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0.9℃
  • 맑음강릉 24.1℃
  • 맑음서울 21.6℃
  • 맑음충주 20.3℃
  • 맑음서산 23.0℃
  • 맑음청주 21.5℃
  • 맑음대전 23.2℃
  • 맑음추풍령 22.2℃
  • 맑음대구 24.8℃
  • 맑음울산 25.3℃
  • 맑음광주 24.5℃
  • 맑음부산 26.5℃
  • 맑음고창 23.5℃
  • 맑음홍성(예) 22.3℃
  • 비제주 23.9℃
  • 맑음고산 24.3℃
  • 맑음강화 21.5℃
  • 맑음제천 20.6℃
  • 맑음보은 21.1℃
  • 맑음천안 21.6℃
  • 맑음보령 25.7℃
  • 맑음부여 21.8℃
  • 맑음금산 21.8℃
  • 맑음강진군 25.5℃
  • 구름많음경주시 25.3℃
  • 맑음거제 25.0℃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치매검사, 점수보다 사람을 보아야 한다

의료이야기
초고령사회, 치매검진이 나아가야 할 방향

  • 웹출고시간2026.09.14 15:35:48
  • 최종수정2026.09.14 15:36:10

이동균

김영태신경외과의원 통합돌봄진료센터장

얼마 전 방문 진료에서 만난 한 어르신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날짜와 장소를 묻고, 계산능력, 기억력을 확인하는 질문을 이어갔다. 대답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검사만 놓고 보면 인지기능 저하를 걱정할 만했다.

그러나 집에서의 모습은 조금 달랐다. 자신의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고 가족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으며, 오랫동안 몸에 밴 일상의 상당 부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반면, 반대의 경우도 있다. 진료실에서는 대화를 비교적 잘하고 간단한 질문에도 제법 정확하게 대답하지만,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약 먹는 것을 잊거나, 돈 관리가 서툴러지고 익숙한 곳에서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다.

 이런 환자들을 만나면서 한 가지 질문을 하게 된다.

우리는 치매를 제대로 검사하고 있는가?

우리나라는 현재, 치매안심센터 등을 통해 인지선별검사를 시행하고, 인지기능 저하가 의심되면 정밀한 신경인지검사와 전문의 진료를 거쳐 필요에 따라 혈액검사와 뇌영상검사(MRI, CT) 등을 시행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와 돌봄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제도다. 문제는 제도 자체가 아니라 때때로 검사점수를 환자의 인지능력 그 자체처럼 받아들이는 데 있다.

 인지선별검사는 어디까지나 선별검사다. 점수가 낮다고 그것만으로 치매라고 할 수 없고, 정상 범위의 점수를 받았다고 치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특히 노인의 인지검사 결과에는 여러 변수가 작용한다. 연령과 교육수준뿐 아니라 청력과 시력, 문해력, 우울과 불안, 수면상태, 신체질환, 복용약물, 심지어 검사 당일의 컨디션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평생 학교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80대 농촌 노인과 대학을 졸업하고 평생 전문직에 종사한 70대 노인을 같은 숫자로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다.

물론 현재의 정밀검사에서도 연령과 교육수준 등을 고려한다. 그럼에도 치매를 평가하면서 우리가 더욱 중요하게 물어야 할 것이 있다.

 "몇 점을 받았는가?"가 아니라 "이 사람이 예전과 비교해 어떻게 달라졌는가?"이다. 치매에서 중요한 것은 기억력 저하 자체만이 아니다. 과거에 잘하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시작하고, 그 변화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지가 중요하다.

 평생 살림을 잘하던 사람이 음식 만드는 순서를 잊기 시작한다. 돈 관리를 해오던 사람이 공과금을 중복해서 내거나 계산을 자꾸 틀린다. 매일 다니던 길에서 헤매고, 약을 먹었는지 기억하지 못해 또 먹는다.

이런 변화는 때로 검사점수 몇 점의 차이보다 더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

 방문진료를 하면서 필자가 새삼 깨닫는 것이 있다.

환자의 집은 또 하나의 진료실이라는 사실이다.

병원에서는 제한된 시간 동안 환자의 기억력과 언어능력 등을 평가한다. 그러나 집을 방문하면 그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

약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가. 식사는 스스로 챙길 수 있는가. 집안과 주변 환경은 평소처럼 관리되고 있는가. 전화는 사용할 수 있는가. 가족과의 관계에는 변화가 없는가 등등이다

 가족 또는 돌보는 사람의 이야기도 중요하다.

"요즘 같은 이야기를 계속 반복합니다."

"약을 먹고 또 먹으려고 합니다."

"며칠 전에는 집 근처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치매 환자 중에는 자신의 인지기능 저하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보호자의 관찰은 매우 중요한 임상 정보가 된다.

따라서 치매검진은 환자에게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문제를 풀게 하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가족이 관찰한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

한 번의 점수보다 변화의 궤적을 보아야 한다.

인지기능은 한 번의 검사로 모두 판단하기 어렵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거나 몸이 아픈 날, 심하게 불안하거나 우울한 날에는 검사 결과가 나빠질 수 있다. 반대로 초기 인지기능 저하가 있는 사람도 익숙한 질문이나 단순한 대화에서는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이번 검사에서 몇 점을 받았느냐보다 1년 전과 비교하여 무엇이 달라졌는지, 기억력뿐 아니라 판단력과 일상생활 능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치매검진도 일회성 검사보다 이러한 변화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추적하는 방향으로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또 하나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모두 알츠하이머병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울증과 수면장애, 약물, 청력 저하, 일부 내과적 질환이나 영양 결핍 등이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갑작스럽게 상태가 변했다면 섬망과 같은 급성질환도 살펴야 한다. 알츠하이머병뿐 아니라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등 원인에 따라 치료와 관리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치매검진의 진정한 목적은 사람을 '정상'과 '치매'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사람의 인지기능이 변하고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어야 한다.

 치매검사도 환자를 찾아가야 한다.

초고령사회에서는 치매검진의 장소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정작 도움이 필요한 독거노인, 거동이 불편한 노인, 와상환자, 노부부 가정 가운데는 스스로 치매안심센터나 병원을 찾아가기 어려운 사람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는 방문진료와 방문간호,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가 환자의 일상에서 발견한 변화를 공유하고 치매안심센터 및 전문의료기관과 연결한다면 치매를 보다 일찍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치매는 진료실에서만 나타나는 병이 아니다.

밥을 짓고, 약을 먹고, 돈을 계산하고, 가족과 이야기하고, 동네를 걸어 다니는 일상의 변화로 먼저 나타나는 질환이기도 하다.

 점수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보자

우리나라의 치매검진 제도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제도를 더욱 사람 중심으로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검사점수와 함께 그 사람이 살아온 교육·직업적 배경, 이전의 인지수준, 일상생활 수행능력, 가족이 관찰한 변화, 신체질환과 약물 등을 종합적으로 보아야 한다. 한 번의 점수보다 시간에 따른 변화도 중요하게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치매를 진단한 뒤에는 더욱 현실적인 질문에 답해야 한다.

혼자 생활할 수 있는가. 약을 스스로 복용할 수 있는가. 돈 관리를 맡겨야 하는가. 운전을 계속해도 되는가. 가족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환자와 가족에게는 이런 문제가 검사점수보다 훨씬 절실하다.

필자는 방문진료를 하면서 많은 노인의 손을 잡는다. 기억력이 조금씩 희미해지고 걸음은 느려졌어도 그분들에게는 평생 살아온 역사와 가족이 있고,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존엄이 있다.

 사람의 삶을 몇 개의 질문과 하나의 숫자로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치매검사의 목적은 사람에게 점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신의 삶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도록 돕는 데 있어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의 치매검진도 '몇 점인가'를 묻는 검사에서 '이 사람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를 살피는 검사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초고령사회에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치매의료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취임 100일' 이상식 충북도의장 "일 잘하는 의회 만들고 실행에 전력 다할 것"

[충북일보] 취임 100일을 맞은 이상식 충북도의회 의장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했다"며 "도민들이 의회에 바라는 게 무엇인지, 의회를 어떻게 잘 이끌어갈지 깊이 고민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도민 행복이라는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지역 사회와 발걸음을 맞추는 의회가 돼 도민 삶 속으로 더 깊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의장과 일문일답. ◇ 취임 100일 소감은. "13대 충북도의회 전반기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 100일이 지났다. 보람과 성찰이 함께한 시간이었다. 여야 간 원 구성을 큰 잡음 없이 마무리하고 주요 현안마다 의견을 폭넓게 모아 조율하며 의회가 도민을 위한 일에 한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반면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에서 의회의 노력이 도민이 체감하는 속도에 미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남은 임기 동안 이런 아쉬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 임기를 마치는 날 '미처 다하지 못한 일'보다 '도민과 함께 이루어낸 성과'가 먼저 떠오르는 의회가 되도록 늘 처음의 마음으로 성실히 달리겠다." ◇ 13대 충북도의회 출범 후 변화된 모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