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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8.25 14:36:06
  • 최종수정2026.08.25 14:36:05

최승옥

음성문인협회 회원

글 쓰는 사람들이 뭉쳐 3박 5일의 일정으로 울란바토르에 도착했다.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테를지로 이동하는 중이다. 끝도 보이지 않는 초원을 얼마를 달렸을까? 허리가 아플 때쯤 한적한 들판에서 차가 멈춘다. 주민들은 보이지 않고 뜨거운 뙤약볕이 우리를 맞이한다. 빙 둘러보니 드넓은 푸르른 초원과 야생화가 지천이다.

여기저기 소똥이 많이 보이지만 더럽다기보다 정겹다. 그런데 초원 위에 소들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몽골의 소는 기억력이 좋아 먹이를 찾아 멀리 갔다가도 저녁이 되면 제집으로 찾아들어 온단다. 어느 골짜기에서인지 싱싱한 풀을 뜯어 먹거나 쉬고 있는가보다. 한참을 멍하니 보고 있으려니 곳곳이 그림 이다. 이곳 사람들은 소들과 함께 살아가서인지 급한 성격이 아니라고 하는데 초지도 여유로워 보인다. 느긋하게 자연을 벗 삼으며 살아가는 몽골 땅을 밟아서일까. 나도 느슨해진다.

이틀 동안의 숙소는 신게르에서 묵는단다. 떠나기 전 짐을 싸며 몽골의 날씨가 가을이어서 걱정했는데, 우리가 도착하기 전날에는 눈이 내려 기온이 내려가 추웠단다. 몽골의 날씨는 변화무쌍하고 하루에 두 계절이 오간다고 한다. 다행히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고 한여름처럼 무덥다.

몽골산과 들판에는 나무 한 그루를 구경하기가 힘들다. 여름이 짧은 대신에 겨울은 길고 영하 40도를 밑돌기에 나무들이 이 땅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의 각 단체에서 몽골에 나무를 많이 심어줬다는데 추위를 이겨내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는 거다. 추위가 얼마나 심하면 나무도 살지 못했을까. 강추위를 이겨내고 자라는 풀들이 경이로웠다.

숙소 뒤로 등산로가 있다. 천천히 숨을 고르며 반쯤 올라갔을까. 하늘을 올려다보니 야트막한 산 정상에는 구름과 바위산이 닿을 것처럼 아슬아슬하다. 산 아래에는 둥그런 지붕으로 되어있는 하얀색의 게르가 녹색의 초원과 어울려 한 폭의 풍경화가 펼쳐진다. 아래로 조금 더 걸어가니 놀이기구가 있다. 일행은 그네와 시소를 타며 하하 호호 초원이 떠나가라 웃으며 어린 시절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우리가 놀고 있는 모습이 반가웠는지 몽골 아이 두 명이 조금 떨어진 공원에서 놀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평화로웠다

몽골 여행은 초원에서의 체험이 목적이다. 나는 겁이 많아 말도 타지 못했고 독수리를 날려보는 것도 못했다. 팔이 아파 활쏘기도 포기했다. 몽골 전통 옷을 입어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몽골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보며 체험보다도 더 귀중한 삶을 배울 수 있었다.

그들은 자연을 닮아선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순수한 마음을 지니며 살고 있었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욕심을 내며 살았는지 여행길에서 배웠다, 앞으로는 좀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자연을 닮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나는 그곳에 마음을 내려놓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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