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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9.02 14:17:09
  • 최종수정2026.09.02 14:17:09

홍진옥

전 인제대교수

대한민국은 감성이 뜨거운 나라다. 뜨거운 감성은 집단 구성원을 따뜻하게 감싸고 구성원의 결속을 강화하는 좋은 점이 있지만, 감성이 이성을 지배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내 심기 우선주의'가 앞서면, 이성적 판단보다 감정이, 집단의 기강과 질서보다 보복이 앞서는 사회가 된다. 이런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된다.

가령 대학에서 업무가 미숙한 조교에게 바른 소리를 했던 교수가 되레 모함받거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 바른 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동료가 보직 교수에게 (상사) 찍혀서, 결국 억울하게 피해를 당하는 일들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자신의 감정이 상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에게 보복을 가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렇게 '내 심기를 상하게 했다고 응징하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퍼져있다. 이런 '내 심기 우선 주의'는 집단 구성원 간의 신뢰를 위협하고, 기강과 질서를 흔들리게 하며, 집단 운영의 공정성을 무너지게 한다.

필자가 최근 7월 경남 지역 초등학교 45개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공교육 걸림돌은 학부모 민원 이라고 응답했다 (99%). 학부모 심기가 거슬리는 순간부터, 등교 시에 아이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서 보내기 때문에, 수업보다 학부모 민원을 먼저 걱정해야 하므로 학부모 민원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고 했다 (98%) 

왜 이렇게 교권이 추락하고 공교육이 무너졌을까? 그 이유는 아동 학대법 규정의 해석과 적용이 모호한 빈틈을 이용하여 무분별한 아동 학대 신고가 많은 관계로 교사의 교육 활동이 어렵고, 그 결과 교권이 추락했다고 한다. 즉 현장 목소리는 교권 추락 주범인 아동 학대 민원이 공교육의 최대 걸림돌이므로 학교에서 민원 학부모를 직접 고발할 수 있는 법 제정 과 교육청에서 학부모 민원을 직접 접수하고 처리하는 법 제정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게다가 민원의 후유증은 더 심각하다. 아동 학대 민원이 신고되는 순간 학생들 학습권에 막대한 피해를 주게 되고, 교사의 법적 경제적 정신적 피해는 엄청나다. 그러나 무고성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에게는 실질적인 책임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무고인 경우, 피해 교사에 대한 법적인 보상과 동시에 학부모에게는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법 개정을 요구했다.

한편 '교권 보호국' 신설에 대해 대부분이 찬성한다고 대답했는데 (99%), 다만 특전사 투입 대신 법률 전문가나 심리 전문가를 배치하여 폭력보다 교육적인 해결을 희망했다. 교육청의 '교육 활동 보호' 부서가 현장에 도움이 되었는가? 라는 질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95%), 그 이유로 교육청에서 법적 지원은 해 주지만 (변호사 소개나 법률 자문) 다른 업무와 병행하며 맡아온 탓에, 인력이 부족하여 처리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피해 교사가 즉각적인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한다. 따라서 교육청은 직원을 대폭 확대하고 민원은 교육청에서 직접 처리해 주기를 바랐다.

교사가 학생보다 민원을 먼저 걱정하는 교실에서 공교육은 이루어질 수는 없다. 내 아이가 중요하면, 내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도 중요하다. 교육은 학부모와 교사 상호 간의 신뢰와 협조 속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교권이 흔들리면 공교육이 흔들리고, 그 피해는 애들에게 돌아간다. 교권이 바로 서야 공교육도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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