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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9.13 15:59:53
  • 최종수정2026.09.13 15:59:53

홍승혁

보은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경

요즘 양성평등은 "같게 대하자"를 넘어 "다르게 겪는 불편을 줄이자"로 흐릅니다. 같은 규정을 적용해도 누군가에게는 더 큰 장벽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방 현장은 특히 그렇습니다. 출동은 밤낮이 없고, 장비는 표준화되어 있으며, 팀워크는 생명과 직결됩니다. 그래서 양성평등은 구호가 아니라 현장의 안전을 높이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먼저, 우리는 '능력'이라는 말을 쉽게 씁니다. 그러나 능력은 개인의 의지로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훈련 기회가 공정했는지, 장비가 몸에 맞는지, 휴게·위생 공간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 임신·출산·돌봄 시기에 경력이 단절되지 않는지 같은 조건이 받쳐줘야 실력이 쌓입니다. 현장에 필요한 것은 "누가 더 버티나"가 아니라, 누구나 오래,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둘째, 존중은 교육 슬로건으로 끝나면 안 됩니다. 회식 문화, 호칭과 농담, 배치와 평가, 민원 응대까지 작은 말과 관행이 조직의 공기를 만듭니다. 성희롱·차별을 '예민함'으로 치부하지 않고, 초기부터 차단하는 것이야말로 조직의 신뢰를 지키는 길입니다. 불편함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 신고 이후 불이익이 없다는 확신, 그리고 관리자의 책임 있는 태도가 있어야 합니다.

셋째, 양성평등은 여성만의 과제가 아닙니다. 남성의 육아휴직과 돌봄 참여가 자연스러울 때, 조직은 더 강해집니다. "눈치 보지 않는 돌봄"이 가능해야 출동 공백도 예측 가능해지고, 업무 인수인계도 체계화됩니다. 결국 가족친화 제도는 개인 복지가 아니라 조직 운영의 품질입니다.

보은소방서는 '성별에 상관없이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교육·훈련 기회 균등, 장비·공간 개선, 차별·폭력 예방체계 정비, 돌봄 친화 근무운영 등 실천을 꾸준히 점검하겠습니다. 양성평등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오늘의 현장과 내일의 조직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선택입니다.

안전은 결국 사람에게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사람을 지키는 조직은, 먼저 서로를 존중하는 조직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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