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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복대동 '이자트로'

#이자카야비스트로 #일식프렌치 #프렌치일식 #밸런스 #미식

  • 웹출고시간2026.08.25 11:34:55
  • 최종수정2026.08.25 11:35:05
ⓒ 이자트로 인스타그램
[충북일보] 익숙한 재료가 낯선 단어와 함께다.

메뉴판에는 두부 에스푸마, 청어 이소베마끼, 프렌치 콩피 광어 등 거리감 느껴지는 이름이 즐비하다. 주재료는 분명히 밝혔지만 뒤따라 오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선뜻 어떤 요리가 나올지 상상하기 어렵다.

'이자트로'는 오픈 주방을 둘러싼 바 테이블로 이뤄진 작은 가게다. 이자카야와 비스트로를 결합해 만든 이름이 이 가게의 정체성을 그대로 담았다.
유창헌 대표는 요식업계에 발을 들이며 일식당과 프렌치 레스토랑을 거쳤다. 언뜻 겹치는 요소가 없을 것 같은 분야지만 각각의 매장에서 배운 것들의 특장점만 가져오고 싶었다. 신선한 재료를 섬세한 감각으로 표현하는 것이 일식이라면 좀 더 기교를 가미한 것이 프렌치라고 생각했다. 재료의 선택과 손질부터 차이를 두고 전혀 다른 조리법으로 접시를 채우는 두 공간에서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요리들을 엄선했다.

이자트로에서는 재료의 조합과 조리법까지 창헌씨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요리들이 메뉴판을 채운다. 열 가지 남짓한 메뉴들을 이자트로만의 균형으로 표현했다. 한 번 와본 이들은 이자트로의 색채를 단번에 알아차린다. SNS 등 후기를 보면 음식 사진만큼이나 많은 것이 요리하는 장면이다. 섬세한 손짓으로 요리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인 셈이다.

분자요리로 준비한 두부 에스푸아는 아삭함을 살려 구운 채소 위에 두부를 갈아서 아산화질소를 더해 폼 형태로 만든 거품 소스를 얹는 요리다. 따뜻하게 데운 접시 위에 채소를 얹고 원통 모양의 틀 안에 폼을 채웠다가 테두리를 제거하면 재료를 감싸듯 펼쳐지는 퍼포먼스도 요리에 포함된다.
숙성시킨 청어 가시를 제거하고 김으로 말아 부드럽게 씹히는 이소베마끼는 특제 참깨 소스와 청어 알을 곁들인다. 비율과 숙성 시간을 최적으로 맞춰야 감칠맛이 살아나는 고등어봉초밥에는 프렌치 감자 퓌레를 넣어 이자트로만의 특별한 맛으로 선보인다.

소스 베이스가 될 육수부터 직접 끓인다. 닭 육수와 조개 육수, 다시 육수 등 세 가지 육수를 끓여 각각 사용하기도 하고 어떤 소스에는 육수를 조합하기도 한다. 국물 요리로 가볍게 시켰다가도 깊이 빠져드는 오뎅 나베의 비법도 이 육수다.
다른 곳에서 쉽게 맛보기 어려운 메뉴로 준비한 스테이크 메뉴는 흑돼지 안심과 오리 스테이크 두 가지다. 수비드 방식으로 조리해 부드러움은 살리고 버터에 백미소를 볶아 만든 미소 소스를 발라 일식의 느낌을 더한 흑돼지는 매쉬드포테이토와 가니시, 프렌치 기법으로 만든 브라운소스가 조화를 이룬다.

드라이에이징 한 오리 고기로 만드는 오리 스테이크에는 블루베리를 으깨서 끓이고 농축시킨 뒤 육수를 더해 8시간 이상 끓여 만드는 블루베리 소스가 맛을 더한다. 당근 퓌레와 가니쉬도 고기 맛을 올리는 한 끗이다.
정통 프렌치 방식으로 준비한 프렌치 콩피 광어는 회나 초밥으로 흔히 먹어온 광어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저온으로 익혀 수분 손실 없이 촉촉한 광어 살, 조개 육수와 와인 등을 활용한 브라운 버터 베이스 소스, 그릇 위에 올린 바삭한 튀일을 부숴 함께 즐기는 요리다.
창헌씨는 재료 본연의 맛을 중심으로 무겁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미식과 페어링을 제안한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드는 요리 속 구성 하나하나가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 것이 관건이다.

여름이 지나면 사라질 청어가 아쉬우면서도 가을, 겨울 새롭게 찾아올 제철 생선의 변신이 기대되는 이유다. 흔치 않은 요리들을 청주에서 만나 더욱 반갑고 고맙다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바쁘게 움직이는 창헌씨의 손끝에 경쾌한 리듬을 더한다.

/ 김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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