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0.9℃
  • 맑음강릉 24.1℃
  • 맑음서울 21.6℃
  • 맑음충주 20.3℃
  • 맑음서산 23.0℃
  • 맑음청주 21.5℃
  • 맑음대전 23.2℃
  • 맑음추풍령 22.2℃
  • 맑음대구 24.8℃
  • 맑음울산 25.3℃
  • 맑음광주 24.5℃
  • 맑음부산 26.5℃
  • 맑음고창 23.5℃
  • 맑음홍성(예) 22.3℃
  • 비제주 23.9℃
  • 맑음고산 24.3℃
  • 맑음강화 21.5℃
  • 맑음제천 20.6℃
  • 맑음보은 21.1℃
  • 맑음천안 21.6℃
  • 맑음보령 25.7℃
  • 맑음부여 21.8℃
  • 맑음금산 21.8℃
  • 맑음강진군 25.5℃
  • 구름많음경주시 25.3℃
  • 맑음거제 25.0℃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심재숙

시인·한국어 강사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오늘도 중동 지역이 고향인 그를 만났다. 그의 안부가 궁금해 자주 들르곤 했다.

여지없이 토요일 아침이면 한국어 수업 전에 그를 만나기 위해 일찍 출근을 한다. 주차를 하고 걸어서 10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그를 향하는 짧은 시간이 나에겐 매우 옹골차고 행복한 순간이다.

도무지 물러서지 않을 것 같던, 유난히 지루하고 무덥던 더위가 한발 물러서고 어느새 그 자리에 불어오는 바람이 살갑고 경쾌하다. 여름내 묵직하게 내려앉았던 하늘이 며칠 사이에 까치발 뜨며 투스텝을 밟는 아이들처럼 보는 사람들까지 들뜨게 만든다. 오늘도 시원한 바람에 아침햇살이 맑게 빛나고 나뭇잎들의 추임새가 어우러져 여유 있는 주말 아침이 축복으로 다가왔다.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그 덕에 평소 주말보다 거리가 더 여유롭고 한산하기까지 했다.

주차를 하고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며 걸었다. 옷자락과 머리카락이 날렸다. 좁은 골목 나지막한 주택들이 편안해 보인다. 나직한 건물이 모여 이룬 마을, 작은 가게들이 하나 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나직한 담장 아래 꽃나무들을 번갈아 보며 병아리처럼 걸었다. 달콤한 늦잠을 즐기는 시간, 거리가 조용하다. 파란 하늘에 낮달만이 나를 따라왔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도착한 곳. 그 곳에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 지역이 고향인 석류나무가 더 당당하고 멋진 모습으로 서 있었다. 지난주보다 더 부푼 석류가 발그레 웃으며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갓 살이 오른 새 떼처럼 나뭇가지에 매달린 석류가 부리를 흔들며 말을 걸어 왔다.

어렸을 때부터 석류나무는 신비스럽게 느껴졌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석류 열매가 새의 부리를 닮아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고, 익어서 벌어지면 활짝 웃는 모습 또한 신기롭고 참 좋았다.

2층 단독주택 담장 안에서 자란 석류나무는 건물의 높이만큼 키가 크다. 거기다가 석류가 많이 열려서 흐드러진 석류나무를 만날 수가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이리저리 한참을 올려다보았다. 탐스러운 석류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아까 따라온 낮달도 석류나무 가지에 매달려서 반가움을 더했다. 지나가던 동네 어르신이 덩달아 석류나무를 올려다보더니, 입을 벌리며 석류가 이렇게 많이 달린 줄 몰랐다고 하시며 한참을 더 바라보셨다. 나는 새들과 대화하듯이 석류나무를 올려다보며 파란 하늘에 박힌 석류를 보고 또 보았다. 그래도 싫증이 나지 않았다.

언젠가 한 번은 석류가 더 어렸을 때, 석류나무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그 집 주인이 대문을 열고 나와 마주친 일이 있다. 대문이 열리더니 석류를 닮은 집주인 할머니가 활짝 웃으며 "석류가 참 이쁘지?" 하시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 기억의 한 조각도 따스한 여운으로 남아있다.

한국어 수업 시간에 석류 이야기로 수업을 시작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에서 온 학생들이 석류 사진을 보며 반가워했다. 석류나무가 어디에 있느냐고 물으며 러시아어로 '그라넷트'라고 한다는 설명을 해 줬다. 고려인 후손인 우리 학생들은 연세가 많은 분들이 많다. 또 다른 학생은 석류 모양이 수류탄과 비슷해서 수류탄 이름이 석류 이름과 비슷하다는 사실도 알려주었다. 석류 모양이 새와 같다고 생각했던 나에겐 좀 생소했지만 그럴듯하여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다음 주에는 석류가 활짝 웃고 있을까?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철탑산업훈장 수상' 곽인학 ㈜광스틸 대표이사 인터뷰

[충북일보] ㈜광스틸이 2026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영예의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2000년 설립 후 20년간 건축자재 제조 외길을 걸어온 곽인학 ㈜광스틸 대표이사는 이번 수상에 대해 "지난 20여 년간 오직 '더 안전하고 견고한 건축 자재를 만들겠다'는 외길을 걸어왔다"며 "그간 숱한 난관 속에서도 타협하지 않고 기술 혁신과 품질 향상에 매진해 온 광스틸의 고집과 정직함을 인정받은 것 같아 감회가 매우 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년이 이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수훈을 계기로 향후 100년을 이어갈 지속가능한 건축 자재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광스틸은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표 대기업 산단 현장과 공공기관에 자재를 납품하며 독보적인 신뢰를 쌓아오고 있다. 안전과 품질에 있어 단 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가운데 광스틸은 '철저한 품질관리'와 '현장 맞춤형 솔루션 제공'으로 꾸준히 선택받고 있다. 광스틸의 시그니처인 '스피드블록메탈패널'은 세계 최초로 실리콘을 쓰지 않는 Non-Caulking(논 코킹) 방식이 적용됐다. 기존 패널의 외벽 오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