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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8.30 14:44:02
  • 최종수정2026.09.27 14:34:10

마선옥

꿈제작소 대표

살아갈수록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 있다. 바로 말이다.

젊었을 때는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관계를 경험하면서 알게 되었다.

맞는 말이라고 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사실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말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말에는 때가 있고 장소가 있으며 상대가 있다.

똑같은 말도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어떤 표정과 목소리로 하느냐에 따라 위로가 되기도 하고 상처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많은 말을 하는 능력이 아니라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는 능력인지도 모른다.

특히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우리는 가끔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를 별생각 없이 다른 사람에게 전한다. "내가 직접 본 것은 아닌데…", "누가 그러던데…", "그냥 들은 이야기인데…"라는 말로 시작한다. 하지만 그렇게 전달된 말에는 발이 달린다.

한 사람을 거치고 두 사람을 거치면서 내용이 조금씩 달라진다. 추측이 사실처럼 변하고, 개인적인 의견이 어느 순간 여러 사람의 평가가 된다. 처음에는 작은 말 한마디였지만 결국 한 사람의 명예와 인간관계, 때로는 생업까지 흔들 수 있다.

그래서 확인하지 않은 이야기는 옮기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누군가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이 말을 꼭 전달해야 하는가?'

'이 말을 해서 좋아지는 사람이 있는가?

'당사자가 바로 앞에 있어도 나는 똑같이 말할 수 있는가?'

세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다면 침묵하는 편이 낫다.

말은 순간이지만 기록은 오래 남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술자리에서 한 말이 그 자리에서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문자메시지와 단체대화방, SNS가 있다. 내가 쓴 한 문장이 캡처되어 전달될 수 있고, 가볍게 남긴 댓글 하나가 예상하지 못한 사람에게까지 퍼질 수 있다.

말조심은 이제 예의의 문제를 넘어 자기관리의 문제다.

특히 지도자나 강사처럼 사람 앞에 서는 사람은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우리가 무엇을 가르치는지만 보지 않는다. 평소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하는지, 누군가 없는 자리에서 그 사람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본다.

앞에서는 존중을 이야기하면서 뒤에서는 타인을 함부로 평가한다면 아무리 좋은 강의를 해도 진정성을 얻기 어렵다.

나는 사람의 품격이 화려한 경력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그 사람을 어떻게 말하는가.

여기에 사람의 품격이 드러난다.

부당한 일에는 말해야 한다. 잘못된 행동에는 문제를 제기해야 하고, 누군가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면 침묵해서는 안 된다.

다만 사람을 공격하는 말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말은 분명히 다르다.

"당신은 원래 그런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대신 "그 행동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겼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 자체를 공격하지 않고 행동과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조심해야 할 순간은 화가 났을 때다.

감정이 격해졌을 때 우리는 상대방에게 가장 아픈 말을 골라 던지기 쉽다. 그 순간에는 속이 시원할지 모른다. 그러나 감정은 지나가도 말은 남는다.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사과할 수는 있지만 상대방이 들었던 말을 듣지 않은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다.

그래서 화가 날수록 말을 늦추는 연습이 필요하다.

바로 답하지 않아도 된다.

바로 반박하지 않아도 된다.

바로 메시지를 보내지 않아도 된다.

하루 뒤에도 해야 할 말이라면 그때 해도 늦지 않다.

살다 보면 말 한마디 덕분에 평생 좋은 인연을 얻기도 하고, 말 한마디 때문에 오랫동안 쌓은 관계를 잃기도 한다.

많이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믿을 수 있게 말하는 사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쉽게 옮기지 않는 사람, 화가 나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키는 사람이 결국 오래 신뢰받는다.

말은 입에서 나가는 순간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

내가 누군가를 존중하며 말하면 그 존중이 돌아오고, 누군가를 함부로 이야기하면 언젠가는 나 역시 누군가의 입에서 함부로 이야기될 수 있다.

그래서 오늘도 스스로에게 묻는다.말을 잘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말을 잘 지키는 것이다.

그 사람의 말이 곧,

그 사람의 품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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