가 놓였다. 지속가능성이다.

올해 영화제가 프로그램과 공간, 산업 기능을 강화했다면 앞으로는 이 같은 변화가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을 숫자와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는 관객의 질적·양적 성장이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그동안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영화 자체보다 유명 가수들의 공연에 관객이 집중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방문객 숫자만 놓고 보면 올해는 성장세지만 영화제의 핵심 콘텐츠인 '영화'를 실제로 관람한 유료 관객이 얼마나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단순 방문객 수보다 영화 관람객 수, 유료 관객 비율, 재관람률, 외지 관객 비중 등을 핵심 지표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지역경제 효과도 마찬가지로 올해 영화제는 공연 예매객에게 지역 소비 혜택을 제공하고 도심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영화제와 지역경제를 연결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관광객이 제천을 찾았다는 사실만으로 경제적 효과를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숙박업소에서 얼마나 소비했는지, 음식점과 카페, 전통시장 등에서 어느 정도 지출했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지역 대표 문화행사로 재정 구조 역시 장기적으로 손봐야 할 부분이다.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영화제는 문화적 가치뿐 아니라 투자 대비 효과를 시민들에게 설명할 책임이 있다.

이상천 제천시장이 기업 제휴와 협찬을 확대해 시 재정 의존도를 낮추고 자생적인 재정 기반을 만들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만큼 앞으로 민간 후원 확대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또 하나의 핵심 과제는 영화제의 정체성 확립으로 국제경쟁을 신설해 일반 영화로 외연을 확대하는 것은 관객층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일반 영화제로 확장하면 '음악영화제'라는 제천만의 차별성이 희석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음악영화라는 틀에 지나치게 묶이면 대중과의 접점이 좁아질 수 있다.

결국 해법은 음악과 영화를 연결하는 제천만의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이다.

영화음악가 발굴과 제작지원, 뮤직필름마켓 등을 지속 확대하고 이를 실제 영화 제작으로 연결한다면 제천영화제만의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여기에 제천의 자연과 도시 공간을 활용한 영화 로케이션 유치, 영화음악 창작 프로그램, 아카데미, 창작자 레지던시 등을 연계한다면 영화제는 1년에 한 번 열리는 행사에서 지역 문화산업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

스타 의존도 역시 냉정하게 점검해야 할 문제다.

장항준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박찬욱·봉준호 등 국내외 유명 영화인들의 참여는 영화제의 인지도를 높이는 강력한 동력이지만 특정 인물의 인지도에 영화제의 성패가 좌우되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이지 않다.

궁극적으로는 '장항준이 있어서 찾는 영화제'가 아니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기 때문에 찾는 영화제'​가 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람보다 프로그램과 브랜드가 중심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내년부터 다시 8월 개최를 추진하는 만큼 제23회 영화제는 더욱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올해가 '변화의 시작'이었다면 내년에는 그 변화가 실제 성과로 나타나야 한다.

관객을 늘리는 동시에 유료 영화 관객을 확대하고 민간 후원을 늘리며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무엇보다 음악과 영화라는 제천만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도 대중성과 국제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넘어야 할 벽은 이제 '화려함'이 아니다. 지속성이다.

많은 관객이 한 번 찾는 영화제보다 적은 관객이라도 매년 다시 찾는 영화제가 강하고 유명 인사가 다녀가는 영화제보다 새로운 영화인과 음악인을 배출하는 영화제가 오래간다.

그리고 많은 예산을 쓰는 영화제보다 시민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민간이 함께 투자하는 영화제가 지속 가능하다.

제2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제23회 영화제는 그 가능성을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

결국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다음 목표는 '더 크게'가 아니라 '더 단단하게'​가 돼야 한다.

그것이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단순한 지역축제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제로 도약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조건이다.

제천 / 이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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