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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9.01 17:12:24
  • 최종수정2026.09.01 17:12:24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임진전쟁 기간 동안 의병과 관군이 주축이 된 청주성 탈환은 최초의 승전보였다. 옥천 밤티에서 의병을 일으킨 중봉 조헌과 계룡산에서 불문에 정진했던 영규대사, 그리고 강내 출신 박춘무(花遷堂, 朴春茂, 1544 - 1611)의 공이 컸다. 청주성 전투하면 의례 중봉과 영규대사를 떠 올리지만 박춘무의 공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춘무는 사육신의 하나였던 박팽년의 동생 박인년의 8세손으로 본래 의관(醫官)이었다. 그는 젊은 나이에 토정 이지함(土亭 李之函)의 제자가 되었는데 조헌(趙憲)과는 동문으로 의기를 투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왜군이 침입해 오자 4월 강내에서 의병모집 격문(檄文)을 지어 종사(從事) 한혁(韓赫)을 시켜 여러 고장에 보냈다. 이때 모인 의병들이 700여명이 되자 진천 초평에 있던 이시발(李時發.후에 영의정 추증)과 함께 부모산에서 훈련을 했다.

그러다가 7월 4일 아들 동명(東命)과 아우 춘번(春蕃)을 앞세워 기병(起兵)했다. 그리고 조헌과 승장(僧將) 영규대사가 이끄는 의병이 청주에서 만나 8월 1일 3개 관군 포함 3600여명이 청주성을 공격했다.

이들 연합군은 한 밤중을 택해 박춘무는 남문, 조헌과 영규군은 서문, 관군은 북문을 공격하다가 서문을 집중적으로 맹렬히 공격했다. 그런데 하늘이 도와 천둥, 번개가 치면서 기상이 악화되자 겁을 먹은 왜군은 북문을 통해 달아났고 관군과 의병들은 무혈 입성하는 승리를 거두었다.

청주성 탈환 후 조헌과 박춘무는 운명의 갈림길에 선다. 조헌은 좌의대장, 박춘무는 우의대장이 되어 좌의대장은 황간 영동 이남의 적과 싸우고, 우의대장은 금강 이북의 적과 싸우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금산이 일군에게 위협 당하자 조헌의 좌의군 700여 의병은 금산으로 달려가 모두 전사했다.

선조가 서울로 돌아 온 이후 고향으로 돌아 온 박천무는 후진양성에만 전념했다. 동문 중봉을 금산에서 잃은 자책감이었을까. 선조가 여러 고을 목민관을 제수했으나 모두 나아가지 않았다. 사후 우참찬(右參贊)에 증직되고 민양(愍襄)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청주문화원이 주관하는 2026 청주읍성큰잔치가 주말인 오는 9월 5일부터 6일까지 청주 중앙공원 및 성안길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청주성 탈환 434주년을 맞아 청주읍성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시민과 함께 청주의 역사·문화를 즐기기 위해 마련됐다는 것이다. 올해는 문화원장의 기자회견에서도 화천당의 이름이 거명 되어 다행스럽다.

이번 행사는 청주성 탈환을 위해 앞장섰던 의,승병들의 넋을 기리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었다. 청주읍성 시민퍼레이드를 비롯, 성탈환 퍼포먼스, 망선루의 밤 등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청주읍성은 천 수백년 서원경문화유산이 집적된 삶과 문화의 터전이었다. 무심천을 젓줄로 삼아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에 이은 행정 중심이기도 했다.

지금 청주읍성은 일제 강점기 전부 헐리고 고려 초기 용두사지 철당간과 중앙공원의 청녕각만이 홀로 역사를 증언해 주고 있다. 청주 서문이라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청주읍성을 연결했던 남석교 마저 지금 맨홀아래 하수구에서 신음하고 있지 않은가. 세계 최초 금속활자를 발명했다는 자랑에 앞서 한번은 자성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축제를 굳이 조선시대 임진전쟁 탈환에만 국한한 것은 아싑다. 이번에도 통일신라 서원경 역사와 고려시기 화려한 문화적 이벤트가 없었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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