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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8.24 19:54:02
  • 최종수정2026.08.24 18:10:59
[충북일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 배정 방식이 55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1972년 도입 이래 유지됐던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미래대응기금'을 마련하는 게 골자다. 이제 내국세의 일정 비율이 교부금으로 자동 배정되지 않는다. 대신 경제 여건과 학령인구 변화 등이 반영돼 산정된다. 방식 변경에 따른 차액은 영유아, 고등·평생교육 등에 재분배된다.

정부는 교육교부금 축소로 시·도교육청이 인건비조차 감당치 못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라 강조한다.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학령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다. 초·중등 교육과 다른 교육 분야 간 불균형도 심화하는 상황이다. 이런저런 교육계 상황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개편 방향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교육계는 다르다. 인공지능(AI) 교육 전환과 노후시설 개보수 등 미래 교육 수요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라고 반발한다. 반도체 초호황이 그치고 장기 저성장 국면 진입 후를 걱정한다. 이때가 되면 교육교부금 연평균 증가율이 고정비(인건비·시설유지비 등) 증가율을 밑돌 것이라고 우려한다. 전국 16개 시·도교육감과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의 개편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현행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분하는 방식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 363개 교육·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도 나섰다. 지난주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일방적인 교육재정 개편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교육 주체가 참여하는 공론화 기구 마련도 요청했다.

교육교부금 내국세 연동제는 경제개발기에 도입됐다. 학생 수가 급증하고 학교가 턱없이 부족했던 시기였다.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재정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반세기 넘는 동안 제도에 변화가 없었다. 경제 규모와 교육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최근 15년 새 학령인구는 30% 넘게 감소했다. 반면 교육교부금 규모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배정 방식 개편 필요성을 보여주는 수치다. 교육교부금 사용처는 초·중등 교육으로 한정돼 있다. 그러다 보니 대학이나 평생교육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 초·중등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67% 높다. 반면 고등교육은 31% 낮다. 이런 현실이 내국세 연동제 방식의 변화를 불렀다. 다만 교육계의 우려는 경청할 필요가 있다. 학생 수가 줄어도 학교와 학급은 유지해야 한다. 전기·냉난방비, 시설관리비도 학생 수에 비례해 줄지 않는다. AI·디지털 교육, 학생 맞춤형 교육 등 새로운 교육 수요도 확대되는 추세다. 모두 간과할 수 없다.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상황을 따져 준비하는 꼼꼼함이 필요하다.

교육교부금 개편은 교육재정 축소가 아니다. 재정의 합리적 사용을 위한 조정 작업이다. 그런데 정부는 교육 관련 단체들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다. 새로운 방식에 따른 시·도별 교육재정 변화를 먼저 공개해야 한다. 교육재정 개편의 기준은 학생 수가 아니다. 모든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느냐다. 교육계의 우려와 반발을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제도 개편 취지를 살리면서 공교육의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교육 현장에 안착시킬 수 있는 정교한 지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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