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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수집 문화 : 포켓몬카드 30주년, 그리고 30년 후의 미래

  • 웹출고시간2026.09.09 14:29:13
  • 최종수정2026.09.09 14:29:19

장성진

와이스 PM

저는 컬렉터들을 위한 라이브 앱 : WYYYES 와이스의 PM으로서 컬렉터들의 문화와 그 문화를 향유하는 한국의 다양한 커뮤니티와의 소통으로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컬렉팅 문화를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1996년 2월 27일 일본에서 '포켓몬스터 레드·그린'이 나온 지 올해로 꼭 30년입니다. 포켓몬은 연초 미국 슈퍼볼 광고를 시작으로 1년 내내 30주년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고, 2월에는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 카드 한 장이 미국 경매에서 1,649만 달러, 우리 돈으로 200억 원이 넘는 값에 낙찰되어 트레이딩카드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오는 9월 16일에는 기념 확장팩 '30th CELEBRATION'이 나옵니다. 포켓몬카드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동시 발매입니다. 국내 정가는 1박스 7만 원인데, 포켓몬스토어에서조차 추첨으로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발매 직후 시장의 열기는 감도 오지 않는 수준입니다.

이번 팩은 구성이 좀 특이합니다. 한쪽에는 초판부터 최신작까지 유명 카드 30장을 금색 테두리로 복각한 클래식 컬렉션이 들어가고, 다른 한쪽에는 이번에 처음 생긴 희귀 등급 '퓨처리스틱 레어(FUR)'가 있습니다. 뮤와 뮤츠를 그린 이 카드들은 일본 그래픽 아티스트 요시로튼의 작업으로, 포켓몬 측 설명은 "미지의 미래를 향한 희망을 담은 작품"입니다. 30년을 기념하는데 절반은 지난 30년에, 절반은 다음 30년에 할애한 것으로 보이는데 저는 이 후자 쪽이 더 인상깊었습니다.

포켓몬카드의 다음 30년이 어떨지 저는 모릅니다. 대신 포켓몬카드가 그동안 어떤 곡선을 그려왔는지는 그 역사를 알고 있습니다. 2016년 9월 16일에 나온 20주년 팩은 발매 직후 반짝 조명받고 한동안 조용했습니다. 다시 값이 오른 건 5년쯤 지난 2020~2021년, 코로나 시기 수집 열풍 때였습니다. 2021년 10월에 나온 25주년 팩도 비슷한 양상이었습니다. 시장 전체가 2022년 초를 정점으로 꺾이는 동안 같이 가라앉았고, 25주년 '골든박스' 일본 시세는 2024년 상반기 3만 7천 엔대까지 떨어졌다가, 30주년을 앞둔 2025년 여름부터 다시 올라 올해 초에는 23만 엔을 넘겼습니다. 25주년 일본판 박스는 지금 국내 리셀 시장에서 60만~70만 원 정도에 거래됩니다. 발매 직후 식고, 2년 반쯤 지나 바닥을 찍고, 5년쯤 지나 다시 조명을 받는 흐름이 두 번 있었던 겁니다.

물론 이 주기가 반드시 반복된다는 보장은 하기 어렵습니다. 2021년 열풍은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배경이 있었고, 해외에서도 그때의 급등락을 들어 거품을 경계하는 쪽과, 시장 저변이 그때와 비교가 안 되게 넓어졌으니 큰 조정은 없을 거라는 쪽이 갈립니다. 다만 30주년 팩도 언젠가는 조용해질 것입니다. 그건 지난 히스토리를 통해 이미 보여줬습니다. 그 조용한 시기를 누가 어떻게 현명하게 지나가느냐가 결국 포켓몬카드의 다음 30년을 만들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20주년 팩이 아무 관심도 못 받던 시기에 그 카드를 팔지 않고 갖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 덕에 25주년, 30주년에 다시 새로운 이야기가 생겼습니다. 발매일 열기에 휩쓸려 무리하는 것보다, 지금 손에 있는 피카츄 한 장이 5년 뒤에 어떤 이야기를 갖게 될지 떠올려보세요. 시세가 잠잠해진 뒤에도 가끔 꺼내 보고, 다음 세대에게 그 카드 이야기를 해주는 것. 요시로튼이 그린 뮤의 '미지의 미래'라는 게 있다면, 아마 그렇게 카드를 지켜온 사람들 손에서 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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