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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당 박세화에서 이상설까지, 한말 유학자들의 '의리와 실천' 조명

병산영당·의당학연구소, '한말 위정척사 사상의 전개와 의당학파' 세미나 개최
화서·의당·간재학파 비교, 제천 의병사 담은 '조선의 비극' 초판본도 공개

  • 웹출고시간2026.09.02 11:36:55
  • 최종수정2026.09.02 11:36:55

제 13회 의당 박세화 학술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제천시
[충북일보] 한말 기호 유학자들이 국권 위기 속에서 펼친 현실 인식과 항일 실천을 조명하는 학술 세미나가 오는 16일 제천시 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다.

병산영당(도유사 류지묵)이 주최하고 의당학연구소(소장 양승운)가 주관하는 이번 세미나는 '한말 위정척사 사상의 전개와 의당학파'를 대주제로 마련됐다.

특히 '화서학파·의당학파·간재학파의 실천론'을 중심으로 조선 말기 유학자들이 의리와 학문을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했는지를 비교·분석한다.

세미나는 세 학파를 단순히 학문적 경쟁이나 대립의 관계로 바라보는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위정척사론의 전개와 의병 참여, 후학 교육, 지역 학문 공동체 형성 등 각 학파가 국권 위기에 대응한 방식의 공통점과 차이를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 중심에는 한말 유학자 의당 박세화가 있다.

박세화는 지식에 머물지 않고 앎을 행동으로 옮긴 대표적인 유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문인들과 함께 청풍 장선과 불억산 용하동, 경북 예천 건학 등으로 13차례 거처를 옮기면서도 강학과 후학 양성을 이어갔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이동을 단순한 은둔이나 현실 회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산간 지역을 연결하며 학문 공동체를 구축하고 도덕적 실천의 기반을 넓혀간 과정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관점도 제시될 예정이다.

이번 세미나에서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헤이그 특사로 알려진 보재 이상설의 사상 형성과 박세화·의당학파의 연관성이다.

국가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의 이상설 공적 자료에는 이상설이 1885년 16세 때 의당 박세화에게 본격적으로 한학을 배웠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정경훈 원광대 교수는 박세화의 서간 자료를 분석해 이상설의 독립운동 사상에 내재한 위정척사론과 춘추의리 사상의 학문적 연원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는 이상설의 항일·독립운동을 단순히 근대적 민족운동의 출발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조선 말기 유학의 의리론과 실천론이 어떻게 독립운동 사상으로 이어졌는지를 추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미나는 모두 7편의 논문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되며 오전에는 구곡문화의 계승과 19세기 문인의 후학 교육을 다루며 오후에는 개회식에 이어 충북 남한강 유역과 제천 의병운동, 박세화와 전우의 척사실천론, 이상설의 사상적 연원 등을 차례로 논의한다.

발표 이후에는 발표자와 토론자가 참여하는 종합토론도 마련된다.

발표에는 이상주 전 중원대 교수, 이유라 성균관대 교수, 이경훈 원광대 교수, 김채운 강원대 교수, 김항기 독립기념관 연구원, 심철기 경북대 교수, 정경훈 원광대 교수가 참여한다.

토론은 최명환 외국어대 교수, 안정은 성균관대 교수, 김진웅 충남대 교수, 이양희 청운대 교수, 신요한 충남대 교수, 이상순 연세대 교수, 이흥권 의암류인석기념관 관계자가 맡으며 박민영 전 독립기념관 수석연구원이 좌장을 맡는다.

영국 언론인 프레더릭 아서 매켄지(F.A. McKenzie·1869~1931)가 1908년 4월 런던에서 펴낸 '조선의 비극(The Tragedy of Korea)' 초판본.

ⓒ 제천시
세미나에서는 학술 발표와 함께 제천 의병사의 국제적 기록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도 공개된다.

영국 언론인 프레더릭 아서 매켄지(F.A. McKenzie·1869~1931)가 1908년 4월 런던에서 펴낸 '조선의 비극(The Tragedy of Korea)' 초판본이다.

이 책은 대한제국 말기 일제의 침략 상황과 이에 맞선 의병들의 저항을 기록한 자료로 당시 제천의 모습을 담은 '폐허가 된 제천'과 의병 사진 등이 수록돼 있다.

특히 외국인의 시선으로 기록된 제천의 모습과 의병 활동 자료가 공개된다는 점에서 지역 의병사 연구와 역사교육에도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세미나는 한말 유학자들의 사상이 국권 상실이라는 시대적 위기 속에서 어떻게 현실 참여와 항일 실천으로 이어졌는지를 살펴보는 동시에 박세화와 의당학파가 제천을 중심으로 형성한 학문적 전통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제천 / 이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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